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가 굉장히 느닷없이 찾아와서 당황스럽네요

  • #3588364
    00 199.***.1.207 2667

    미국에서 박사과정 취득 후 연구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나름 좋은 곳으로 곧 이직할 예정이고 현 직장에서 인간관계 및 업무도 원활한데
    지난주부터 갑자기 일에 대한 의욕이 뚝 떨어져서 당황스럽습니다.
    나름대로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1. 코로나 이후로 사회생활도 급격히 줄었고 (참고로 싱글입니다. 애인은 있습니다) 거의 1년간 집안에서 wfh을 하느라 단조로운 생활의 연속
    2. 작년 박사과정 졸업 후 이사, 구직, 비자 문제 등 각종 생활관련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직장에서 처리하느라 계속 바쁘게 삶. 사실상 재작년부터 박사과정 defense 준비로 달려옴
    3. 한국에 못간지 2년됨. 향수병이 심한 편은 아닌데 가끔 생각나긴 합니다.

    그동안은 계속 일이든 생활적인 문제든 데드라인이 있어서 쫓기듯 생활하다가
    비로소 지난 주에 평온한 한 주를 보냈는데
    갑자기 예기치 못하게 슬럼프가 왔습니다.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분명히 일은 여전히 좋고 계속 하고 싶은데
    몸이 책상앞으로 가질 않습니다.

    누군가 제게 이런 말을 했다면 그건 의지의 문제라고 비웃어 넘겼을 거고 슬럼프같은 거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런 일이 예고없이 제게 닥치니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나름대로 작년 8월 말에 여름휴가로 주말 껴서 4-5일 푹 쉬고 나서
    지금까지 주말에 쉬는 거 말고는 휴일 없이 쭉 달려왔는데 (연말에는 개인적인 업무 처리하느라 푹 쉬진 못했습니다) 보통은 다들 이렇게 살지 않나요? 제가 너무 나약해 빠진건지……

    다행히 연구직이고 급한 데드라인이나 미팅이 없어서
    지난주 금요일과 어제 월요일은 집에서 푹 쉬고
    오늘은 나름 큰맘먹고 일하는 환경을 바꿔보았습니다 (이걸 왜 이제야 하느냐는 반응이 있을 수 있는데 우버를 타야 하는 거리에 위치한, 제가 졸업한 학교의 건물이라서 그 동안은 가급적 집에서 일해왔습니다).
    여기까지 온 이상 소소한 일 하나라도 성취하고 집에 돌아감으로써 나태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와 같은 일을 겪어보신 인생선배님들 계신지, 그렇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서 글 올려봅니다.

    • 질문맨 172.***.180.101

      보통 3 6 9 라 해서 년단위로도 그렇지만 월단위로도 슬럼프가 종종 온다고 하더라구요
      밖에서 산책도 좀 해보시고 소소한 프로젝트에서 성취감을 느껴보시는게 어떠신지

      라고 하는 저도 일하기 싫어 죽겠어서 워킹US도 오고 다른짓도 하고 그러고있네요 에휴 ㅋㅋㅋㅋ

      • 99.***.251.199

        저도 왜 회사에서 네플릭스를 막아놨는지 알겠더군요.

    • 99.***.251.199

      ‘나름 좋은 곳으로 곧 이직할 예정’………당연히 이러면 누구나 그렇게 됩니다. 마음이 콩밭에 있는데 일이 됩니까? 전 회사에서 fiscal year 만 끝나도 일 하기 싫은데. 지금은 시간을 즐기세요. 이직할때가 더구나 이제 드디어 학교에서 나가시는 모양인데, 그때가 님이 쉴 수 있는 유일한 시간 입니다. 뭐 퍼이퍼 마무리니 뭐니 이런 요구 많을텐데 미니멈으로 하시면 됩니다. 회사로 가신다면 페블리케이션 별로 소용없구요, 다른 연구기관으로 가신다면 오히려 거기가서 그 연구기관에 이름 넣는게 님에게 더 유리합니다 (예전에 제 지도교수가 다른 기관으로 가면서 따라갔는데, 그 교수는 갑자기 이사가기 전 한 7-8개월 이상을 퍼블리쉬를 않하더군요. 그러다가 이사가서 그 해에 다 퍼블리쉬 했습니다. 어디에서 얻는 데이터인지는 전 학교가 증명할 길이 없으니….ㅋㅋㅋ). 이직을 결정하는 순간 현직장일은 과거입니다. 신경끝. 그리고 회사로 가신다면 쉬는데 앞으로 익숙해 지실겁니다. 학교에 있다가 처음 잡잡은 친구들 갑자기 아무생각 않하고 쉬라고 하면 님처럼 맨붕이 오는 사람들이 좀 있어요.

    • 지나가다 67.***.162.210

      요가와 명상을 해보세요….마음에 드는 강사와 수업 스타일을 찾게되시면 큰 도움이 될거에요 workout개념으로 하는 power yoga 보다는 명상과 간단한 스트레칭을 우선으로 하는 수련을 추천드립니다

    • Doug 107.***.161.72

      몇일 NP의 깊은곳으로 산행해 보세요.
      인터넷 없이 모든것이 단절된 곳, 자연속에 있으면, 날 돌아보게 됩니다.
      그럼 찾던 답을 얻을 수 도 있을것 같습니다.

    • 12 63.***.99.66

      저랑 비슷하시군요. 저는 박사마치고 대기업 회사연구소로 왔습니다. 일은 상당히 많구요, 하루종일 회사일 치이고 나면 저녁엔 거의 멍때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국에 한달정도 갔다왔는데 맛있는것도 먹고 바람쐬고 좋았습니다. 이직하기전에 시간 좀내서 한국가서 좀 쉬고 오는것도 생각해보세요.

    • TM3 98.***.177.145

      무려 여름휴가를 겨우 4-5일 그나마도 주말끼고 쉰걸 푹 오래쉬었다고 하시는걸 보니 휴식이 필요한 분이시네요. 제가 아는 여름휴가는 최하 일주일, 겨울휴가는 최하 열흘입니다. 휴가 없이는 아무도 못버텨요.

    • 음… 104.***.81.123

      향수병요…
      한국 다녀오시는거 추천.

    • qwe 84.***.48.138

      “트럼프”가 굉장히 느닷없이 찾아와서 당황스럽네요…라고 읽었습니다.

      • 저도 76.***.50.230

        저도요 ㅋㅋㅋ

      • 99.***.251.199

        ㅎㅎㅎ…….갑자기 이렇게 될까봐서 걱정이 됩니다.

    • 34 76.***.80.205

      게임하세요.
      zelda breath of wild 완전 잼나요.

    • 슬럼프 107.***.253.73

      슬럼프는 올만 하니까 옵니다!
      너무 극복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본인에게 그간 고생했다 칭찬한번 크게 해주시고 푹 쉬면서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얘기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