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Forums Job & Work Life 미국 또는 한국 This topic has [23] replies, 1 voice, and was last updated 11 years ago by 동감 중년. Now Editing “미국 또는 한국” Name * Password * Email Topic Title (Maximum Length 80) 한국엘 방문하면 꼭 만나보게 되는 죽마고우 친구들중 한명인 K가 지난달 뉴욕에 업무차 왔다고 해서, 나는 큰맘먹고 뉴욕으로 날라갔다 (2시간 반 비행). 마침 뉴욕에도 친한 친구 C가 살고 있기에 모처럼 셋이 모여 회포를 풀었다. 뉴욕에 온 K가 무르익은 술자리에서, 진지하게 C와 나에게 이야기했다. "미국에 와서 살고 싶다." 살고싶다는 욕망표현이 아니라, 진지한 이민계획을 세우기 위한 멘트였고, 구체적 질문과 답변들이 오고갔다. 술이 확 깼다. 우리 셋은 모두 50대 초반이다. 20여년전 비슷한 시기에 우리 셋은, 미국유학을 나와서 K는 한국에 돌아가 교수생활을 해왔고, C는 학위가 끝난후 작년까지 뉴욕에서 대기업 엔지니어 생활하다가, 올해 독립하였다. 나는 학위 마치고 한국에 들어가 대기업 연구소 다니다가, 12년전 다시 미국으로 나와 이제껏 평범한 엔지니어로 살아오고 있다. 전공분야에서는 한국내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K가 지금 이나이에 이민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술자리 다음날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뉴욕에 살고있는 C는 술자리에서 K에게 거의 호통수준으로 야단을 쳤다. "정신차려 이친구야!, 우리나이에 다시 미국으로 나와 뭘하며 살것인데? 너 지금 한국에서 중견교수자너? 내년쯤이면 학장자리도 가능하다며?" 라고 시종 일관했지만, 나는 묵묵히 술잔만 주거니 받거니 였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뉴욕친구 C의 충고가 당연히 옳은 이야기지만, 어디 삶이란게 이성적으로만 이루지는 것인가? 20여년전 미국유학 나온것도 이성적으로만 판단되어진 결정이 아니었다는 점은 우리 셋 모두에게 해당되는 경우였고, 학위가 모두 끝나 한국에 들어간거나 (K경우), 미국에 잔류한거나 (C경우), 아니면 나처럼 한국에 들어갔다가 다시 미국에 나와 사는 이 모든 삶의 행위들은 "이성"으로만 해석 되어질 수 없는 짓거리라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곳 게시판에 최근들어 미국이민에 대한 질문들이 다시금 무성해지고, 그에 대한 답변들은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이다. 잘 따져서 결정하라는식의 천편일률적인 충고들 또는 미국은 이럻고 저래서 문제가 있고, 한국은 그렇고 그래서 문제가 있으니 대차대조표 잘따져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는 아주 "이성"적인 답변들의 획일성들... 나는 집에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까득막히 내려다 보이는 지상의 풍경들을 한참 쳐다보며, 문득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에 나오는 한 구절을 떠올렸다. "자, 내 말 잘 들어, 다무라 카프카 군. 네가 지금 느끼는 것은 수많은 그리스 비극의 동기가 되기도 한 거야. 인간이 운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 인간을 선택한다" 지난 삶동안 겪어낸 수많은 행위들을 되돌아 보면, 내가 그것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운명이 나로 하여금 그 선택을 받아 들이게끔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나보다. 미국에 이민올것인지 또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것인지, 그것은 우리가 이성적으로 따져보아 선택하는게 아니라, 운명이 우리를 선택한다는 점에 나는 투표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갈 수록 든다. 물론 그러한 선택을 받아 들일때 마다 나를 설득하기 위한 판타지는 늘 필요하다. 그것도 과학적이고도 냉철한 이성이라는 화장발 짙게 입힌 "판타지"말이다. I agree to the terms of service Update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