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면서 왜 싸우고 싶어지는 걸까.

  • #317001
    인내 166.***.166.168 2354

    대합실의 드럭스토어에서 계산하려고 길게 줄을 서는데 드디어 줄 제일 앞에 서게 됐습니다. 줄 맨 앞에서 캐셔 기다릴땐 평소의 열배 정도는 더 정신 집중을 해서 여럿되는 카운터의 캐셔들을 신속하게 하나하나 계속 확인합니다. 캐셔가 부르는데 넋놓고 있느라고 모르고 안가고 있으면 뒷사람들에게 욕먹으니 집중하는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손님이 계산을 마치고 떠나고 계산대가 비었는데 비었다고 무조건 들이밀고 가는게 아니라 반드시 캐셔가 넥스트! 하고 부를때 가야하죠. 그 짧은 0.5 초 1초의 시간을 잔뜩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친구가 GO! GO! 하는 것이었습니다.
    글로 써보면 정말 간단한 상황이지만 부연 설명을 하자면 그 시각 대합실에는 교외에 사는 사무직들이 출근하러 쏟아지는데 직업이란게 좋고 나쁜것이 없는거고 사무직도 천차만별이니 특별하게 생각할게 없는거지만 그래도 사무직 종사자들에 대해 표현을 하지면 비교적 교양이 있고 예의가 있는 사람들인거 같습니다.
    제 바로 뒤에서 GO! GO! 하며 빨리 가라고 다그치는거 딱 듣는 순간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해 저절로 딱 느껴지는게 하층의 예의범절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 머리채를 쥐고 흔들며 윽박지르듯 명령을 하는데 순간 피가 꺼꾸로 머리에 치솟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입은 다물고 있었지만 그 친구를 쳐다보며 표정으로 조용히 하라는 메세지를 줬습니다. 그 친구는 빡 돌았는지 캐셔가 부르니까 빨리 가라고 또 종 부리듯이 다그치는데 제가 캐셔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 안 부른거 잘 아니까 또 표정으로 시끄럽다는 메세지를 줬습니다.
    그렇게 그 친구를 보니까 인종을 정확히 구별하기 어려운 히스패닉인거 같았는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때 그런 계통의 사람들이 그렇게 무대뽀로 거칠게 나오는 경우가 흔했었던건 같고 색다른 점이 있다면 그렇게 무식하게 나오는 사람들의 외관을 보면 사무직에 종사한다는 느낌이 전혀 안나게 마련인데 이 친구는 겉모습이 꽤 단정했습니다.
     겉모습은 단정한데 말하고 행동하는건 무례한 하류였습니다. 저하고 한판 붙고 싶어하는 눈치였는데 뒤에 사람들이 많으니까 못그러고 그냥 각자 계산하고 제각기 갈 길을 갔는데 사실은 제가 그 친구하고 한판 붙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 먼저 더 시비를 걸어봐라 가만 있지 않겠다 순간 별렀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상큼하게 시작하면서 든 생각은 점점 세월이 지나면서 제가 참을성이 사라지고 이런 식으로 한판 붙자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종한테 다그치는 식으로 나와도 그냥 모르는 척을 하든지 그냥 가라는대로 캐셔앞에 갔으면 될 상황이었던것도 같은데 시끄럽다 입 닥쳐라 조용히 해라 하는 무언의 메세지를 보냈는데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한판 붙자고 나오다간 언젠간 흑인한테 총맞아 죽게 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생활 계속하고 나이가 들수록 왜 점점 더 인내심이 줄어드는지 모르겠습니다. 

    • NYC 136.***.251.100

      제가 봤을땐 나이들어 인내심이 주는것이 아니고,

      그 넘이 얕잡아 보고 무례하게 나온것에 대해 분노하는게 당연한것 같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상대에 대해 사전에 미리 판단하고 내가 어떻게 행동해도 될지 판단합니다.

      불합리하고, 무례한 행동을 당했다면 당연히 상대가 누가됐던지간에 따져들고 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 173.***.136.108

      원글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Local 에서 규정 속도로 가고 있는데 뒤에서 빵빵 거리거나 바짝 차를 대고 쫒아오는 차가 있으면 예전에는 갓길로 비키거나 조금 빨리 가거나 했지만 나이가 있어서 그런건지 오히려 규정 속도보다 더 느리게 천천히 운전하면서 갑니다.

