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생각이 나네요…

  • #167147
    옛 생각이 나네요.. 174.***.65.223 5830

    미국 그냥와서 이공계 졸업했습니다

    겨우 학부…4학년부터 눈앞이 깜깜해지더라구요..
    한국집은 점점 기울어가고… 더이상 학비가 없어서.. 있던 똥차 팔고…겨우겨우 학비 막 만들어서
    학비를 내니…이제 밥값이 모자라더라구요… 한달에 한번 오는 생활비 
    집생각에 과감히 반으로 줄이고…학교에서 걸어서 두시간 거리에 멕시코 아저씨들이랑 살았았습니다…
    마지막 학년… 99쎈트 소세지 사서 맨밥에 간장 비벼가며 먹었습니다…
    참 많이 울었습니다…유학생은 살아남기 힘들다라는말 하루에도 여러번 듣고…불면증에다가…영양 부족으로.. 이휴… 그래도 부모님 생각에…눈물흘리면서 공부하다가…졸업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졸업식은 꼭 가야쥐…내가 얼마나 힘들게 해서 이거 땄는데 생각에…졸업식 갈라는데…졸업 가운이 없어서… 이래저래 난처해하고 있었는데 운좋게 TA 울학교 출신애가 빌려줘서 겨우 참석했습니다…
    혼자 구석에 가족도 없이 앉아서 제 이름 불러서 나가는데…얼마나 벅차고…이휴…졸업시 끝나고 혼자  내자신에 수고했다고 정말 오래간만에 식당갈려고 하는데 주머니 사정이 그래서..6불 하는 중국음식점 가서 밥먹고 그날로 나의 학창생활을 마무리 했습니다…집까지 오는 버스안에서 혼자 창문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벌써 10년이 넘었지만…아래글들 보니깐 그때가 생각 나네요…지금 미국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원서 200-300개는 넣고 딱 하나 됬습니다…그게 마지막 면접이었습니다…다떨어지고 있는데..이 마지막 면접은 당연 안될꺼라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마지막에 또 신분 문제가 나오길래…정말 떨리는 목소리로…난 미국이란 당신 나라에 정말 실망했다..라고 당돌하게 말했습니다..뭐 떨어질껀데 할말은 해야쥐 하는 생각에…내가 어려을때 미국이란 나라는 접한건 영화였다..그 영화 하나하나에서 느낀건 미국은 기회의 나라라는 거였다…그리고 난 그걸 동경해서 이나라에와서 너희 애들 학비의 2배이상 내면서 아무도 안할라는 엔지니어 졸업했다. 하지만 난 졸업해서 이 모든것에 회의감을 느꼈다.. 오늘 이 면접에서도 난 떨어질꺼라고 느꼈다…하지만 그래도 옛 너희들이 외쳤던 기회의 나라라는 것에 책임을 져줬으면 한다…라고 말하고 나이제 가보겠다 라고 말하고 나갔습니다…뒤도 안보고 나갔습니다…그리고 2-3일뒤 연락왔어요..일단 인턴이라도 해보라고…제말이 그사람들 머리를 쳤데요… 그리고 인턴했습니다..인턴 3개월…한시간 빨리 출근하고 저녁 10시에 퇴근했어요…회사에 공짜 쿠키랑 접심때 먹다 남은 샌드위치로 그렇게 일배우면서 지내다가..어느날  저희 엔지니어팀 총 메니저가 에너지바에 포스트잇 붙여서 good luck 이라고 책상에 적어놓고 갔더라구요…
    3개월 뒤 정직원 됬습니다.. 끝까지 해보십시오..벌써 손 놓을때가 아닙니다. 저도 마지막까지 노력 할껍니다 이제 살아남을려고요…같이 노력해서 꼭 웃는 얼굴로 뵙으면 하네요…
    • 짝짝 71.***.123.183

      잘 일었습니다. 인생 한 수 배웠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 지나가다 122.***.162.144

      훌륭하세요. 앞으로도 잘 되실 겁니다. 응원 한표!!!!

    • Mohegan 20.***.64.141

      소설같은 얘기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감동 223.***.163.172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생각나네요…..정말 절박하면 정신은 맑아지고 목표의식은 뚜렷해지고 거기에 약간의 행운만 더해지면 그 고비를 넘을 수 있는거 같아요. 암튼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done that 72.***.160.253

      나태해진 나를 추스르게 해 주신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버지냐 98.***.233.18

      전 어디에 글을 쓰진 않지만… 비슷한 스토리를 가진 사람입니다…
      졸업때 빚이 6만정도였죠…
      이젠 대학 졸업한지 10년도 넘었는데…
      그때 경험이 삶에 많은 도움은 됩니다만…
      남들한테 권하진 못하겠더라구요…

    • 지나가다 64.***.229.177

      여기도 “Like” 있었으면 좋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소식 많기를 기원합니다.

