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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묻어 둔 심로/ 달비김려원(侶沅) 흙냄새 맡고 빗방울 머금어 갈증 난 목 축이어 가슴에 심어 둔 사랑꽃 | 부푼 마음으로 햇살이 나를 부른 것 같아서 얼굴 뾰족 내밀어 보니 하늘은 나를 내려다 보고 허공 나는 새들도 날개 짓하며 소리소리 쫑알쫑알 지나는 바람도 나의 얼굴 간지러며 마음에 심은 꽃 피우라 귓속말 전하네! | 부르지 않아도 느낌으로 홀연 나와 세상의 소리 들어 나 여기 있음을 알리며 흘러나는 대금 소리에 고개 돌려 찾다가 은은한 소리 그윽한 그 음 매료 되었다 | 인적 드문 흐린 날 바지가랑 바위에 걸치고 뉘 부르려 하는것도 아닐 것인데. 나는 그 소리 귀를 추켜세웠네! | 초파일 달빛은 먼 허공 나를 응시하고 반쪽 못 되는 초파일 달 중심으로 뱅뱅도네. 잠시 스치는 빗 방울소리 나뭇잎에 부딪쳐 따닥따닥 조급한 발걸음 신발 끈이 흘렁타. | 어제같이 만발한 이팝도 꽃잎 떨어져 무성한 잎 새 공기를 토하고 퇴색 되지 않은 초록은 둘레 길 인파를 모은다. | 아! 그토록 붉은 홍철쭉의 흔적은 사방을 둘러보아도 흔적하나 남겨놓지 않았네! 시간이 지나간 자리 하늘이 내려다보고 별빛 달빛 거리를 두어 어울려져 우주의 형태 이룬다. | 흙을 뿌리에 묻고 몸을 지탱한 가녀린 풀잎 땅 속 깊이 심로를 묻은 채 흔들거리는 마음 바람의 속삭임으로 외면하려 꿋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