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용소 6곳 수감… 요덕ㆍ봉창리 외엔 완전 통제구역
북한에는 6곳의 ‘정치범 수용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이곳에 수감된 20만 명 가량의 정치범들은 사법절차가 무시됨은 물론 가족에 대한 연좌제, 불법 구금과 고문, 강제노동, 공개처형은 물론 임산부도 비밀리에 처형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인권정보센터에 의뢰해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조사’ 결과 1950년대 후반부터 운영된 정치범 수용소는 1970년대 한때 13곳으로 늘었지만 1980년대 말 이후 폐쇄되기 시작해 지금은 6곳이 운영되고 있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곳은 평남 개천 14호, 함남 요덕 15호, 함북 화성 16호, 함남 봉창리 18호, 함북 회령 22호, 함북 청진 25호 등으로, 그 가운데 함남 요덕 15호 일부와 함남 봉창리 18호를 제외한 모든 수용소는 완전 통제구역으로 한번 수감되면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는 종신(終身)수용소로 확인됐다.
북한은 수용자 관리ㆍ감독을 ‘수용자에 의한 수용자 통제’ 방식으로 하였다. 일부 열성적인 수용자에게 소대장과 중대장, 반장, 총반장이란 직책을 줘서 나머지 수용자들을 통제하고 있다.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직책을 맡은 수용자들은 작업 목표량을 채우고 다른 간부와 경쟁하기 위해 수용자를 구타하는 사례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수용소 관리소장과 보위원(정치범 관리자)들도 수용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50여개의 엄격한 내부 규정을 두고 이를 어길 경우 즉각 징계했다. 이 과정에서 구타와 고문이 자행되고 도주 등 중형에 대해서는 총살로 공개처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최근 북한 주민의 한국행 기도가 늘면서 강제 송환자나 ‘비법월경자’(법을 위반하고 국경을 넘은 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였다. 2006년 이전에는 강제 송환자 상당수가 경미한 처벌에 해당하는 ‘노동단련대’ 6개월 처벌을 받았지만 이후로는 2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지는 사례가 늘었다.
이번 조사는 1960년대부터 2006년까지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나 관리자로 생활했던 17명과 2006년 이후 강제 송환 경험이 있는 32명을 심층 면접하고, 수용소 경험은 없지만 1990년대부터 2009년까지 탈북한 새터민 322명을 상대로 설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권위 조사에 응한 모든 수감 경험자들은 영장 제시나 체포 사유 설명없이 현장에서 임의로 체포돼 공식적인 재판 과정도 거치지 않고 수감됐다고 증언했다. 수감 사유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비판과 같은 정치적 발언, 탈북과 한국행, 반정부 행위, 연좌제 등이지만 수감자 상당수는 자신이 어떤 사유와 죄명으로 수감됐는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범 수용소는 의식주 상황도 최악이었다. “옷 공급은 없어요. 기워서 입어야 하죠. 식량은 1인당 옥수수 가루 500g을 줍니다. 죄인들은 강냉이밥도 많이 먹지 못해 영양상태가 최악입니다.”(13호 수용소 경험자) 증언에 따르면 식량은 옥수수나 옥수수 가루로 하루 1인당 350~700g 정도 지급된다. 일부 수용소는 하루 160g만을 배급하기도 했다. 부식으로 육류와 어류는 거의 지급되지 않았고 간장과 된장만 제한적으로 공급했다.
반면 노동 강도는 셌다. 15호 수용소 경험자 서 모씨는 “작업반의 경우 하루 일과는 오전 7시 식사 이후부터 오후 5시(겨울)~8시(여름)까지 휴식없이 계속된다”며 “대부분의 수감자들이 만성적인 영양결핍 상태에 시달리고 그 중 일부는 사망한다”고 말했다.
이불ㆍ의복ㆍ신발ㆍ양말ㆍ위생구ㆍ생리대ㆍ가재도구 등은 전혀 공급되지 않거나 특별한 시기에 제한적으로 지급됐다. 수감 경험자들은 “항상 물자 부족 때문에 고생하고 있으며 도둑질도 자주 일어난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