    • 지나가는 146.***.4.24

      가슴으로 쓴 글은 언제나 사람을 당기는 힘이 있군요. 취업으로 고생하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많기를 기원합니다.

    • . 64.***.249.8

      저도 졸업할때쯤에는 카드빚을 겨우 막아가며 사느라 졸업가운 빌리는 돈조차 아까와서 와이프한테 미국에서는 졸업식에 사람들 별로 안간다는 거짓말까지 했었지요. 당시에는 너무나 처절하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벌써 먼 추억으로 남네요. 지금 힘든 상황에 있으신분들 언젠가 좋은 시절이 올테니 힘내시길 바랍니다.

    • WOW 208.***.114.130

      이렇게 공감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있네요.
      원글에 쓰셨던 분처럼 그렇게 살지는 않았지만 저도 많은 고생을 해봐서…..
      좋은글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저도 다시 힘을내야 겠네요.

    • 경험담 50.***.199.226

      맞습니다. 사람은 어디서나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인정받게 됩니다.

      저도 원글님처럼 없는 집안 형편에 억지로 유학을 와서 공부는 뒷전에, 놀기만 하다가 남들 4년에 마치는 대학을 3학년에 편입했음에도 2잡3잡 뛰면서 5년 만에 마쳤습니다. 어떻게 지나온 길인지 정말 아득하기만 합니다. 일주일 생활비 $25 달러로 감자랑 달걀을 사서 버텨보기도 하고, 잘사는 유학생들 집에 초대받아서 끼니를 떼우기도 하고….매일 매일이 암담하고, 정말 어두웠습니다.
      다행히 학부졸업후 1년간 OPT로 학교 실험실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후 대학원에 진학해서 RA, TA 하면서 등록금걱정 생활비 걱정없이 박사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석사마치고 중간에 연구원으로 그리고 박사까지 약 8년동안 단 한번도 펀드를 놓치지 않고 받았으니, 얼마나 제가 몸바쳐 일했겠습니까?

      그 결과, 박사과정중 NIW로 영주권을 받았고, 2년전 조그만 회사에 취직해서 겨우 영주권 받을 때 썼던 카드빚을 갚아갈즈음, 어제 Lay off를 당했네요. 나이는 어느덧 40대 중반. 마음은 천근 만근 무겁고, 가슴속에서는 뭔가가 뭉친듯 아파오는데…..이래서 죽는 사람이 생기나 봅니다.

      원글님의 글을 읽고나니, 예전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월 $250 달러짜리 아파트에서, 바뀌벌레들과 친구하며, 감자 한봉지로 일주일을 나던 시절. 저녁에 잠들때 내일 아침이 두럽던 그시절을 지나왔는데, 제가 지금 무엇을 두려워 하겠습니까? 다시 용기를 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리라 다짐 해 봅니다.

      • 감동 216.***.65.10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힘 내시고 좋은 자리 잡으시길…

    • kevin 173.***.154.78

      저도 미국와서 원글님과 같은 생활을 겪었지요.
      한국음식 먹고 싶은데 돈이 아까워서 식당에 가지 못하고 교회가서 잔뜩먹고 몇끼를 굶기도 했지요.
      구역예배 다쫓아다니면서 잔뜩먹고 어떻게 이렇게 음식을 맛있게 했냐고 싸가지고 오기도 하고요
      그정신으로 악착같이 살았어요.
      사람들이 정주영 같다고 하더라구요.
      세월이 흘러 사업도 안정이되고 나도 남에게 배풀려고 하는데
      요즘이민온 사람들은 저보고 한국에서 돈을 잔뜩가져왔냐고 하네요 참…

    • 뭉클 173.***.240.1

      글을 읽다보니 맘 한구석에서 뭉쿨 해지네요. 원글님같은 분을 보니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는 맘이 다시 생기는 군요. 글 올려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감동 98.***.9.82

      몇번이나 다시 읽었습니다. 글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Bostonian 72.***.50.214

      내 자신을 돌아보게하는 글이군요. 감사합니다. 위에 자리 찾으시는 분에게도 더 좋은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 와.. 66.***.14.230

      감사합니다… 라는 말 밖에는 안 나오네요. 저도 어서 정신차려야할텐데요. 복 많이 받으세요.

    • 감동 216.***.65.10

      감동적인 얘기네요. 정신 차리고 잘 살아야겠습니다. 원글님 글 보니……

    • 여러분! 198.***.217.118

      여러분들의 눈물 젓은 빵에 대한 추억이 있기에 다시 일어설 용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지나온 모습이 부끄럽고 여러분의 꿋꿋함이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이 진정한 한민족 대표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본보기에…

      사랑합니다!

    • 형님 68.***.5.129

      글을 읽으며 제자신이 무척 부끄러워지는군요.
      정말 저에게 채찍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좋은일 76.***.59.226

      좋은 소식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감동적인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Can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