      속도 위반으로 걸리기라도 하면 어차피 내가 타깃이 되어 티켓 끊을 가능성이 많은 점도 있지만 서둘 필요가 없다는 생각과 뒤에 바짝 급하게 쫒아오는 차가 밉기도 한 이유입니다.

      같은 이유로 사람이 많은 곳에서 질서를 무시하고 급하게 서둘거나 인상쓰는 사람들 보면 참 여유없이 사는 구나 하는 불쌍한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사는 만큼 그만큼의 여러가지 경험을 하지만 주로 에티켓없이 구는 사람들은 인종적 또는 직업적으로 비슷한 계열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오랜만에 방문한 한국도 사람들이 너무 바쁘고 서두르고 정신없이 사는걸 보면서 예전의 나의 모습도 저랬겠지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 222 208.***.40.53

        로칼 도로가 2차선 이상이면, 가급적 1차선 이외 차선에서는 서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빵빵거리는 놈이 이상한 놈 같습니다.

        하지만, 1차선 틀어막고 서행하는 것 또한 매너가 없어보이는데요?

    • 지나가다 198.***.210.230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 원인으로 제 경우,
      미국 생활 초창기에는 언어, 문화 모든게 생소하고 어리버리해서 저런 똑 같은 상황이 발생 했어도 얼굴 빨개지며 ok ok 하고 아무말없이 하라는 데로 했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이제 돌아 가는 상황이 눈에 좀 보인다는 거죠. ㅎㅎ 그래서 나도 모르게 쌓여있던 묵은것들이 한순간에 훅 올라오더라구요. 한번은 월마트 앞에서 10대초반 여자애가 쿠키를 팔고 있더군요. 항상 보는거라 매번 사줄수도 없고 그날은 가볍게 고개 끄덕이며 미소 지으며 앞을 지나갔는데 뒤통수에서 “Korean…” 이 소리가 들이겁니다. 홱 돌아보며 what did you say? 하니 놀란 표정으로 I didn’t say anything… 이러는데…. 갑자기 머리에 뜨거운게 꽉차면서 내가 왜 이러나 싶더군요.
      에효… 이런걸 이민 후유증이라고 해야 하나요? ㅎㅎㅎ

      • 공돌이 50.***.34.73

        지나가다님.
        정말 공감이 많이 되네요..
        저도 가끔가다 내가 왜이러나 깜짝 깜짝 놀랄때가 있는데 지나가다님께서 말씀하신데로 상황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깐 저도 모르게 쌓인것이 나오는것 같네요..
        이민 후유증이라…공감이 됩니다.

    • 버지냐 108.***.193.114

      전 3단계쯤 거친거 같습니다…
      처음에 와선 나름 빠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언어, 문화차이로 양보해주고 미켜주고 참고 그러다가…
      세월이 지나면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보는거 같아…
      쌈닭쯤 됬던거 같습니다…
      특히나 상황이 꿀릴 상황이 아니라면요…
      그런데 요즘은 두 대응방식에서 갈등을 합니다…
      걍 정신건강을 위해서 좋게좋게 무시할까…
      그러다 나중에 생각나면 짜증나니 지금 퍼부어버릴까…
      더 지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자꾸 맘 편히 사는게 좋은거 같습니다…

      • 맞아요 98.***.194.233

        .쌈닭…저도 자꾸 쌈닭이 되가는 느낌이에요. 쌓이고 쌓이는 이민생활의 스트레스가 곪아 터지는듯…

    • 이민자 205.***.126.4

      히스패닉 흑인들 첨보는데도 브로, 맨, 둗 하면서 기선제압이라도 하듯이 말 무식하게하죠. 유전적으로 무식한 인종들입니다. 이건 어쩔수없는 사실입니다. 물론 안 그런사람들도 당연히 있겠지만 다른 인종들보다는 예의도 없고 말이 거칠죠. “흑인 히스패닉이라고 다 그런거 아닙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또라이분들은 답 달지 마시기 바랍니다. ㅎ

      • 유전 107.***.141.110

        님의 무식함도 유전인가 보군요.

