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

  • #1248340
    레니 121.***.173.3 1566

    안녕하세요,

    저는 예전부터 막연하게 생각이 든 것이, “무슨 일을 하느냐” 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어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느냐” 라는 주변환경적인 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적어도 제 경험에서는 그랬습니다.

    인턴일을 하던, 군대에서 행정일을 하던,
    일은 그 순간 사수에게 배우는게 전부고, 그 외에 저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같이 일하는 멋지고 똑똑한 사람들.
    그리고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그런 분위기에 일하는 것이 즐겁다라는 생각을 했었죠. 여담으로 방송국은 제외.

    학부생인 저는 그래서 여태껏 공부하는 이유란 그런 멋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들어가기 위함이다 – 라고 막연히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저의 이런 생각이 너무 편협한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걱정이 되더라구요.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사실 여기 게시판을 둘러보다 보면 직장은 말그대로 잡고 먹히는 정글같아서 무섭습니다. 사회는 이런 곳인가..? 저의 이상과는 정반대로 보일뿐이고..

    고로 인생의 선배님들은 저의 이런 사고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선배님들께서는 과거 각자의 진로를 선택하셨을 때 그 기준점이 무엇이었나요?

    • 직업 64.***.103.77

    • 유물론자 74.***.116.229

      개인으로서 바로서지 못하고, 자아가 아직 약한사람들이 누구와 일할지에 따라 본인의 행복도가 달라집니다. 즉, 본인의 선택보다는 타인의 선택에 더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것이죠. 어른이란건 본인의 행복을 본인이 주도하는겁니다. 사회가정해놓은 직업의 틀, 타인의 시선들로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마시기바랍니다. 타인이 만든 룰로 자신의 행복은 결코 영원히 구축할수 없습니다. 제말은, 외부 환경, 사람들오 부터 영향을 완전 차단해야 한다는 뜻은아닙니다. 영향은 향상 상호작용으로 주고 받는것이므로 당연한것이지만, 그 관계속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의존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하나 잘못생각하시는점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직장’ 이란 신화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직장에서 자아실현을 할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직장은 ‘돈’ 을벌기위한 장소라고 생각하셔야합니다. 그리고 직장은 어떻게 하면 적게 편하게 알하면서 많은돈을 벌까 궁리하고 경쟁하는 전쟁터이지 꿈을 실현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꿈은 직장의 창업자만이 실현할수있습니다. 직장의 환상에서 깨어나시고, 작장은 님이 님의 꿈을 퇴근이후 실현할수 있도록 필요한 최저생계비를 버는 곳일 뿐입니다. 자아실현은 퇴근이후부터 출근전까지만 가능합니다.

    • ㅎㅎ 108.***.213.43

      캬.. 우문현답인데요.. 먹고살기 위해서 일해요..

    • smith 72.***.239.48

      갈수록 사회가, 약육강식의 분위기를 짙게 풍기는 쪽으로 가는것은 어쩔수 없는 트렌드 입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이 그러한 곳에서 생존해내야 하는게 우리들의 숙명입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도 없겠지요.

      아프리카 사바나들판에서 사자나 하이에나들에게 물어뜯겨 잡아먹히는 초식동물들보다는, 자연사할때까지 평화롭게 살다가는 초식동물의 숫자가 여전히 많기때문이기도 합니다.

      문제의 요점은, 사회가 갈수록 비정상화되다보니 (신자유주의적 시장제일우선주의) 초식동물들중 적지않은 이들이 프레데터들로 변해간다는것입니다. 남들을 물어뜯고 잡아먹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이죠. 이들또한 그러한 물어뜯김에서 겨우 살아남은 상처깊은 초식동물 출신들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이러한 우울한 세태에 한가지 긍정적인 점은, 프레데터들 (사자들 또는 하이에나들)의 수명은 초식동물보다 짧다는것이지요. 이점을 곰곰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원글님도 나중에 직장생활 하다보면 프레데터로 진화하려고 (이게 소위 자기계발로 달성될 수 있다는 착각들이 횡행하고 있지만, 사실 상속받지 않는한 불가능한, 프레데터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않는한 거의 불가능한 Goal들인데) 마음먹게 되는 경우도 당하게 되고요, 그렇지 않고 말그대로 원글님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사람들 환경에서 직장일을 하게될 가능성도 있지요 (갈수록 이러한 행운은 급속히 사라지고 있지만)

      결론은 이거입니다.

      님이 초식동물로 살다가 갈것이냐 아니면 프레데터로 변형할것이냐는 전적으로 님의 선택이고 판단이고요.
      이러한 선택과 판단은 은퇴할때까지 지속적으로 요구받게된다는 것이지요. 어느 삶이 더 나은것이냐는 칼로 무자르듯 명확하게 내릴 수 없지만, 제 경험으로 (직장생활 20년) 제 개인적인 판단에서는 초식동물이 그나마 평범하게 살아다가기엔 더 적합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범하게 살아간단는게 갈수록 위대해 보이는 한 직장인이 드리는 말씀입니다.

      행운을 빕니다.

      • 어렵네요. 41.***.96.123

        마치 정글과 동물원을 떠올리게 하네요.

        조금 극단적으로 보면,
        정글에서 살기 원하는지 동물원에서 살 것인지, 어느쪽이 더 행복할 것 같은지에 대한 발제처럼 보입니다.
        자문자답에 끝은 없지만 그래도, 정글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동물원 철창 안에서 안전하게 밥 굶지는 않겠지만, 건강하지도 행복하지도 못할 것 같아서요.
        사자 하이에나에게 처절하게 살이 찢겨 죽는 비참함은 없겠지만, 건강한 자연이나 창공을 마음대로 날아다닐 자유도 없죠.

        물론, 말씀하신 것 처럼,
        — ‘초식동물들중 적지않은 이들이 프레데터들로 변해간다는것입니다.’ <– 요게 문제일 것 같은데,
        정말 그런 것인지 따져볼 일인 것 같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80%는 정글 20%쯤 동물원’으로 어우러진 세상이 좋지 않을까 생각은 해보고 있어요.

        스미스님은 언제나 개념글이라서 좋습니다. 잘 보고 있어요.
        이런 글들은 답글보다는 원글로 써 주시는게 더 좋아보여요.
        담에는 원글로 부탁….

    • ㅎㅎ 172.***.26.235

      원글님이 바라는 세상은 솔직히 꿈같은 소리인것 같습니다. 원글님이 사람을 직접 뽑는것도 아니고 직장생할하다 보면 정말 짜증나는 사람이 많습니다..좋은사람이 있는 반면에 정말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 고민은 싫은사람하고 어떻게 문제 생기지 않으면서 일하냐 인데 세상일이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