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리의 파리가 된 기분입니다.

  • #304050
    살충제 싫어 24.***.216.150 2705

    며칠전 layoff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직원이 연말 보너스를 받았을 정도로 저희 회사의
    경영은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그날은 출근하자 마자 여기저기서 짐싸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미국 회사생활이 그리 길지 않은 저로서는 충격이었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동료가 악수를 청하면서 쓴웃음을 짓던 모습에
    저도 얼마든지 이렇게 될 수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CEO가 전체 공지로 “회사의 cash를 save하기 위해서 직원을
    13% 해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 요즘같은 분위기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 하지만 나는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우리 회사는 업계 최고수준의 severance package 를 가지고 있다”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근무할 때는 그래도
    희망퇴직/오지발령/연봉감급 이런것으로 퇴직을 유도하지만
    여기는 전혀 인정사정이 없더군요.. 제가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이런 분위기를 전혀 듣지 못한 바는 아니지만, 저도
    한마리의 파리가 된 기분입니다. 누군가 무심코 뿌린 살충제 냄새만
    맡아도 저의 목숨은 없어지니까요..

    • 키코만세 67.***.209.230

      그렇게 말입니다. 저희 회사도 가장 미국적인 기업이고 워렌버핏도 제법 투자를 하고 있는데 최대한 절약모드로 들어가기 위해 사내에 화분을 전부 없애버리더군요.
      그까이꺼~ 했는데 화분 수 만큼 직원을 조기명퇴 발표하더니
      연말파티 거하게 치루더니 파티에 나온 접시 만큼 감원을 한다고 합디다.
      그래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회사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난 뭘 챙겨야 하나 고민입니다.

    • 바람 68.***.179.61

      캘리에서 근무하는 직딩입니다.
      어제 있었던 슈왈츠제네거의 예산안 거부로 직원들 25% 해고 이후, 근근히 오피스 재정상태를 연명해 가고 있던 퍼블릭 섹터 프로젝트들 올 스톱 당했네요. 오늘부터 전 직원 2주간 무급휴가입니다. 프라이베잇 섹터에서 진행되던 프로젝트들은 진작에 홀딩 되었고요. 그나마 감사하게 생각하는건 25%의 해고 직원 명단에 들지 않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2주 후 상황을 주시해야겠네요. 하루 빨리 예산안이 통과되야 직장으로 복귀할텐데요. 그렇치 않으면… 말로만 듣던 해고네요.

    • 151.***.7.227

      미국회사 생활하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가족 사진등을 잘 보이는 곳에 장식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2000년대 초 IT 정리해고의 바람이 불었을때 가족 사진을 박스에 담고 있는 미국인 동료들을 보면서 참으로 우울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차 layoff 후 다음은 내 차례도 곧 돌아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며칠 내내 우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후 몇번 더 다른 미국회사를 전전하면서 항상 layoff은 마치 점심때가 되면 뭔가를 먹어야 하듯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변하게 되더군요.

      한국에서는 일하는 곳에서 퇴직하거나 정리해고되면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이곳 미국에서는 그래도 좀더 많은 이직의 기회가 있어서 그런지 나가는 사람도 남아 있는 사람도 겉으로는 태연한척 하려고 무척 노력하는 점은 보이더군요.

      그래도 십년도 넘은 일이지만 layoff 당하고 눈물을 흘리던 마케팅 팀에서 일하던 미국 여직원의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를 않습니다.

      좋지 않은 경제 여건에 다들 건승하시고 최악의 상태가 오더라도 침착하게 희망을 갖고 대처하시길 빕니다.

    • 바로윗분 24.***.184.41

      정말 현실을 알고 하는 소리인가? 미친거 아냐? 삐뚫어진 애국심이란

    • 어익후 69.***.25.177

      댓글 다는 수준하고는…한국 무시하는 꼬락서니 하며 욕지거리하는 것까지 가관이군

    • 꿀꿀 136.***.2.26

      바로윗분님 답글은 … 님에 대한 글인가요? 아니면,, 바로윗분님과 어익후님의 답글을 보고 누군가 답글은 지운건가요,,궁금해지네요,,

    • done that 66.***.161.110

      점삼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처음 직장을 가지고서는 왜 그리 인간적으로 매달렸는 지, 다른 직장으로 가기도 뭐하고, 월급이 적어도 충성심으로 뭉쳤었는 데요.
      하지만 직장을 바꾸면서 느낀 건, 내가 없어도 조직은 돌아가고, 그조직이 없어도 난 일을 찾아서 하고있더군요. 돈을 주고 인력을 이용하는 게 조직이면, 돈을 위해서 조직을 위해 일해주는 게 개인이라고 생각하시면 조금 마음이 편하실려는 지요?

      내년에는 경제가 풀려서 더이상 레이오프란 소리가 없는 해가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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