        • 이민자 173.***.16.204

          님의 무식함에 비교하면 전 양반인것 같습니다.

      • 2222 208.***.40.53

        이분 Job보드에선 유학생들 단순하게 일반화 하시더니 여기선 흑인 히스패닉을 다 도맷금으로 넘기시는 군요. (‘내가 본 유학생’ 글 참조)

        그 유전적으로 무식한 인종에서 오바마가 나왔고, 그사람이 지금 미국을 이끌고 있습니다. 쯧쯧… 누가 또라인지는 한번 앉아서 잘 생각해보시고…

        관심이 필요하셔서 이런게 글쓰시는 거라면, 머.. 다음부턴 제가 조심하죠.

        • 이민자 173.***.16.204

          >>유학생들 단순하게 일반화 하시더니

          유학생 출신이신가 보군요. 제가 열거한 사항들은 100퍼센트 다 유학생들을 관찰한것입니다. 찔린 내용이 많이 있었으리라 확신합니다. 본인이 기분나뻤다고해도 사실은 사실이고 따라서 까칠하게 나올필요까진 없죠. 영어공부하시고 한국 TV 적당히 보세요.

          >>관심이 필요하셔서 이런게 글쓰시는 거라면

          저는 동의하든 안하든 공감하든 안하든 생각해 볼수 있고 유용한 내용의 글들을 많이 썼다고 생각합니다만. 님은? You are nobody.

          >>누가 또라인지는 한번 앉아서 잘 생각해보시고…

          생각해볼필요도없이 당신이 또라이입니다 ㅋㅋㅋ. 님은 제가 말한, “흑인 히스패닉이라고 다 그런거 아닙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또라이였군요. ㅎㅎㅎ

          모두가 다 그런게 아니라고 분명히 얘기를 했는데도 오바마가 흑인이라고 제대로 걸려서 얘기하다니 정말 또라이의 극치인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백인 동양인에 비해 히스패닉 흑인들은 가난하고 교육열도 낮으며 수학 과학및 다방면에서 현저히 떨어집니다. 한국 이민자들이 겪는 대다수의 강도, 약탈등이 히스패닉 아니면 흑인들입니다. 유학생출신이 뭘 아시겠습니까. 또하나, 모르셨나본데 다수가 해당하면 일반화하여 얘기하는데 오류없습니다.

          님은 “한국인은 냄비근성이 강하다”라고 하면 “난 안 그러는데”라면서 기분나빠할 사람이군요. 완전 또라이 맞습니다!

          >>다음부턴 제가 조심하죠.

          예, 조심하세요.

    • 1111 134.***.42.13

      나이 들면서가 문제가 아니고, 그냥 원글님이 요즘에 신경이 날카로와 진게 아닌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맨날 그러고 사는데, 기복이 좀 있습니다. 어떤때는 바로 그런 문제때문에 열받고 스트레스 받고, 가끔씩 눈에 보이는 인간들하고 말싸움도 하고 그러죠. 가만히 보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닌데도 말이죠. 반면에 어떤 때는 마음이 너그러워져서, 상대방이 아무리 이상하게 행동해도 난 별로 동요하지 않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만약 로토 잭팟이 되었다면, 그 인간이 행동을 그렇게 하던 어떻게 하건 상관할 것 같습니까?

    • 1111 134.***.42.13

      가장 강한 사람은

      작은 일에 마음의 동요가 없는 사람입니다. 중요한 문제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게 말은 쉽고 행동에 옮기는 게 힘들다는 건 아는데, 가끔씩은 되새겨볼 만 합니다.

    • Mohegan 99.***.253.169

      사정은 이해됩니다. 허나 그냥 거기서 끄친것도 잘한겁니다. 참으세요…

    • 원래 76.***.131.21

      인생살면서 이런저런 일에 부딛치고 안좋은 경험도 많이 쌓이면서
      나이 먹으면 화가 많아진다고 해야 하나. 그런건 좀 있는듯.

      연세 드신 분들 보면 확실히 화가 많음.
      미국서도 “그럳지 올드맨” 이란 영화가 나오는걸 봐선 미국인들도 마찮가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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