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판 ‘잃어버린 세대’ 등장… 30대 청년실업자 급증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7.12.07 12:00
2000년대말 이후 경기침체, 제조업 일자리 감소 등 영향… 취업 4년 늦어지면 소득 약 40% 줄어
한국판 ‘잃어버린 세대’ 등장… 30대 청년실업자 급증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 & 해외취업(K-Move) 정보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쪼그려앉아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부동산 버블 붕괴로 20년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에서 발생한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성장세 둔화로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저임금 서비스업 위주로 일자리가 늘면서 20~30대 청년층이 제 때 취업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취업이 늦을수록 근로자 개인의 평생소득도 줄어 소비 침체와 정부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LG경제연구원은 7일 발표한 ‘우리나라 잃어버린 세대 등장의 의미’ 보고서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글로벌금융위기 충격을 겪은 2000년대말을 한국의 ‘잃어버린 세대’ 시작 시기로 간주했다. 2009년 이후 청년실업률이 대폭 상승했고, 임금상승률 등 고용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돼서다.
최근 취업자수 증가폭은 연평균 30만명대로 2000년대 초반과 비슷하다. 그러나 청년층 고용률이 높은 제조업 일자리는 줄어들고 그 빈자리를 고연령층 비중이 높은 서비스, 건설업 등이 메워 청년 실업난이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졸업 1년 후 취업률은 2003년 71%에서 지난해 62%로 떨어졌다. 올해 10월까지 20대 청년실업률은 10.1%로 집계됐다. 일본 청년실업률이 정점을 찍었던 2003년(10.1%)과 같은 수준이다.
이에 더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거나 고시나 취직을 준비 중인 비공식 실업자를 더한 이른바 ‘취업예비군’ 수는 지난해말 기준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공식 실업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이들은 취업을 하더라도 이전 세대보다 임금상승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가수준을 고려한 대졸 초임은 2006년 220만원에서 지난해말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같은 기간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이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오른 것과 대비된다.
노동시장 진입에 실패해 근로의지를 상실한 니트족(NEET) 숫자도 지난 10년간 74만명에서 84만명으로 약 10만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 청년 니트족 비중은 10.1%인 반면 우리나라는 18%에 달한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대졸 이상 니트족 비중이 가파른 상승세다.
취
한국판 ‘잃어버린 세대’ 등장… 30대 청년실업자 급증
업시기가 늦어지면서 평생소득이 줄어드는 ‘낙인효과’도 발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졸업 후 1년 내 실업을 겪은 청년은 곧바로 취업한 청년에 비해 임금이 9.8% 낮았다. 실업기간이 길어질수록 임금손실이 확대됐다. 4년간 실업시 평생소득은 약 40%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들 청년실업자를 부양하는 부모세대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부모와 동거하는 30대 미혼 비중은 2000년 5% 미만에서 지난해 20%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취업난에 따른 만혼(晩婚)이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50~60대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마치는 2020년대 중반까지 자녀 세대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경우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특히 청년층 실업난은 저출산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세수 감소로 국가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는 청년층 고용률이 일정 수준 회복될 때까지 정부 재정지원을 과감히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다만 지속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근본적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규직 과잉보호 완화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해소 △노동시장 미스매치 해소 △고졸고용 인센티브 확대 등의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저작권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