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오년 만에 가본 조국… 나는 그대로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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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오연 63.***.112.5 3964

    올해로 한국에서 떠난지 15년이 됬습니다.  큰 맘먹구 지난 여름에 가족들을 모두 데리구 한국에 갔었지요.  딸 둘은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조국이었구 저희 집사람도 10년 전 마지막 나간 걸 끝으루 처음 가는 것이었지요.  잠시도 쉴틈 없이 앞만보구 달렸던 15년간의 미국 생활을 잠시 멈추는 짧은 브레이크였다구 해야할까요.  연세 많으신 양가 부모님모시구 여행도 하구 조카들과 놀이공원도 가고… 오랜만에 사람사는 노릇좀 하구 왔지요.  고등학교 단짝 친구들과 만나 술잔을 부딫일때는 알수없는 울컥함에 코끝이 찡 했습니다.  많이 그리웠지요… 사람사는 향기가.  누간가에게 이렇게 편안히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게…  물론 이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한인 교회를 통해, 골프 동호회를 통해, 등등.  그러나 정말 나를 알고 나와 같이 컸던 친구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란 그 무었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근본적인 소중함 이었습니다.  암튼 많이 변했더군요, 한국.  버스 전용차선, 친절해진 관공서, 부담스러울 만치 서비스가 강조된 상점및 식당들. 떠날때 20대 중반이었던 친구들은 어느새 40을 내일 모레 바라보는 아저씨들이 되어있었구요. 그때는 다 주머니에 만원짜리 몇 장이 알량한 젊음 들이었는데 어느새 기업체의 간부가, 개인 사업체의 어엿한 사장이 되어 서로들 술 값 계산하겠다고 싸우기를 하니 재미있기고 어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또 그중에는 돈을 떠나 자기의 꿈을 따라간 친구들고 있었고 하던 일이 안되 고민을 하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걸 떠나 잠시라도 같이 그때의 마음으로 만나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게 한국이 늘 그렇듯, 또 그들에게는 미국이 동경의 대상이더군요. 정말 이곳 말대로, grass looks greener on the other side. 가 맞는 말인가봐요.  이제 내년에는 영주권이 나올까… 글쎄요.  15년 동안 이 나라에서 낸 학비와, 달달이 월급마다 떠어간 세금을 합치면 아마 꽤 큰돈이 되고도 남지 싶습니다. 이민자의 고충을 뻔히 알면서 이렇게 줄을 세워 마냥 기다리게 하는 이곳의 정책이 안타깝지만… 또 그렇다고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내가 찾아온 나라, 내 발로 떠나면 될것을 이렇게 살고 있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발에 안맞는 신발을 신고 살아가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국을 생각하면 늘 그렇지만 가슴 한구석이 아려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또 한해가 갑니다.  올해도 영주권 못 받으신 분들 힘내시고… 날씨 더 추워지기전에 가족들과 가까운 데 나들이라고 다녀오세요.    

