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박사 형님들

  • #3922180
    직장인 24.***.113.145 1325

    어찌하다 mit나온 박사님과 엮겨서 일을 하게 된 석사 나부랭이 직장인 인데요. 그래서 그 사람 논문도 읽고 (진짜 세상에서 젤 복잡한) 수식도 보고 대충 skim해 보니 내용도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궁금한게 그런 2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논문을 쓰기 위해 모든 내용이 자기 머리에서 나오는건가요 (특히 외계어 같은 수식)? 아니면 여러 논문을 짜집기 + rephrase 하는 건가요? 정말 감탄을 넘어서 사람이 아닌 거 같습니다. 저도 그래도 석사까지 했는데 너무 한없이 작아지고 다른 레벨의 사람들이 존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번 봐도 이해가 완벽히 안가는데 그 저자는 완벽히 이해하는지도 궁금하네요 ㅋ

    미국 우수 대학서 박사 받으신 형님들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어찌 하면 저 레벨까지 가는건가요? ^^

    • 교수 76.***.197.126

      literature가 일단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하겠지만 기존 연구랑 독창성은 순전히 저자들 머릿속에서 나와요. 수학/알고리즘적인 방법론은 기존 방법론을 확장하는 수준이라도 증명/검증은 따로 합니다.

      논문만 보고 200장 짜리라고 생각하실수도 있는데 논문 투고하고 억셉되기까지 몇년 걸리는 저널들은 리비전 4-5회 가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논문 새로 쓰는 수준일때도 있어요. 매 라운드마다 리뷰어들 커멘트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response document라는걸 쓰는데 이것도 빡센 분야는 여차하면 100장 넘어갑니다. 그럼 논문 프로세스 과정중에 결국 500-1000장 정도 쓰게 됩니다. 최종 논문은 이 과정이 생략되어있죠 ㅋㅋ

      대단하다고 볼수도 있는데 이것도 업이 되고 몇번 하다보면 금방금방 하게 됩니다 ㅎㅎ

    • 1 72.***.77.140

      200 page에서 순수 알맹이 아이디어는 몇줄 않되겠지요.
      99%는 기존것 짜집기. 그 몇줄이 대단할수 있을수도.

    • 청와대 198.***.164.100

      위 글데로 98%는 앞서간 이들이 간 길을 이해하는 과정.. 처음에는 이거도 힘들음.
      나머지 2%가 독창성과 논문의 질을 좌우.
      밥만먹고 이거만 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 져 있음..
      근데 갑자기 딴거 하라고 하면 못함.. 예를 들어 세탁소 차리면 바로 망함

    • 140.***.198.159

      academic research도 적성이 있고 특별한 재주가 필요합니다. 그냥 머리 좋거나 비상하면 다 잘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박사 때 천재급이라는 사람 여럿이 안맞아서 그만두는걸 봤어요. 공부는 엄청 잘합니다. 페이퍼 20cm 스택으로 쌓일 만큼 많은거 단시간에 다 읽고 다 소화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최고의 연구실에 뽑혀 잘 나가는듯 했는데, 관두더군요. 재미없다고.

    • 아침 172.***.123.14

      >> 여러번 봐도 이해가 완벽히 안가는데 그 저자는 완벽히 이해하는지도 궁금하네요 ㅋ
      이 짤막한 글로 보건데, 글쓰신분이 평소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군요. 의욕도 넘치시고. 님의 질문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한번쯤 했을만한 것이지요.

      “저자는 완벽히 이해하는냐”는 저자에 따라 다릅니다. 대개 the first author (or lead author)는 전체를 이해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나머지 공저자는 자신들이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요.

      리차드 파인만이라는 분이 있었지요.
      그의 일화를 엮은 책 (Mr. Feynman, surely you’re joking)에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어느날 박사까지마친 파인만이 논문을 읽다가 스스로에게 화딱지가 납니다.
      “뭐야 이거, 왜이리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아. 용어도 내가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 잔뜩 나오고. 도데체 어떻게 된거야?”라고 자기 sister앞에서 투덜거립니다. 그러자 그 sister가 대답합니다.

