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Forums Job & Work Life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코로나 펜데믹 This topic has [8] replies, 0 voices, and was last updated 5 years ago by –. Now Editing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코로나 펜데믹” Name * Password * Email Topic Title (Maximum Length 80) 올해로 20년째 개발자로 현역에서 근무중입니다. 졸업후 첫 직장이 분수에 맞지 않게 잘나가는 초거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였고 그곳에서 8년을 근무하고 영주권을 받았습니다. 그후 여기저기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지금은 5번째 회사이고 총직원수가 20명 정도의 마이크로 규모의 전자회사에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중입니다. 전공이 EE 가 아니라 CS로 학사 석사를 했기 때문에 첫직장은 그냥 순수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만 개발했는데 회사를 옮겨 다니다 직전 회사가 글로벌 전자회사라서 그곳에서 임베디드로 전향한거죠. 그리고 그회사서 4년간 임베디드 개발자로 경력을 쌓고 지금의 20명 직원의 마이크로 회사로 옮긴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에겐 이 회사로 옮긴것이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년전에 이 회사로 옮길때 사람들이 저보고 미쳤다고 했었습니다. 글로벌 전자회사에서 잘나가다가 왜 가내수공업같은 회사로 가냐고... 근데 가고 싶었습니다. 그냥 이젠 저도 신입사원도 아니고 특별한 경력을 더 추가해야할 만큼 경력이 부족한것도 아니어서 그냥 옮겼죠. 그런데 지금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저희 회사는 필수 업종으로 분류되어 여전히 잘 근무중이고 규모는 작고 상품도 몇가지 안되지만 글로벌 커스터머들을 상대하면서 나름 선방하고 있습니다. 직원들 모두 평소대로 출근하고 모든 작업이 정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매주 금요일마다 CEO가 직접 전직원 (20명) 을 회사 로딩닥에 모아놓고 1주일간 변화 상황에 대해 업데잇을 하는데 오늘도 사장은 우리 회사는 잘 버틸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더군요. 역설적이게도 제가 직전에 다니던 초거대 전자 회사는 직원의 50%가 무급 휴직에 들어갔고 앞으로도 언제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갈지 모른다고 합니다. 사실 지난 2008년 경기 침체때도 엄청난 레이오프의 바람이 불었는데 그 당시에도 거대 기업들에서 직원들에 대한 레이오프가 많았고 오히려 소규모 가내수공업 같은 회사들은 악착같이 버티고 있었죠. 이번에도 동일한 룰이 적용되는것을 봅니다. 몰론 100% 제말이 맞다라는건 아닙니다. 단지 개발자로서 커리어 체인지가 다른 업종에 비해 수월할 경우는 다른 직군들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조금 다른 시각으로 커리어 패스를 정할수 있다라는 뜻입니다. 저희 회사는 정말 가내 수공업같은 임베디드 전자회사고 개발자도 저 포함 단 2명뿐입니다. 테스트 인력도 없고 개발자가 개발도하고 테스트도하고 웹페이지 관리도하고 버그질라 괸리도하고 데이터베이스 관리도하고 가끔 커스터머한테 오는 전화도 받습니다. 마치 재래시장의 전통 닥집에서 생닥도 잡고 목도치고 뜨건물에 끓여내서 털뽑고 튀겨서 통닥으로 만들어 손님 테이블에 직접 들고가는 그런 1인 다역의 구조인거죠. 그런데 그런 회사들이 나름 잘 버티고 있습니다.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과 임베디드 양쪽을 다 해본 저의 시각으로 볼때 개발 능력이 된다면 임베디드쪽이 훨씬 압도적으로 전망이 좋다고 봅니다. 제가 말하는 전망이란것은 단순하게 말해서 "안짤리고 쭉우 오래" 다닐 수 있는 그런 직장이란 뜻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기술을 가진 소규모 회사들일수록 직원수가 적고 그대신 각 직원들이 대체 불가능한 해당 분야 전문가의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잘 뽑지도 않지만 일단 뽑은 직원을 회사가 망하거나 본인 스스로 떠나지 않으면 끝까지 회사와 함께 갑니다. 개발자로서 20년째 근무를 해보니까 결국 남는건 401k 밸런스하고 통장에 저축해둔 쥐꼬리만한큼의 잔고...그리고 집한채 달랑 입니다. 무슨 신기술을 개발한다든가 최첨단 무기를 개발한다거나 우주 정거장을 조종하는 통제 프로그램을 만든다든가 그런게 아니고 그냥 하루하루 안짤리고 맡은일 은퇴할때까지 잘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더군요.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결국 언젠가는 정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이번일로 인해서 경제 구조가 어느정도 바뀌게 될것입니다. 마치 무분별하게 모기지 빌려서 큰집사고 큰차사고 큰비즈니스 사던 2008년 이전의 소비 패턴이 2008 이후 사라진것같은 의미인거죠. 개발자들도 이젠 빅4 같은 회사에 목을 멜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자신이 오래 살아 남을수 있는 직장을 우선 순위에 두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할것입니다. 동네 한인 수퍼에서 박스를 까던 분들... 그동안 좀 무시당했지만 이렇게 모두가 잘려나가고 직장을 잃는 상황에선 그분들이야말로 가장 든든한 직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된겁니다. I agree to the terms of service Update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