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사인줄 알았드만…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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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ㅇ 174.***.105.119 1411

    소설 ‘사월의 미, 칠월의 솔’―서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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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그 작품 그 도시]<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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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 봄은 샛노란 유채꽃으로 가득하다. 김연수 단편 ‘사월의 미, 칠월의 솔’주인공 ‘팜’이모는 유부남 감독과 제주도
    서귀포에 살림을 차린다. 해외여행이 어렵던 시절 제주도는 두 사람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이었다. / 조선일보 DB

    친구 대부분이 미혼이다. 하지만 결혼한 친구 중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은 나 하나뿐이다.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은
    여자는 이 나라에선 노처녀만큼이나 별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살면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양육이
    얼마나 고귀하고, 아이는 또 얼마나 예쁜지에 대한 장황한 연설을 들었으니까 말이다. 그때마다 내게도 할 말이 있었다. 노후를
    위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엄마에겐 아이가 보험이냐고 따졌고, 외로움 때문에 아이가 필요하단 친구에겐 우리가 노인이 될
    때쯤이면 실버타운이 활성화돼 탁구나 테니스 등 노인들의 체육 활동이 더 활발해질 거란 얘기로 못을 박았다. 그런데 김연수의 단편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의 이 구절을 읽다가 문득 목이 탁 막혀 버렸다.

    “죽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보게 될 얼굴이
    누구의 얼굴일지 나는 정말 그게 궁금했어.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이 말이야. 뱃속에 있는 아기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게
    아니겠니? 밖에 나가면 도대체 어떻게 생긴 작자의 얼굴을 제일 먼저 보게 될까? 양수 속을 뒹굴다가 그런 의문이 들겠지…. 어쨌든
    그러면 내가 걔네들이 있는 배에다 대고 말해줄 수 있어. 왜, 태아들도 다 듣고 있다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면 좋아하고, 밉다고
    말하면 싫어하고, 이렇게 말할 거야. 일단 거기서 건강하게 나오는 게 제일 중요한데, 나오고 나면 좋든 싫든 네가 처음으로 보게
    되는 얼굴이 있을 것이야. 그게 누구냐면 바로 네 엄마란다. 그 엄마는 죽을 때 아마 제일 마지막으로 네 얼굴을 보게 될 거야.
    인생은 그런 식으로 공평한 거란다…. 그러니까 죽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보게 될 얼굴이 평생 사랑한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더라도 그건 불행하다고 할 수밖에 없어. 그러니 무조건 결혼을 하고, 그다음엔 아이를 낳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전부야.”

    특히 “죽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보게 될 얼굴이 평생 사랑한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면…”이란 구절에서 나는 꽤 심란해졌다. 이혼도 재혼도 흔한 요즘, 남자와의 영원한 사랑을 믿는 사람은 없어졌지만, 아이만큼은? 다를 것 같았다.


    욕으로 유학을 떠난 여자. 그녀 없인 안 되겠다 싶었던 남자는 3개월 후 비행기를 잡아타고 뉴욕 플러싱에 있는 그녀의 하숙집으로
    달려간다. 학교에서 돌아온 그녀의 비명! 사랑은 그렇게 다시 한 번 불타올랐다. 그해 여름 그는 그녀와 함께 뉴욕에서 렌터카를
    빌려 미국의 95번 도로를 질주했다. 플로리다의 세바스찬에 사는 ‘팜’ 이모네 집에 가기 위해서였다. 이틀 동안 젊은 연인들은
    모텔에서 잔 시간을 제외하면 끊임없이 이야기했고 쉴 새 없이 운전했다.

    사실 이 이야기는 팜 이모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지금은 플로리다에서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은 미국인 남편과 결혼해 살고 있지만 젊은 시절 한때 영화배우로 활동했던
    이모는 당시 영화를 찍던 유부남 감독과 정분이 나 그만 제주 서귀포시까지 내려가 살림을 차린다.

    “그때는 외국으로
    나갈 수가 없었던 시절이니까 나름 갈 수 있는 한 가장 먼 곳까지 간 셈이지. 그렇게 서귀포시 정방동 136-2번지에서 바다를
    보면서 3개월 남짓 살았어. 함석지붕 집이었는데 빗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우리가 살림을 차린 사월에는 ‘미’ 정도였는데
    점점 높아지더니 칠월이 되니까 ‘솔’ 정도까지 올라가더라. 그 사람 부인이 애 데리고 찾아오지만 않았어도 ‘시’ 정도까진 올라가지
    않았을까?”

