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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지내던 한동네 지인과 오랜만에 술을 마셨습니다.제가 사는 동네 한인중에 가장 부자이신 분 입니다. 알고 지낸지도 14년째 입니다.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최근에 사업차 한국에 자주 드나드신 모양입니다.아마도 투자문제였던 것 같고, 한국지방병원이나 중소도시 학원유치문제등 제법 굵직한 투자사업인듯 해 보였습니다.워낙 사업수완도 좋고, 부자답지 않게 마음도 따듯한 분이라서 제가 좋아하는 분입니다.하지만, 그분의 재산이 늘어날 수록 지난 10여년간 그분이 한국사회와 미국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갈수록 보수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예를들면, 반값 등록금에 대하여도 부정적이셨는데, 그 이유는 학교도 나름대로 재정문제가 있을터이고, 갑자기 반값이 되거나 하향조정이 된다면, 학교운영자측에도 억울한 사정이 있을것이란 의견이었습니다. 다만, 대학같지 않은 대학들이 제법 있으니, 이러한 엉터리 대학들을 정리하면, 이들 대학에 지급되었던 정부의 대학보조금이 남을 터이고, 그 돈만큼 대학생들 학비보조로 사용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나름대로의 해결방안도 제시하였습니다.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부자대학인 연고대나 성균관대같은 대학들도 당연히 반값등록금정책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어제 술을 함께 마신 부자지인의 생각과는 다르다는 생각 입니다.오늘 숙취로 늦게 일어나서 해장하고 한국의 방송뉴스를 보게되었는데, 용산재개발사업때처럼, 지금 명동지역에서 재개발때문에 길거리로 쫓겨나게된 영세사업자들의 딱한 사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중의 한분은 노태우 정권때 분신으로 노점상 철거 저항을 했던 분의 따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관한 사연이었는데, 참으로 한국사회라는 곳이 과연 부를 축적하고 있는 사회이며, 그 축적된 부에 상응하는 성숙한 사회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그 식당 주인인 따님은 이미 5년넘게 식당을 운영하다가, 길거리로 쫓겨나게 생겼는데, 그녀가 그 식당개업때 지급한 권리금과 식당내부 수리비등은 3억정도이고, 지난 5년동안 구축한 상권및 단골손님등에 대한 일체의 보상도 없이, 단지 몇백만원만 재개발 시행사측으로부터 지급받고, 가게를 비워 주어야 한다는 현실 이었습니다.분신으로 숨진 그식당주인 여자의 아버지는 분신하게된 노점상을 운영하기전 대기업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다가, 노조운동에 가담한 사실때문에 직장을 잃었다는 분이었습니다.용산재개발도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이었고, 그 결과 용산참사라는 해당재개발 지역 중소영세 상인들(주로 식당업) 6명이 불에타 숨진사건이었습니다. 필히 이번 명동재개발사업 또한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주도 하고 있을게 분명합니다.다시 어제 함께 술을 마신 제 동네 지인의 시각으로 돌아다 보면, 경제발전을 위해선 누군가 희생당해야 한다는 논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문제는 희생은 항상 당하는 사람들만 당하고, 경제성장의 열매는 항상 따먹는 사람만 따먹고 있다는 점 입니다.경제가 발전하고 성장해야, 그 과실도 가난한 분들에게 나누어 진다는 소위 “트리클 다운(Trickle Down)”효과는 더이상 사실을 담고 있는 이야기가 되지 못하고 있는것 같습니다.물론 사업을 성공하여 부를 일군 제가 어제 함께 술마신 분들은 트리클 다운 효과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지만, 이런분들의 숫자들이 일반 사람들의 숫자에 비하면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서, 그다지 옳은 생각은 아닌것 같습니다.미국도 결국 부자들은 경제가 나빠져도, 국민들 세금으로 부자자신들의 손해를 보상받고, 세금이 그만큼 쓰여진 대로, 가난한 일반국민들에게 돌아갈 복지부분들이 대폭 축소되어지는 형국입니다.이세상에 자본주의라는게 꼭 미국식이나 한국식 자본주의만 존재하는것도 아니고, 북유럽식, 프랑스식, 벨기에식, 캐나다식 자본주의등등 아주 다양한 자본주의 사회가 운영되고 있는데, 유독 극소수의 부자들만 영원히 배부르고, 대다수 일반인들의 삶은 갈 수록 팍팍해지는 미국식또는 한국식 자본주의는 아주 질이 않좋은 자본주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동시에, 이러한 약자들 강탈하는 자본주의 사회인 미국이나 한국에서 제 자식들, 그러니까 다음세대의 생활이 이어져야 하는지, 아니면 이들에게 미국이나 한국이 아닌 좀더 상식적인 자본주의가 운영되는 국가로 이민을 권유할것인지,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