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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라는 영화에서 관심가는 캐릭터중의 하나가, 태국출신 히트맨이다. 그리고, 또다른 영화 황해에서는 옌벤족 조폭들이다. 이들은 모두 남한이라는 국가에서 외국출신으로서 살아남고자 하는 자들이다. 그 방법이 불법이건 합법이건….
나 또한 한국출신으로 미국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사람이다.
“아저씨”라는 영화에서 태국출신 히트맨은 현란한 총질 솜씨를 휘두르다가 남한정부가 길러낸 관용총잡이 출신 원빈에게 죽음을 당하고, 영화 황해에서는 지니고 있는 야성이 훨씬 강한 옌벤족 조폭들이 온실속 화초처럼 지내온 남한사회 조폭들을 단번에 아작낸다. 마치 들판을 가로지르며 생존해낸 늑대들이 농장에서 살아가던 양들을 아작내듯이….
조폭들의 세계가 불법적인 세계인 만큼, 이성이나 합리성보다는 생존본능이 우선시되는 세계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아무래도 덜 자본주의화된 옌벤족 깡패들의 야성은 자본주의화된 남한사회 깡패들보다 훨씬 강한 생존본능을 부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생명체로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요구는 인간문명이 사상누각처럼 설치해놓은 합법적이냐 불법적이냐 하는 그물망들을 손쉽게 찢어버린다는 생각이다.
허면,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출신 이민자들은 어떤존재들인가, 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물론 나는 합법적 이민자이다. 허지만, 내일당장 직장으로 부터 짤려나갈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매일매일 내 생존의 가능성을 저울질 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의 강도가 영화 황해에서 나오는 옌벤족 조폭들이나 히트맨들의 생존 불안감에 비교하기엔 너무나 가벼울 수 있겠지만, 그 본질은 같은것이라는 생각이다. 가벼운 양철금속 재료나, 육중한 탱크철판재료나, 그 금속성의 본질은 같은것이듯이….갈수록 살아남기가 버거운 이 살벌한 미국이민 생활터전에서 우리들의 생존본능 야성은 얼마만큼 남아있느지, 갑자기 한국영화 황해와 아저씨를 생각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이 험해져만 가는 세계는 머지않아서 숫컷들에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이성능력보다는, 순간순간 절대절명의 선택이 생존을 가르게 되는 야생의 본능을 더욱더 요구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우리는 그동안 학교에서 성실하게 공부 잘하고, 던져주는 교육프로그램 잘 따라가면, 늙을때까지 우리들의 삶이 보장되는줄 알았지만, 우리들의 생존은 우리들의 야생본능이 더욱더 콘트롤하게 되는 세상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