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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랑 원래 사이가 안좋은 캘리 사위입니다. 그래도 장인장모를 사랑하는 사위라 자부합니다. 애증관계라고 할수 있죠.
전형적인 거겠습니다만은, 두 집안이 만나면 아무래도 서로의 단점들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 집안은 공부를 못하네 이 집안은 정리정돈 교육을 안시키네 등등.
요번에 철없는 와이프가 애들 기르기 힘들다고 징징대니 딸이라면 물불을 안가리는 장인장모님께서 장기체류중이십니다.
처음에 서로 굉장히 조심했습니다. 근데 장인어른께서 점점 골수 꼰대기질이 나오시기 시작하는겁니다. 본인 스타일이 최고라는 신념을 가지고 남들이 하는건 다 지적.
생활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하시기 시작. 제 근본적인 습관에 대한 지적 시작.
딸이 중간에서 제 눈치를 보고 슬쩍슬쩍 제지를 해서 그래도 그때 그때 스탑되고 견딜만 했는데,
맛난 것도 많이 해주시고 좋은 점도 많았는데,
장모가 요번에 밥하고 집안일 하느라 고생 하니고마워 하란 식으로 말씀하셔서, 해주신 밥 먹는걸 고생 이란 식으로 표현하시니 갑자기 거북해지더군요. 머 그런거 있지 않습니까 good will을 받으면 고맙지만, 받았으니 고마운줄 알라그러니, 갑자기 뒷통수 맞는 느낌. 아내가 이 핑계로 두고두고 바가지 긁을거란 느낌이 딱 들더군요. 울 엄마가 와서 고생했는데 어쩌니 저쩌니. 솔직히 감사하지만 제가 밥해달라 그런거도 아닌데. 솔직히 딸 도와주러 오신거지 사위 도와주시러 오신거는 아니지 않습니까. 본인 딸이지만 너가 남편이고 손녀가 자네 딸이니 고마워 하시게- 이논리도 뭔가 좀 아닌거 같은데.
이제와 말이지만 와이프는 오셔서 돈 많이 쓰셨다고 또 저보고 고마워 하라는데, 뭐 계시면서 생활비 보태주시는 건 맞지만 본인들 생활비 쓰시는거 아닙니까, 솔직히 저 좋으라고 쓰는거보다는 딸이랑 손자들한테 쓰시는건데 그걸또 사위한테 도움준다는 식으로 해석하는거는. 이제와 말이지만 결혼식부터 지금까지 본인 아들들 장가들 갈때는 엄청나게 없는재산까지 다 털어서 해주시면서 사위만을 위해 뭘 탁 해준거는 한번도 없으시면서 말이지요. 어떻게 보면 가족위주로 되게 중심적인데 그걸 사위보고 고마워 하라고 강요하는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감사하죠. 제자식이고 제 와이프고 생활비도 실질적으로 주니 몇천불 집어주신거나 다름없고. 근데 그렇다고 그걸 구태여 본인들이 도움준걸로 해석해서 저보고 고마워 하라고 떠미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뭔가 원론적으로 되게 이기적이지 않습니까? 항상 본인 아들들, 본인딸만 생각하는. 아예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위는 남의집 어려운 사람 생각하고 딱 그렇게 딸 먹여 살리는 사람으로 어렵게 존중하면서 대하시던지, 이거는 뭐 필요할때만 아들같네 부모같네. 막상 결정적일때는 본인 자식들 위해 행동하시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 되게 shallow한게 전통적인 가치에서 남녀 차별이 있은 이유로 여성해방이 되는거 아닙니까? 평등하게? 이게 종속관계를 뒤집으란 말이 아닌데, 요즘 한국 사람들 보면 시대가 바뀌어서 딸이 최고네 하면서, 사위들한테 시집살이 시키려 들어요. 수틀리는 일 있으면 이혼하잔 식으로 덤비면서.
적어도 사위가 외가 도움 없이 아내와 아이들을 건사하고 있으면 그걸 고마워하고 어려워 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맨날 자기딸이 결혼해서 망했는지 복권당첨했는지 계속 재는 눈치도 보이고, 툭하면 시집살이 시키려 들어요. 세상이 바뀌었네 모네 하면서. 뭔가 인본주의 평등주의에 대한 개념이 없으니 분위기 타서 사람한테서 이런식으로 이득볼 생각이나 하고.
그래도 그동안 정도 붙고 장인 꼰대 스타일이신거 아니 그냥 옛날 직장 경험으로 직장 상사 대하듯이 웃으면서 그러려니 했는데,
갑자기 그자리에서 와이프가 평소대로 저희 친가에 대한 일방적인 욕을 하기 시작하는겁니다. 자기입장에서. 우리 엄마는 이렇게 까지 하는데 너네 집안은 뭐 하나 도와주는거 있냐고. 장인어른은 옆에 계시면서 이런점에서는 그냥 모른척 해버리시더군요.
하…. 정말 철없는 아내와 결혼한 제 잘못도 있지만 철없는 아내가 생긴 원인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고 뒤집어 쓴듯한 느낌이 듭니다.
장인어른이 자꾸 선을 지키지 못하시니 뭔가 내 힘으로 산 집에 내 힘으로 이룩한 가정에서 갑자기 가장의 위치를 강간당하는 느낌. 미국식으로 생각하면 남의 가정에 손님으로 와서 이런식으로 참견당하는건 말도 안되는 사생활 침해이자 실례이지만, 오래전 떠난 한국에선 어른들이라 이런 꼰대권리가 주어지나부다 하면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 오늘도 참아봅니다.
처가 욕을 아는 사람한테 하면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는 소문이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좁은 한인사회에서. 이곳에서나마 익명으로 두서없이 뿜어봤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