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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빅4 중 한 곳 KP에 근무하다 General Practice로 옮겨서 몇 년 근무 후 한국회사에 잠시 있다가 지금은 미국회사에 Controller로 있는 사람입니다. KP에 대해 그리고 한국회사들의 어카운팅 부서에 대해 생각을 적어봅니다
KP중 가장 큰 곳은 KPMG입니다. 사람 참 많고 클라이언트도 대기업들도 많고 작은데도 많지만 다른 데에 비하면 그나마 제대로 돌아가는 구조죠. 제대로 돌아가는 건 사람들 갈아서 장사하기 때문입니다. 좀 노골적인지 모르겠는데 현실이 그렇습니다. 워낙 fee가 작기 때문에 그리고 그 작은 fee 가지고도 다른 빅4 KP들과 박터지게 싸우기 때문에 10년 전하고 fee가 차이가 없지요.
이게 진짜 우울한 건데 결국 작은 fee 때문에 사람들만 격무에 시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 있는 매니저, SM들 사실 나가도 그만큼 연봉 맞춰줄 데가 없기 때문에 파트너 한자리 바라보며 버티는 겁니다. 이 분들이 버티고 있으면서 연차는 올라가니 아래 시니어들에 비해 매니저, SM 수가 비대한 기형적인 구조죠. 시니어들은 배우는 게 아니라 “알아서 터득하는” 요령이 없으면 그냥 작년 조서 베끼다 나가는 수준입니다.
미국일 하면서 좀 실력이 늘면 좋은데 가장 중요한 12월 말 법인은 한국일을 한다는 게 문제죠. 솔직히 조서 수준 General Practice에 비하면 형편없습니다. 가끔 버터발음하는 교포들이 KP에 오긴 하지만 대부분 금방 나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온 사람들입니다. 그냥 업무 수준의 영어까지만..빅4의 KP분들 중에 기본적인 업무 영어 레벨을 넘는 분은 한 분도 없다고 봐야합니다. 감으로 알아듣고 맨날 하는 업무 용어에 맞춰서 일하는 거죠.
딜로이트 KP는 KPMG KP를 목표로 하지만 KPMG에 비해 규모도 작고 사람도 작습니다. 그냥 모든 게 KPMG의 다운그레이드라고 생각하면 맞고요, 위에서 말한 KPMG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좀 많이 작아요..파이가..사람도…클라이언트 레벨도
PWC KP는 한때는 잘 나갔는데 Cho 파트너라는 이 바닥에서는 유명한 (안좋은 쪽으로)사람이 대차게 말아먹고 망했죠. 지금은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교환근무로 와서 한국삼일 클라이언트들 몇 개 가지고 있는 수준이에요. 교환근무 온 사람들이 1, 2년마다 왔다갔다 하니깐 클라이언트들 맨날 사람 바뀐다고 불만많지만 거기 클라이언트들이 한국삼일과 긴밀해서 그럭저럭 관계 유지하고 있고요.
이렇게 써놨더니 좋은 게 없는데 사실 이게 다에요. 일을 배운다는 건 결국 제대로된 트레이닝과 온더잡 트레이닝인데, 트레이닝은 빅4 사내교육이 좋으니 문제없지만 더 중요한 OJT는 없다고 봐야하는 수준. 시니어들은 정말 아는게없고 (조서 채우느라 바쁘니 당연하겠고) 매니저들도 외부 사람들이 들으면 상상초월하는 수준이에요. 미국 애들은 인더스트리별로 스페셜티가 있지만 KP는 은행하던 사람이 제조업감사하고 그러다가 증권사도 하고 호텔감사하고..이게 말도 안되는거죠…GAAP도 잘 모르는 매니저들이 대부분이에요.
거기에 time eating하지 말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일하는 시간 다 charge하는 건 불가능하고 쫓기듯 엑셀 채우다 다음 site가서 또 직전 client 자료 받아서 무슨 말인지도 모르지만 작년 것 따라하고 위에 물어봐도 작년 것 따라하라고 하는 게 전부고..개중에 정말 가뭄에 콩나듯 제대로 시스템을 알고 GAAP을 알고 오딧을 아는 사람들 있는데 (제가 10년 동안 두 명 만남) 이런 사람들은 미국 일에 팔려가서 아예 트랜스퍼하거나 private으로 가지요.
