Home Forums Job & Work Life 1.5세 우리아들의 고민 This topic has [54] replies, 0 voices, and was last updated 2 years ago by hearsay. Now Editing “1.5세 우리아들의 고민” Name * Password * Email Topic Title (Maximum Length 80) 아래 1.5세 관련 글을 읽으면서 제 아들의 경우가 생각나 몇자 적어봅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 생각이니만큼 일반적 견해로 바라보지 마시고, 그냥 어떤 이민자 집안의 특수한 사례중의 하나로 읽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1.5세인 제 아들넘은 1살때 아빠따라 미국에 왔으니, 저는 사실상 이 녀석을 미국놈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 엄마의 노력으로 한국말도 유창한 편입니다. 그렇다고 지 또래 20대 중반의 한국본토 밖이들처럼 한국말이 완벽한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이녀석과 한국말로 깊은 이야기를 나눈지 않는한 이 녀석이 한국 본토밖이인지 미국 1.5세인지 쉽게 분간이 들지는 않는 수준정도이지요. 요즈음 이녀석과 지 엄마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이녀석의 불만은 왜 지를 한국에서 키우지 않고 미국에서 키웠느냐에 대한 불만입니다. 현재 이녀석은 아이비대학 학부졸업하고 아이비대학원에서 박사공부 3년차인데 (전공은 리버럴 아트입니다), 재작년과 작년 여름방학동안 한국과 일본을 한달씩 다녀온 이후로 부쩍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가지게 된것 같아 보입니다. 심지어 한국에서 백수로 살아가면 인디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지 사촌형의 삶까지 동경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사촌들 처럼 한국에서 살았다면 한국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행복할것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지넘의 삶은 미국에선 아시안 취급받고, 한국에선 미국넘 취급받고 있는, 미국넘도 한국넘도 아닌 경계인의 삶을 살아가는, 그것도 자신의 선택이 아닌 부모의 선택으로 강제된 어중간한 정체성의 삶을 고통스럽게 겪으면서 살아간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녀석의 애비로써, 이녀석의 정체성 고통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어도, 저는 미국에서 25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이와같은 정체성 고민을 가져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겪어보지 못하는 고통이 바로 정체성 고민이기에 이녀석에게 도움 될만한 충고를 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서 더욱더 미안한 상태 입니다. 다만, 조금만 참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그 정체성 고통에 대한 내성도 생겨서 지내볼만한 삶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충고정도를 겨우 해주고 있지요. 최근에 이녀석에게 정히 정체성 고통이 참아내기 어렵다면, 박사공부 끝나는 대로, 한국이나 일본의 직장을 알아보는것도 좋은 대안일것이라 이야기 해줬더니 상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편입니다 (사실, 이녀석 학교선배들중 2명이 최근에 한국의 스카이 대하과 일본의 와세대학교수로 각각임용된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내심이 이녀석이 미국에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 이유는 (제가 틀린생각 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한국 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또는 관광하면서 느꼈던 이 두나라에 대한 감정과 실제로 이들 나라에 들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끼게 될 감정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다를것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생각은 적어도, 제가 미국에 처음 몇번 출장차 와서 잠깐씩 머무르며 느꼈던 생각과 지난 20여년 동안 미국 직장생활을 실제 해오면서 느껴왔던 생각, 즉 미국삶에 대한 느낌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고, 이러한 차이가 1.5세인 제 아들넘이 만약에 한국 이나 일본에서 직장생활 할경우 느끼게 될 차이감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그렇다고 이녀석이 현재 또는 앞으로도 계속 느끼게 될 정체성으로부터의 고통을 이겨낼 방안을 저는 주지 못할것 같고요. 다만, 인생이란게 본질적으로 고해의 바다이고, 하루빨이 이러한 고통에 익숙해지면서 간간히 찾아오는 달콤한 인생의 향유와 쾌락을 마치 아편주사처럼 맞으면서 살아가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학부졸업때까지 나름대로 지또래들과의 경쟁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아 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장미빛 기대감에 부풀왔던 1.5세 지 아들넘이 이제사 인생의 쓴맛을 보기시작함으로써 느끼고 있는 아픔에 대하여 부모로써 함께 가슴이 아리지만, 그게 다 삶의 과정임을 모르느바 아니기 때문에 그저 먼발치에서 응원의 박수와 함께 지켜볼 뿐입니다. 제 부모님이 저에게 하셨던 그대로 똑 같이 말입니다. 갑자기 이 세상에 더이상 존재하시지 않는 제부모님이 생각이 절실해지는 아침입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 agree to the terms of service Update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