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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에 살고 있고요
같이 사는 친구와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의 일부인 다리를 지나는데
저희는 2차선 중 오른쪽 라인에 있었고 저 앞에 경찰차가 emergency light을 켜고 서있는 것이 보여서 옆차선으로 합치려는 도중에
갑자기 뒤에서 픽업트럭이 나타나서는 저희차 범퍼를 박아버렸습니다.
범퍼를 박기 전에 운전하던 친구는 그걸 보고는 “no!”라고 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구요 (이순간이 자꾸 생각남 ㅠㅠ)일단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차량등록증 사고난부위 차량넘버 등등을 사진찍고
연락처와 주소도 주고 받았습니다
다시 근처 안전한 데로 옮겨 911에 연락했지만 다치거나 죽은 사람이 없으므로 따로 사람을 보내진 않겠다는 말을 듣고
보험사(가이코)에 연락해봤지만 하도 연결이 안되더라구요.그와중에 이 픽업트럭 운전자는 히스패닉 공사장 노동자였는데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서 자기 보스한테 연락해서 보스가 대신 통역 역할을 해주었구요
처음에는 이 운전자가 정신이 없어보여 술을 먹은건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가족중에 병원입원한 사람이 있는 등 개인사정으로 좀 불안정해 보이는 거였습니다.
저희가 보험사랑 전화통화될 때까지만 잠시 있어달라고 사정을 하는데도 자기 정보 다 줬으니까 자기는 가겠다고 하는 걸 겨우 달래서 같이 있었고
차량등록증을 저희에게 보여줘서 사진찍게 한 다음에 분명히 자기가 가져가 놓고는 갑자기 저희한테 자기 차량등록증 내놓으라고 해서 제가 직접 픽업트럭으로 같이 가서 찾는 걸 도와주었구요…
나중에 알고보니 상대방 차량등록증에 있는 차량소유주 이름과 운전자 이름이 다르더라구요. 차를 빌려서 어딘가로 가던 중이었던건지.더이상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필요한 정보도 다 받은 거 같아서 상대방은 결국 떠났고
그후 가이코와 겨우 전화연락이 닿아서 사고를 접수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조수석에 앉아있던 저보다 운전하던 친구가 충격이 커서 계속 사건을 곱씹어 보더라구요.
만약 저희 뒤의 차량이 픽업트럭이 아니라 덤프트럭같은 차종이었으면 우리가 이렇게 다치지 않고 집에 돌아오기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하니 오싹합니다.
하필 왜 그시간에 그 장소에서 경찰차는 도로에 서있던 거고 저희 뒤 픽업트럭 드라이버는 속도를 더 줄이지 않아서 이런 unlucky한 사고가 일어났지만
한편으로는 고속도로에서 난 사고인데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니 lucky라고 봐야할까요.
사고를 낸 운전자가 정신도 없어보이고 언어장벽까지 있어서 처음에는 x밟았다 싶었지만 이 사람도 어느정도는 협조적이었구요.
근데 정작 이 사건이 일어난 이유의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 경찰차는 지들 바로 200피트 정도 뒤에서 사고가 났는데 와보지도 않고 그냥 떠나버린 점은 두고두고 의문으로 남을 거 같습니다.앞으로 차도 수리해야하고 보험절차도 마무리되어야 겠지만
일단은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거듭 들구요.
경황이 없고 들이박은 상대방은 자꾸 집에 가겠다는 상황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긴 한 거 같은데
혹시 저희처럼 미국에서 교통사고 당해보신 분 있나요? 조언이나 충고를 들을 수 있을까 싶어 여기에 글 올려봅니다.
참고로 원래 차량에 블랙박스가 없었는데 앞으로 설치할 생각입니다.
…… 미국에서 별일을 다 당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