KP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회사 가던가 한국계 회계법인 (C, S, P같은)으로 가요..거기 가면 alum들 천지고 영어 스트레스없고 또 그런 사람들끼리는 밀고 끌어주는 게 좀 있거든요. 또 한국회사들은 KP 출신 선호하는게, attitude가 좋아요..야근 군말없이 하고 한국적 사고방식…개중에는 미국회사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일부고..그런데 영주권 시민권있는 젊은 친구들은 시니어 달자마자 나가더군요…
감사는 KP에서 하든 GP에서 하든 로칼에서 하든 티가 나지않기때문에 한국회사들도 신경안써요..전혀. 그냥 빅4 감사받는다면 때깔도 나고 거기다 KP 가격이 말도 안되게 싸거든요. GP랑 비교하면 아마 3분의1도 안 될거에요..그러니 영어도 힘들도 문화적 차이도 있고 가끔 켕기는 것 있는 한국회사들은 대기업이든 로컬이든 KP를 안찾을 수가 없겠죠. 감사라는 게 unqualified로 정해져있는지라 회사들의 관심은 싸게 더 싸게 그리고 최대한 회사 사람들 귀찮게 안하는 회계사를 찾아요. 그게 바로 KP입니다..수요와 공급이 딱 맞는거겠죠…미국회사들도 감사인 별로 안 좋아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하지만 한국회사들같이 노골적이진 않아요. 재무제표 주석..한국회사들은 당/연/히 감사인들이 쓰는 것으로 알고 아예 말도 안 꺼내지만 미국회사들은 아무리 작아도 최소한 주석쓰는 시늉이라도 합니다..다 틀리지만 결국 감사인들이 고쳐야 하지만 마인드 자체가 달라요
감사인들한테 중요한 건 GAAP도 GAAP이지만 회사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99%의 KP 회계사들은 회사를 잘 몰라요..아니 전혀 몰르죠…회사의 product와 process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요…시간도 없고 제대로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니 몇 년을 회사를 돌아도 제자리 걸음이고…거기다 좀 알만하면 다른 회사 가라고 하고..저도 이해는 합니다 왜 그런지…하지만 미국애들하고 비하면 이 부분이 굉장히 떨어져요..그냥 샘플 뽑아서 증빙이라고 가져다주는 서류 번호 채우고 금액 채우는…그 서류가 뭔지도 잘 모르고 그게 유의미한 자료인지 아닌지도 모르고…회사의 비즈니스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증빙만 채우는 거에요
택스는 좀 더 심각합니다. 감사는 막말로 모로가든 도로가든 클라이언트에게 가는 건 똑같습니다. unqualified opinion audit report..아무도 관심없는 결과물…그런데 택스는 실제 회사의 돈이 나가고 들어오는 일인데 KP의 택스수준은 상상초월입니다. 예를 들어 estimated tax payment를 잘 못 계산해서 회사가 penalty를 내는 경우도 있는데 한국 회사들은 멍청한 게 그게 패널티인지도 모르고 회계사가 돈 더 내라고 하면 내는 수준이에요. KP가 회사를 spoil하기도 하지만 그런 수준에 딱 맞는 한국회사들인거죠. 특히 한국회사 담당자들은 택스는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다, 아니 전부에요. 가끔 큰 회사들은 빅4출신 한국인, 미국인 택스 매니저로 inhouse 택스 인력 뽑는데 돈낭비입니다. 이 사람들 빅4에서 나오는 순간 업데이트가 전혀 안되는 공무원 마인드에요. 왜 이런 사람들을 뽑는지 우리끼리도 비웃죠. 생각해 본다면 정상적인 빅4 출신 택스매니저가 돈도 많이 안 주는 한국회사 간다면 이유가 있겠죠.
제가 비즈니스 한다면 돈 좀 더 써도 유태인들이 하는 회계법인 씁니다. 좀 큰 기업이라면 빅4의 GP 택스를 쓰죠. KP 택스의 존재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싼 값이고 셋째로는 한국회사 회계담당자들의 영어울렁증 정도? 진짜 한국회사들 회계, 택스 인력 돈 아끼는 건 알아줘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푼돈 좀 아끼고 영어를 피할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이런 KP의존증은 회사에 독으로 작용할 겁니다…
KP를 열심히 깠는데 한국회사들은 더 한심한 수준입니다. 잠깐 한국회사에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잠시였지만 시간낭비 제대로하고 나왔습니다. 영어가 안되더라도 가능하면 한국회사는 가지 마세요. 미국회사 가더라도 부딪히면 실력도 영어도 늡니다. 좀 편하겠다고 한국적인 것 찾다가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특히 회계, 파이넌스 쪽은 한국회사들 특유의 근검절약 문화가 빛을 발하는지라 절대 돈 안 씁니다. 그냥 5만불 주고 어카운팅 매니저라도 SAP에 엔트리 할 줄 아는 수준의 아무 생각없는 직원 두고 그 위에 10만불 언저리에 Accounting manager 또는 controller랍시고 본사 주재원 또는 오너 말 잘 듣는 사람 두고 “작년과 똑같이” 하기만을 바랍니다. 어떠한 조금의 개선과 변화도 필요없어요. 조금만 새로운 것 있어도 이해하려하지 않고 덮고 뭉게는 게 대부분의 회사 문화입니다.
한국본사 자회사들은 가관인게 회계말고도 잡무가 정말 많아요. 영어 안되는 한국 본사 애들이 뭐가 그렇게 미국의 동향은 궁금한 게 많은지 영어자료 주면 번역 요약해줘야 하고 듀 데잇은 또 좀 무식하게 빠른지..교포가 오너인 로컬은 더 황당한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비자금 만들어주는 게 중요 업무라고 하던데…진짜 미국에 있는 한국 회사들은 한국에 있는 한국회사들이 30년 전 모습인가봅니다.
요약하자면 KP는 한국계 회사들을 spoil하고 반대로 한국회사들은 KP를 spoil하는 용호상박의 구조입니다…이거 절대 안 바뀔거에요..서로가 상대방 없이는 못사는 구조인데 바뀔리가 없지요..auditor로 크고싶다면 KP로 들어오면 안되고 들어와도 transfer하세요…사실 KP로 오는 분들 오딧 좋아서 택스 좋아서 오는 사람들 드물긴하죠..그냥 문과 직업으로는 영주권 해결 쉽고 name value도 있고 한국 정서 좋아하는 분들 (까라면 까고 술자리도 좀 있고)은 KP로 모입니다…옛날에는 빽으로도 많이 뽑았어요..요즘은 안 그런다는데 옛날에는 누구누구청탁으로 온 사람들 공공연히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