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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제목이 너무 위협적 이었나요? 와인을 입에 대기 시작한지 어언 20년, 이젠 그 맛을 쬐~끔 알것 같네요. 와인이 주는 우와한 어감 많큼이나 동시에 여러각도로 부담역시 되는게 이 와인이 아닐까 하는데요, 상당히 친숙해질 수 있는 것 또한 이 와인이라 생각되어 관심있는 분들께, 제 경험을 Share 해드립니다. 약간 길어서 죄송합니다.
가장 부담없고 빨리 친숙해 질 수 있는 와인은 프랑스 보르고뉴 지방의 보졸레 (특히 보졸레 빌라쥐 루이 자도 – 이거 진짜 맛있음) 과 인것 같고, 중후한 맛은 역시 프랑스 보르도 과 라고 여기며 한동안 마셔왔는데, 결론은 모든 와인이 다 맛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종류의 와인을 여러 다른 분위기에서 벼라별 룰을 가지고 난리치며 마셔 보았는데, 20년 와인 인생중 얻은 최종 결론은 이것 입니다. “가장 맛있는 와인은 가장 싼 와인이다. – roundone -”
예를 들어 수퍼마켓에서 보통 $5.99 하는 와인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읍니다. 저는 지난 2년간은 $4.99 이상되는 와인은 안마셨읍니다. 뉴욕에 있을때 롱아일랜드 와인 $3.99 정말 맛있었지요. 친구내외 초대해 놓고 $100짜리 와인이라 했더니 “음, 역시…. ” 하며 속아넘어 가더라고요. 나중엔 얘기해 줬지요. 그러고 보면 비행기내 에서 주는 어떤 와인도 전 울면서 감사하며 마십니다. 와인 한병 가지고 종종 주말에 아내와 5시간 동안 비디오 앞에서 김치찌개 안주와 함께 연예인 앂으며 아껴 마시곤 할땐 아, 내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도움이 되실까 하여 약간의 메모를 적어 드립니다. 물론 고수분들 께서야 더 잘아시겠지만 그래도 처음 대하시고 싶은 분들께는 친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1. Red Wine 은 보통 Room Temperature 에서, White Wine 은 chill 해서 (보통 냉장고에 두었다가 차갑게 해서) 드세요. 그런데 유독 위의 보졸레 과 와인은 적포도주도 냉장해서 마셔도 손해 안보시지요.
2. 육류냐 생선류냐에 따른 적포도주냐 백포도주냐는 이건 진짜 아닌것 같읍니다. 어떤 것도 다 어울립니다. 특히 이 와인이라는게 한국음식 (청국장, 설렁탕, 게장 포함 Spicy 할수록 더) 과도 궁합이 맞는것 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읍니다.
3. 와인의 병마게를 따고 10분정도후 드시면 최고의 향을 음미하실 수 있읍니다. 공기가 들어가서 Blend 시켜주는 충분한 시간 이니까요. 와인병 따기전 보관은 곧 드실것 같으면 어떻게 놔도 상관 없는데, 그렇지 않으면 눕혀서 보관 사세요. 코르크가 있지만 그래도 병입구를 철저히 막아놓아 Air 가 들어와 Dry 되는 것을 막기 위함 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산화되어 맛을 잃어버리지요.
4. 적포도주는 와인잔 어디를 잡아도 되지만, 백포도주는 Stem (막대기 같은 대) 를 잡으시는 것이 좋지요. 손의 온도가 전도 되지 않게하기 위함 입니다. 반대로 꼬냑같은 Brandy 는 오히려 손바닥에 올려놓아 손의 온도로 데워서 마시지요. 적포도주도 그렇게 Stem 을 잡으면 손해는 안보지요. 그리고 그렇게 잡으면 더 멋있지 않을까요?
5. 천천히 빙글빙글 와인을 돌려가며 마시면 와인의 향이 더 잘나옵니다. 그리고 조금씩 넣어서 입안에 좀 한동안 갖고 노시다 목에 넘기세요. 혀끝보다 입전체로 맛을 음미하세요. 참, 특히 아자씨들, 와인은 쐬주가 아니거든요. 왠만하면 꺽지 마시길… 옛날에 어떤 모임에서 어떤분이 크게 한턱 내시겠다고 해서 같는데 와인, 그것도 비싼와인을 마냥 시키시더라고요. 전 너무 황송해서 꿇어앉아서 마시려고 했는데, 그분 하시는 말씀, “자자, 한잔씩 쭉 들자고. 아 이사람아 이렇게 천천히 마셔서 언제 다마시나 그래. 빨리 이차 가야지…” (그분 신흥 부자 였읍니다.) 동석했던 부인들도 한마디씩 거들었지요. “맞아, 대충 마시고 빨리 가요 우리…” 전 아내가 몸이 좀 불편하다고 하고 몰래 빠져나와서 근처 싼 이태리 국수집 (스파게티) 에 들어가 딱 한잔 여유를 같고 마시고 집에 돌아왔지요.
6. 와인에 중요한 세가지를 보통 얘기 하지요: 향, 색깔, 그리고 맛. 위에 말씀드린데로, 와인잔을 빙글빙글 돌리다 멈추면 잔안에 있는 와인이 돌다가 서서히 내려옵니다. 이것을 와인 눈물 (Tear) 이라고도 하는데 내려오는 속도와 모양이 그 질을 말해준다고 하네요. 전 $3.99 짜리나 $100 짜리 다 똑같던데… 그래도 이런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마시는 것이 재미 있지 않을까요? 예전에 친구 부부에게 이걸 가르쳐 줬더니 그 남자가 어떻게 세게 와인잔을 돌리던지 잔 밖으로 와인이 다 나와서 옆에 있는 자기 아내의 빼입고 나온 투피스 옷에 다 뿌려졌지요. 너무 의욕이 앞선 남편 이었지만, 아내 앞에서 자존심 팍 꺽고 배우려는 그 용기가 대단해서 모두 즐거웠답니다.
7. 왠만하면 옆에있는 동석자와 자주 와인잔을 부딭히세요. 찬찬찬 과는 아니지만 혼자 책상에 놓고 마실때도 좋지만, 옆사람과 함께 마실땐 함께함을 확인하는 좋은 Tool 이 됩니다. 전 남에게 와인 멕이는 (?) 것이 한때 취미 였는데, 결혼전 저와 데이트할때 처음 와인 마셨던 제아내는 그때 와인잔 부딭힌 기억밖에 안난다고 하더군요. 한 100번 정도 했지요 아마?
8. 와인의 주량은 자신의 주량에 50% 만 하실것을 권해드립니다. 약간 알딸딸 해야 좋지, 넘으면 맛이 갑니다. 그땐 홀짝홀짝이 아니고, 꺽게됩니다. 그리고 와인을 목에 넘기곤 “음…” 대신에 “캬~”, 그리고 “좋은데?” 보단 “쏜다~” 가 됩니다. 참고로 제 와인 주량은 맥시멈 3잔 입니다. 그래서 전 1잔 반 (꾹꾹 눌러서) 이 최상 이지요.
와인에 얽힌 얘기와 추억들은 많지만 너무 글이 길어졌네요. 다른 분들도 재미 있는 사연들이 있으실것 같아 이만 잠시 물러가 있겠읍니다. 마마님~ (제가 요즘 사극을 많이 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