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냄새

  • #3579735
    칼있으마 73.***.151.16 314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어딘가에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 손…………현인의 서울서울서울 중에서 발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빅뱅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 중에서 발췌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바닷가 우체국에서
    만년필로 잉크 냄새나는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박목월의 바닷가 우체국 중에서 발췌
    .
    .
    .
    .
    .
    우체국만큼이나
    정겨운 이름이 또 있을까.

    있다.

    책.

    현대인들은 정겨움용을
    휴대전화라며
    걸 으뜸으로 치겠지만

    나 자라실젠

    가을 산사에서 뒤척이던
    노오란 은행잎만큼이나

    정겨움은 책였었고
    좋아했던 냄새 또한 책냄새였다.

    냄새가 좋아

    흡흡,

    책에 콜 대고 냄새를 맡곤 했었는데

    플레이보이
    펜트하우스
    선데이서울.

    에선

    정말

    좋은 냄새

    가 물씬물씬 나서
    애지도 하고
    중지도 했던 책들였다.
    .
    .
    .
    .
    .
    내가

    사법 고시

    에 합격한 감격의 날,

    앞으로의 내 인생은

    경부고속도로처럼
    뻥 뚫린 첩경만 펼쳐질 줄 알았었다.

    아녔다.

    꼬부라진 비탈로부터
    비포로까지
    험로의 연속였었다.

    무튼,

    책 한 권 살 형편이 안 돼
    선배 기수들에게 책을 빌려
    달달달 외웠던 터라

    너의 기대와 염원과는 달리

    그 어렵다는 고시를
    만점으로 합격을 해냈었다.

    그토록 어렵게 공불해서 합격한
    고시패스의 영광도 잠시.

    음주운전으로 걸려

    사법고시 합격증

    을 빼앗겨
    애를 먹기도 했지만

    역시 그 때도 옆엔

    면허시험 예상문제집, 책,
    책이 있었다.
    .
    .
    .
    .
    .
    그러다 어느날 지인의 소개팅으로
    샘털 만나게 된다.

    샘턴 내게,
    아니 내 대가리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는데

    건 바로
    조그맣고 몇 페이지 안 되는 책이지만

    알찬 내용

    이 가득해서였다.

    앞페이지들은 대꼬,

    바로 젤 뒷장으로 가

    알찬 내용이 빼곡한

    펜팔란

    에 몰입을 하였고

    은지니 수지니

    제법 예쁜 이름들을 골라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에서
    가을 우체국에서
    바닷가 우체국에서

    쓴 편지와 엽서를 부치곤 했었다.

    물론
    그들에게 간택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역시 그 때도 옆에

    샘터라는 책,
    책이 있었다.

    내게
    추억의 보물창고랄 수 있는

    그런 샘터가

    폐와 간에 멍이 들어
    폐간을 하다니

    내 아름다운 추억 한 토막이
    휑하니 도려져
    마음 한 켠이
    몹시도 시리고 쓰라렸다.

    .
    .
    .
    .
    .
    흡흡,

    이게 무슨 냄새랴?

    좋은 냄새가 나길래
    냄새가 온 길을 역주행 했더니

    아니,
    뉴스에서도 좋은 냄새가 나다니.

    별 일.

    가짜뉴스려니,

    하면서도 혹, 혹, 혹 하고 갔더니

    음마야,

    비공과 동공이 동시에 확장되는 뉴스 한 토막이
    날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그 동네 도서관에선

    올해부터
    대출된 도서에 대해서
    연체료니 미납, 분실료를 물리지 않겠다는 뉴스.

    물론
    지난 것들도 모두 없던 걸로.

    빌려간 후 30일이 지나도 반납되지 않는 도선
    감가상각마냥 떨어내기로 했다는 뉴스.

    도서관이 모처럼
    책만큼이나
    정겨운 일을 해냈다.

    물론 넌 시방

    거기 어디여?

    가 둬 권 빌려와
    집에 꼬불쳐 둘 생각뿐이겠지만

    책도둑이 어디 도둑이겠는가.

    책을 빌려 간 사람들은 다들
    책만큼이나 정겨운 사람들일테고
    정겨운 사람들 중엔

    도둑이 없기에

    언젠가는 책을 반납할 터.

    간만에

    좋은 냄새가 나는

    도서관에서부터
    플레이보이니 펜트하우스니 선데이서울이니와
    운전면허문제집과

    샘터까지.

    그래서
    덤으로 우체국까지.

    책은
    이렇게 상상만으로도
    마음을 정겹게 하니

    얘,

    오늘은 책 한 권 도둑질 해서
    책과 함께 뭉기적거리면 어떻겠니?

    네게서

    좋은 냄새가 나고
    정겨워지는 모습을 보면

    나 보다

    네가 너한테 더 깜짝 놀란텐데.

    워뗘.

    옥퀘이?~~~

    • 칼있으마님 12.***.11.2

      휼륭하신분같은데, 여기에다가 읽지도 않는글 올리지 마시고, 개인 블로그 만드셔서 거기에 올리세요.
      이 싸이트에 오는 사람들의 목적과 님의 글은 아주 상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