    • 딴지 75.***.88.198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는 짧은 시간동안 저 역시 그리운 친구들과 여러가지 생각으로 한국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님의 말씀처럼 내가 찾아온 나라이기에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것이지요
      저 역시 영주권을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님께서 희망하시는 내년에는 꼭 영주권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audi 69.***.218.150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미국에 온지 9년이 되었습니다. 32살의 늦은 나이에 MBA 과정을 하러 왔습니다. 그동안 한국에는 5년 전에 한 번 가 보았지요. 2차례의 직장이동으로 한국에 갈 시기를 놓쳤었지요. 작년에 한국에 가야하나 아니면 여기서 있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했었지요. 내린 결론은 그동안 이 나라에 가져가 준 세금이 너무 아까워 영주권 신쳥을 하게 되었지요. 1년여 만에 영주권을 받았습니다. 영주권 준비하는 동안 한국 변호사로 부터 마음에 상처 받는 말도 듣고, 그리고 영주권 준비하는 일들이 녹록치 않았습니다.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서비스 좋고 Reputation이 있는 변호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변호사들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님의 글을 보니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더욱 생각 나는군요. 끝까지 희망 잃지마시고 영주권은 꼭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성실 71.***.178.237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한편으로는 아련하게 만드는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아직 저는 혈기 왕성하고 패기와 열정에 한창인 20대 후반의 젊음이지만 원글님의 글을 통해 또한 미국에 온 이후 만난 많은 분들(특히 제 아버지뻘 나이의 연세이신분들)을 만나면서 님께서 가졌던 생각 느낌들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 헤아려 볼 수 있었습니다. 저마다의 많은 사연과 이야기로 오래전에 미국을 와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사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때때로 나약해지고 삶에 게을러 지는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흔들어 깨우게 됨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잠시하다 20대 중반에 다시금 원하는 일을 하고자 미국의 한 대학으로 유학을 와서 졸업 후 미국 회사를 다니던 중 시민권자인 지금의 아내를 만나 올해 초에 너무도 쉽게(?) 영주권을 받은 제가 부끄러워질만큼 원글님의 글에서 느껴진 떠난온 곳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순간순간 갖은 역경과 어려움을 딪고 열심으로 살아오신 인생 역정들이 마음으로 와닿는 것 같아 숙연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특히 발에 안맞는 신발을 억지로 신고 살아온것 같다는 부분에서는 시민권자인 제 아내도조차도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늘 해오던 말이라 정말 공감했습니다….그래서 저희는 조금씩 한국에 돌아가서 살때를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습니다….아직은 아이가 없기에 나중에 자녀를 가지면 다시 자녀 교육문제로 다시 미국을 돌아오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우선은 경제적으로 4~5년후에 한국에 돌아가서의 삶에 대한 계획과 구체적인 목표들을 정해놓고 하나씩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사춘기시절 미국을 와서 연봉 8만불 정도에 누구나 다 알만한 미국의 유명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제 와이프 조차도 이젠 매일같이 치이는 미국인들과의 삶에 지쳐 언젠가는 돌아가서 하루하루를 너무 재미있고 즐겁게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더군요…마치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냥 한국 생활이 더 힘들지라도 보고싶은 사람 언제든 보고, 먹고 싶은 음식 마음대로 먹고, 가고 싶은 곳 힘들지 않게 갈 수 있는 한국이 우리가 있어야 할곳 그리고 살아야 할 곳이라고 하는데 뭐라고 한마디의 반대의 말을 할 수가 없더군요….하지만 사람에 대한 그리움보다도 삶이 주는 어려움과 현실적인 문제들이 더 피부에 와닿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국에 있던 미국에 있던 똑같은 일이기에 막연한 바램으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젊을때 여기서 경험을 쌓고 아이가 없을때 돈을 모아서 30대 중반쯤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살려고 합니다. 아내야 시민권자니 나중에 자녀 교육 때문이라면 언제든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고 저도 한국에서의 직장만 괜찮은 곳이 잡히면 영주권이야 그냥 접고 부모님과 형제, 친구들이 있는 한국에서 사는 것이 전혀 문제가 아니기에 결혼 직후부터 아내와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아직 한국 국적으로 있는 제 이름 앞으로 한국에 들어갔을때 살아야 할 집을 위해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을 통해 주택청약부터 적금까지 매달 보내고 있습니다. 일년에 한두번 한국에 들어갈때마다 제가 직접 발로 뛰고 전화하면 향후 귀국했을때의 직장관련 사람들이나 살 곳에 대한 조사와 연락도 계속 해오고 있구요…그래서 때가 되면 실행으로 옮길 생각입니다…..그저 아내와 저의 생각이 같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지요….어쩌면 미국에서 너무도 많은 분들이 영주권을 받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것이 분에 겨운 것인지는 모르지만 한국을 돌아가서 산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쁜것을 보면 내가 진정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니다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부디 기다리시는 영주권이 잘 나와서 하시는 모든 일이 더 잘 되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