      “시건방떨지 말고, 당장 2층으로 올라가 학생이 숙제하듯이 꼼꼼하게 논문을 다시 읽어보라!”

      실제로 파인만은 방 한쪽 구석으로 조용히 물러나 천천히 또 찬찬히 그 논문을 읽었답니다. 그랬더니 실제로 무슨말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라는 일화를 책에 적어놓았읍니다.

      원글님도, 그 어렵다는 논문을 겸손한 마음으로 꼼꼼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대충 skim해서 내용이 파악된다면, 그것은 이미 논문이 아니지요.

      어쨌던 이런 질문을 한다는 자체가 “어떤 거대한 넘어야 할 산이 있구나”라는 것은 인지한 상태이니, 이것만 보아도 님이 다른 사람들보다는 출중한 면이 있다는 반증입니다. 여유가 된다면, 박사과정에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제가 볼때는 적성에 맞을 듯합니다.

    • 대학원 76.***.89.164

      대부분은 과거논문에서 그리고 본인의 공헌일부,

    • 박사급 인재 98.***.78.34

      실제 박사들 중에 논문이나 전공서적을 눈으로만 읽고 끝내는 사람들 봤는데, 정말로 그렇게 다 이해했다면 천재라고 불러주고 싶습니다. 이들이 이러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면 이미 누군가 개발해서 만들어내 상업화까지 시켜놓은 이론을 novelty운운 하면서 본인이 직접 다시 만들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박사들 중 누군 주립대 5손가락 안에 드는 학교 출신이기도 하고, 누군 교수가 되었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과연 이들이 그것들을 이해한것일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노벨티 운운하기전에 박사라면 본인이 직접 코딩해서 결과를 뽑아낼줄 알아야죠.

    • 주립대교수 76.***.75.34

      한번 읽어서 이해가 안되면, 여러번 읽으면 됩니다.

    • . 98.***.155.212

      Reference 따라가다보면 대충 어디서 나온 아이디언지 알수있지 않나요? 그리고 chatgpt한테 물어보면 쉽게 설명해줄수도 있습니다. 모르는거 하나하나 이해히고 엮으면 전체를 이해할수 있겠죠.

    • kim 192.***.54.45

      reference check !!

      전공이 다르면 이해 봇하는게 당근, 특히 본인이 안해본 영역이면.

    • theoretical_physicist 129.***.1.30

      예전에 박사 지도교수님은 페이지수가 많으면 별로 좋은 dissertation이 아니라고…리처드 파인만 논문은 140페이지 이지만, monumental study라고 얘기 하더라구요. 지도교수가 지도 하지만, 디테일 계산은 대부분 본인의 아이디어죠. 교수는 주로 타픽 던져주고 이렇게 해봐 저렇게 해봐…하고 이상하게 가면 바로 잡아주고.

    • 지나가다2 209.***.195.1

      200 페이지라고 하는거 보니까 학위 논문인 것같네요.
      일단 박사 논문은 저자가 완벽히 이해했을 가능성이 99% 입니다.
      머릿속에서 나왔냐 하면 아니겠죠. 99%는 어딘가에서 나온 걸 공부한 것이고, 거기서 1% 정도는 새로운 아이디어 일 겁니다.
      Ph.D가 다른 박사학위와 다른 점이 인류가 몰랐던 지식을 추가했다는 점이고, 위의 1% 의 아이디어가 그것이겠지요.

      본인이 읽었을 때 이해가 안된다면, 본인의 기초 지식이 부족하거나, 논문이 잘 쓰여지지 않은 것입니다.
      읽는 사람이 석사까지 제대로했다는 가정 하에, 저자가 쓴 논문이 친절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보이네요.

      근데 그 분야의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이 봤을 때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프로 운동 선수나 예술가들 보면 감탄이 나지 않나요? 박사들도 그 분야의 프로 중에 프로입니다. 최소 탑 0.1%….

    • 인디애나 128.***.210.7

      박사 별거 아니에요. 걍 대학원 들어가서 하다보면 다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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