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광주………
노무현…….
쌍용노동자…===
루시드 폴 – Les Miserables(2009)
1. 평범한 사람
2. 걸어가자
3. 레미제라블 Part 1
4. 레미제라블 Part 2
5. 벼꽃
6. 고등어
7. 그대 슬픔이 보일 때면
8. 외톨이
9. 그대는 나즈막히
10. 알고있어요
11. 문수의 비밀
12. 유리정원
13. 봄눈
===앨범 제목 <레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에서 따온 것이다. 극중 단 한 명도 행복한 사람이 없어 보인다는 데서 착안해, 가진 게 없는 사람들, 죽어간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고 한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콘셉트 앨범으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일관된 콘셉트를 가진 앨범임에는 분명하다. 루시드 폴은 건드리면 부서질 듯 섬세하고 투명한 유리와도 같은 감수성으로 자신만의 콘셉트 앨범을 세공해냈다.
앨범의 첫 곡 ‘평범한 사람’은 “갈 곳이 없어 오르고 또 오른 사람들”의 얘기를 노래한 곡이다. 노랫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루시드 폴이 마이앤트메리의 정순용과 함께 빗어낸,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나일론·스틸 기타 협연이 저 하늘까지 올라간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다. 두 번째 곡 ‘걸어가자’는 전업 음악인 선언 뒤 적잖은 부담감에 시달리던 자신의 심경을 노래한 곡이다. “누구 하나 보이지 않을 때 내 심장 소리 하나 따라 걸어가자”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레미제라블 파트 1’과 ‘레미제라블 파트 2’는 독특한 구조를 이룬다.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프랑스 혁명을 노래한 게 아니라 우리의 아픈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그렇다. 광주항쟁이다. 대의를 위해 싸우다 서서히 꺼져가는 남자의 ‘파트 1’과 그를 떠나보내며 슬퍼하는 여자의 ‘파트 2’가 이란성 쌍둥이처럼 닮은 듯 다르다. 선율은 완전히 같지만, 노랫말은 같은 대목과 다른 대목이 교차하며 흘러간다. 남녀가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는 상황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편곡도 다르다. 남자의 곡에선 기타와 현악기가, 여자의 곡에선 피아노와 아코디언이 흐른다. 이 모든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두 곡은 마치 한 편의 장엄한 서사극을 연상시킨다.
타이틀곡 ‘고등어’는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이 시대의 서민들에게 바치는 송가다. 가난한 유학생 시절 손쉽게 구할 수 있어 즐겨먹었다는 생선 고등어를 화자로 내세웠다.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때로는 고등어가 사람보다 더 따뜻하게 위로해주기도 하는 법이다. ‘외톨이’는 사랑에 굶주린 외톨박이 소년을 어루만지는 곡이다. ‘벼꽃’ ‘그대 슬픔이 보일 때면’ ‘그대는 나즈막히’ ‘알고 있어요’ ‘봄눈’ 등 연가들에서조차 루시드 폴은 아프고 시린 사랑을 노래한다.
이처럼 루시드 폴의 이번 앨범에는 힘들고 아파하는 사람들의 노래들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위안이 된다. 소박하면서도 따스한 악기 편성 위로 그의 속삭이듯 나직한 음성이 흐르면 가슴 속 응어리가 눈 녹듯 스르르 풀어지는 것이다. 아픔을 아픔으로 치료하는 역설. 그는 이런 역설의 진리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음악인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