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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한국에서 떠난지 15년이 됬습니다. 큰 맘먹구 지난 여름에 가족들을 모두 데리구 한국에 갔었지요. 딸 둘은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조국이었구 저희 집사람도 10년 전 마지막 나간 걸 끝으루 처음 가는 것이었지요. 잠시도 쉴틈 없이 앞만보구 달렸던 15년간의 미국 생활을 잠시 멈추는 짧은 브레이크였다구 해야할까요. 연세 많으신 양가 부모님모시구 여행도 하구 조카들과 놀이공원도 가고… 오랜만에 사람사는 노릇좀 하구 왔지요. 고등학교 단짝 친구들과 만나 술잔을 부딫일때는 알수없는 울컥함에 코끝이 찡 했습니다. 많이 그리웠지요… 사람사는 향기가. 누간가에게 이렇게 편안히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게… 물론 이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한인 교회를 통해, 골프 동호회를 통해, 등등. 그러나 정말 나를 알고 나와 같이 컸던 친구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란 그 무었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근본적인 소중함 이었습니다. 암튼 많이 변했더군요, 한국. 버스 전용차선, 친절해진 관공서, 부담스러울 만치 서비스가 강조된 상점및 식당들. 떠날때 20대 중반이었던 친구들은 어느새 40을 내일 모레 바라보는 아저씨들이 되어있었구요. 그때는 다 주머니에 만원짜리 몇 장이 알량한 젊음 들이었는데 어느새 기업체의 간부가, 개인 사업체의 어엿한 사장이 되어 서로들 술 값 계산하겠다고 싸우기를 하니 재미있기고 어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또 그중에는 돈을 떠나 자기의 꿈을 따라간 친구들고 있었고 하던 일이 안되 고민을 하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걸 떠나 잠시라도 같이 그때의 마음으로 만나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게 한국이 늘 그렇듯, 또 그들에게는 미국이 동경의 대상이더군요. 정말 이곳 말대로, grass looks greener on the other side. 가 맞는 말인가봐요. 이제 내년에는 영주권이 나올까… 글쎄요. 15년 동안 이 나라에서 낸 학비와, 달달이 월급마다 떠어간 세금을 합치면 아마 꽤 큰돈이 되고도 남지 싶습니다. 이민자의 고충을 뻔히 알면서 이렇게 줄을 세워 마냥 기다리게 하는 이곳의 정책이 안타깝지만… 또 그렇다고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내가 찾아온 나라, 내 발로 떠나면 될것을 이렇게 살고 있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발에 안맞는 신발을 신고 살아가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국을 생각하면 늘 그렇지만 가슴 한구석이 아려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또 한해가 갑니다. 올해도 영주권 못 받으신 분들 힘내시고… 날씨 더 추워지기전에 가족들과 가까운 데 나들이라고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