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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이번 마스터즈에 관심이 많겠죠. horny골퍼 타이거우즈도 복귀했고, 아직 1라운드가 끝나진 않았지만 양용은 선수가 현재 공동 선두군요. 최경주 선수도 타이거와 한조를 이루며 잘 하고 있네요.
그런데 61살의 노장 톰 왓슨이 작년 브리티쉬 때처럼 또한번 일을 내고 있습니다. 5언더파 67로 1라운드를 마치고 현재 공동 1등.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골퍼 때문이기도 하지만 톰 왓슨이 아들, 손자뻘되는 어린 선수들을 뒤로 하고 마스터즈에서 환상적인 샷을 날리는 모습이 감격적입니다. 필드에서 항상 그윽한 미소를 짓는 필드의 신사 톰 왓슨이 끝까지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ㅎ.작년 브리티쉬 파이널 라운드, 마직막 홀에서 파만 하면 60세로 최고령 메이저 우승의 영예를 얻을 수 있었지만, 오후내내 열기로 말라버린 딱딱한 그린은 톰 왓슨의 세컨샷을 하염없이 굴려 그린엣지 밖으로 밀어내 버렸죠. 완벽한 샷을 날렸다고 생각했던 왓슨은 김이 새 버리며 보기로 마쳤고 연장전에서 아쉽게 패했습니다. 마지막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린지 26년만에 도전했던 메이저 우승이 허무하게 날아갔음에도 끝내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으며 우승자 스튜어트 싱크를 축하해 주던 모습이 선 합니다. 경기후 인터뷰때 “내나이 60, 이런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정말 최선을 다했고 아마 며칠간 가슴이 쓰릴것같다”는 말에 제가 더 가슴이 아프더군요.
골프광이시라면 톰 왓슨의 절친이자 오랜 캐디였던 브루스 에드워드가 루게릭 병으로 2004년 세상을 떠난것을 아실겁니다. 2003년초 불치병 진단을 받고 상심해 있던 친구 브루스를 위해 왓슨은 경기에 나설 때마다 루게릭 병 치유를 위한 리서치 펀드를 모으려고 발품을 팔며 언론에 알리고 관심을 모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해 여름 US OPEN 메이저 대회때 톰 왓슨은 경기전 “내가 언론에 관심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OPEN에서 우승하는것”, “이나이에 터무니 없는 목표일지도 모르지만, 내 친구이자 캐디인 브루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었습니다. 놀랍게도 US OPEN 1라운드에서 왓슨은 캐디 브루스와 찰떡 궁합을 보이며 믿기지 않는 65타를 쳐 당당히 단독 선두에 나섰습니다. 2003년 US OPEN 은 브루스 에드워드의 OPEN 이 될 정도로 갤러리들과 팬들의 진심어린 사랑을 받았죠. 18번홀 페어웨이, 톰의 백을 걸치고 걸어가는 캐디 브루스를 위해 갤러리들은 기립박수를 쳐주며 브루스의 이름을 부르는 보기드문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브루스는 인터뷰에서 어눌어눌한 발음으로(루게릭 병 때문에 말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내 발음이 술 취한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오늘은 너무나 감격스런 날이다, 하지만 내 친구 톰이 자식보다 어린선수들을 다 물리치고 1라운드 1등을 한것좀 봐라, 정말 대단하지 않으냐” 면서 어린아이처럼 즐거워 했습니다. 물론 그도 눈가에 글썽이는 눈물은 감추지 못했지요. 브루스도 톰도 이순간이 마지막인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톰 왓슨은 캐디이자 오랜 친구였던 브루스를 위한 최고의 선물로 1등을 하고 싶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브루스는 이듬해 마스터즈 오프닝 날에 세상을 떠났습니다.톰 왓슨이 공동 선두에 오른것을 보니까 감격해서 글이 길어졌네요.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모양입니다. 또하나의 fairy tale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