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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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2 108.***.75.202 168

    왜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르는 걸까요? 또는 왜 어떤 사람들은 주가를 도저히 맞출 수 없는 랜덤이라고 말하는 걸까요.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징크스를 겪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이건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는 데이터의 시차 때문입니다. 대개 이런 경우 ‘뉴스’를 보고 거래를 결정하곤 하는데, 뉴스는 시장에서 가장 늦게 발생하는 완전한 후행 지표입니다.

    이미 결과가 나온 뒤에 움직이니, 다음 기회가 와도 매번 판단이 늦고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원인이 아닌 결과만 보고 투자를 하는 셈이니까요. 실제로 주가가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가설 없이 현상 즉 뉴스만 쫓다 보면 시장의 속도를 따라잡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투자라고 부르든 투기라고 부르든 수익을 내기 원한다면 뉴스가 아닌, 그 뉴스를 만드는 선행 지표의 체인을 읽어야 합니다. 정보가 흐르는 순서를 이해하면 시장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순서

    1. 국제 정세와 지정학적 동향: 모든 변동성의 시작점입니다. (전쟁, 분쟁, 군사력)
    2. 유가 및 원자재: 공급망의 핵심이며 물가에 가장 먼저 충격을 줍니다.
    3. 금리와 물가: 유가의 움직임에 따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하며 돈의 가치가 변합니다.
    4. 선물/옵션 시장: 거대 자본(기관)이 향후 방향성에 먼저 베팅하는 전초기지입니다.
    5. 채권 시장: 스마트 머니가 경기 예측에 따라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 사이를 이동합니다.
    6. 커뮤니티 및 대중 심리: 위 지표들이 요동친 후 비로소 대중의 탐욕과 공포가 수면 위로 드러납니다.
    7. 주가 변동: 이 모든 과정의 결과물로 가격이 움직이고,
    8. 뉴스 발표: 비로소 우리가 보는 ‘기사’로 박제됩니다.
    9. GPT의 요약: 이미 발표된 과거 정보들을 모아 예측인 것처럼 포장하여 전달합니다.

    7번의 주식시장 움직임을 먼저 알고 싶으면 6, 5, 4, 3, 2, 1로 거슬러 올라가며 미리 선행 지표들을 파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8을 보며 7을 맞추겠다고 하면 즉 뉴스를 보고 나서야 매수 버튼을 누른다면, 이미 시장의 모든 스마트 머니가 축제를 끝내고 나가는 시점일 확률이 높습니다. 내가 사면 주가가 내려가는 이유이죠. 주가가 뉴스에 선행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 이 실패 경험은 반복될 수밖에 없고요.

    특히 9의 GPT 같은 AI는 후행 지표인 8의 뉴스를 집약하는 도구이기에 뉴스보다 더 후행입니다. 이를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으면 이미 다 오른 고점에서 진입하게 될 위험이 큽니다.

    주가의 향방을 한발 먼저 읽고 싶다면 체인의 앞단으로 시선을 옮겨야 합니다. 채권과 심리의 미묘한 변화를 살피고, 그보다 앞선 선물 시장과 금리, 그 앞의 유가, 원자재,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뿌리인 국제 정세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트럼프가 베네수엘라를 공격할 때… 거기에 뭐 먹을 게 있다고? 아 원유를 얻으려는 거구나, 유가가 더 내려가겠네, 그럼 물가도 낮아지려나, 낮춘 물가로 높은 인플레를 다루기 위한 시간을 벌겠네, 아 선거가 앞이라서 급했구나… 이런 식으로 저 체인을 따라 더 이전으로 더 이전으로 이동해서 시장을 먼저 읽어야 그제서야 비로소 시장의 다음 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 Kim 97.***.59.146

      아주 유용한 정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