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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안보 무능 드러나 MB 사과·내각 총사퇴를”
조사 결과에 의문 제기도… “때린 불량배는 놔두고 맞은 가족만 탓하는 격”2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의 화두는 ‘천안함‘이었다. 그러나 “북한 어뢰에 의해 천안함이 격침됐다”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전날 조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북한 규탄 분위기는 아니었다.
정세균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안보 무능을 드러낸 것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사죄하고 내각은 총사퇴해야 하며 관련자는 군사법원에 회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정동영 의원은 “정부가 지난 3년간 평화체제를 고민한 적이 없어 결국 평화의 바다로 가던 서해를 긴장과 대결의 장으로 만들었다”며 주된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정부 발표가 사실이면 북한도 국제사회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은 언급했지만, “북한 소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맨 먼저 말한 곳이 청와대와 국정원이었다. 어떻게 (북한 어뢰 추진부에 적힌) ‘1번’이 뚜렷하고 선명하게 나타나느냐”며 조사결과 전반에 의문을 제기했다.
- ▲ “불심 잡자” 한데 모인 여야… 2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54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에 한나라당 정몽준, 민주당 정세균, 자유선진당 이회창, 민주노동당 강기갑, 창조한국당 공성경 대표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오세훈, 민주당 한명숙, 자유선진당 지상욱,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왼쪽부터) 등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불심 잡기에 힘쓰고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이처럼 합조단의 20일 발표 이후에도 민주당은 북한 대신 정부와 우리 군 지휘부를 향해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안보가 주특기라는 보수정권의 무능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이번 6·2 지방선거를 “이명박 정권의 안보 실패와 무능을 심판할 기회”로 연결시키는 중이다. 선거 10여일을 앞두고 확대된 천안함 이슈가 북풍(北風)으로 이어질까 극도로 경계하는 한편, 공세 강도를 높여 이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북한에는 눈을 감는 민주당에 대해 “때린 불량배는 놔두고 맞은 가족을 탓하는 격”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당 내부에서도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당직자는 “지금까지 (북한은 아니라고) 해놓은 말들이 있다. 우리도 북한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당초 민주당에서는 정부가 북한 소행이란 결정적 물증을 내놓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그래서 “정보와 전략의 부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북한 관련 여부를 떠나 어뢰 공격 가능성이 높다고 공식 석상에서 말했던 인사는 이강래 전 원내대표가 유일했다. 북한 관련설을 부정하고 좌초설 등 다른 원인에 무게를 두는 주장이 당을 주도하는 상황이었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 사건 발생 초기부터 북한 관련설을 일축했고, 김효석 의원은 민·군 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암초 혹은 피로파괴설을 주장하며 “양심선언이 여기저기서 나올 것이며 이는 시간문제”라고 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목전이라 민주당의 ‘천안함 전략’은 수정이 힘들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이 북한과 각을 세울 경우 과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들였던 대북 온건정책의 근거를 부정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현 정부 때리기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