    감독은 시한부 인생. 조용조용 수줍음 많은 사람이 애인과 야반도주할 용기를 낸 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는데, 감독의 본부인이 내려와 서귀포의 ‘덕성원’에서 함께 짬뽕 한 그릇을 먹기 전까지 이들의 불안하면서
    행복한 동거는 계속된다.

    사람은 두 부류가 있다. 희망 없는 사랑에 몸을 던져본 적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랑에 목숨 건 체험은 분명히 그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흔들었을 것이고, ‘선택’이란 말의 본질을 바꿔놓았을 것이다. 그런
    사랑을 겪어낸 사람이라면 ‘선택이란 선택하지 않은 것을 감당해내는 일’이라고 말할지 모를 일이었다.

    팜 이모는 그런
    인생을 살았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죽는 소박한 꿈조차 이루지 못했던 삶. 사랑했던 사람이 모두 자기보다 먼저 죽는 삶
    말이다. 어쩌면 그녀는 “불륜녀니 말로가 저리 돼도 싸다”는 주변 입방아의 자장(磁場) 안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런
    질문이 가능해진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한 번뿐이다. 단 한 번뿐인 인생 앞에서 도덕은 무엇이며, 또 윤리란 무엇인가. 어쨌든 팜
    이모는 누구의 인생도 아닌 스스로 선택한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았고 그 삶을 책임지고 감당했다.

    아이를 낳는 것 역시
    선택이다. 아이를 낳지 않은 삶을 감당하는 것 역시 선택인 셈이다. 누구에게나 유독 취약한 계절이 있다. 내겐 벚꽃이 피는 4월이
    그렇다. 4월이면 집 안에 앉아 있을 수가 없을 지경으로 마음속에서 바람이 분다. 그래서 나는 4월이면 제주도에 갔다.
    생각해보니 서귀포의 덕성원에서 꽃게 짬뽕을 먹은 적도 있다. 불행히도 내겐 기억나지 않는 맛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었으니 올
    4월, 제주에 간다면 덕성원에 한 번 더 가볼 거란 건 분명하다. 팜 이모가 먹던 바로 그 짬뽕 맛을 기억하려고 애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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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그 작품 그 도시]<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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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의 미, 칠월의 솔―김연수의 단편집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 174.***.105.119

      한겨레나 조선이나…왜 여자들 불륜미화 타령이냐. 퉷!

    • 174.***.105.119

      동아도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는군 ㅋ 풋풋. 불륜잔치 열렸네.

      http://news.donga.com/Main/3/all/20140321/61908275/1

      “그후 뮌헨-샌프란시스코 사이의 전화통이 날마다 불이 났다. ‘사랑의 열병’이 펄펄 끓었다. 그 스트레스로 목소리가 안 나와 노래를 부를 수 없을 정도였다. 당시 난 네 살 연하의 첫 번째 남편(오스트리아)과 별거 중이었는데, 가톨릭신자로서 다른 남자를 사랑해도 되는 것인지 마음의 갈등이 심했다. 첫 번째 남편은 빈 국립음대에서 만난 첼리스트였는데, 1972년 내가 귀국할 때 같이 들어와 중앙대에서 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욕심이 없었다. 지방악단 첼리스트로서의 삶에 만족했다. 반면 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그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결혼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였다.”

      결국 김청자는 저질렀다. 극장에 두 달의 병가를 내고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그 독일 남자의 ‘사랑을 재확인’했다. 그 남자도 기꺼이 샌프란시스코 엔지니어의 삶을 포기하고 김청자 곁으로 날아왔다. 당시 김청자는 그를 위해서라면 노래도 포기할 수 있었고, 아이도 낳을 수 있었다. 첫 번째 남편과의 이혼 문제는 그 후에 깨끗하게 마무리됐다. 그렇게 김청자는 10여 년 동안 사랑에 푹 빠져 살았다. 알콩달콩 세상사는 재미에 성당발걸음까지 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