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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화가 나면 말을 안합니다.
남자는 원래 화가나면 자신의 동굴로 들어간다는 책처럼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도저히 이제는 못 견디겠어요.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문자로 보내고, 애들한테는 할말하고 저한테 시킬 일도 문자로 해요.
아니면 짧은 문장으로 말 할 때도 있고요.하루이틀 말 안하는 게 아니고 길 때는 두달까지 가요. 그리고 결국은 제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솔직히 이유를 모르거나 그 이유가 합당하지 않아도 말안하는 모습을 제가 못견디니까) 원하는 방향으로 하려고 노력해요.
제가 더 좋아한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애들이 있으니까 좋은게 좋은거다.. 그냥 웃으면서 풀려고 노력해요.남편 입장에서는 항상 제가 잘못한 것이 많고요. 남편 얘기 듣다보면 진짜 제가 잘못한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리 제가 잘못했다고 해도 말 안하는 것으로 사람을 벌 주는 건 아니지 않나요?
주로 화가나는 포인트는 잠자리, 돈, 집안일 등이지만 꼭 이것뿐만은 아니에요.최근 몇 달동안 남편이 말을 안할까봐 노심초사하는 일이 많았는데, 내가 이 말을 하면 이 행동을 하면
또 말을 안할까봐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말을 안하는 포인트가 매번 달라서 어떻게 맞춰야 할 지 모르겠고요. 애들이 남편이 말을 안하면
아빠 왜 또 말안해? 이런식으로 물어봐요.
매번 그 이유를 애들한테 설명할 수도 없고, 사실 애들한테는 말을 하지만 저한테만 안하는 건데
애들이 다 알아요. 알 수 밖에 없죠.한번은 그냥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애들 때문에 차마 못 죽겠더라고요.
요즘은 애들이고 뭐고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이혼 생각도 많이 드는데 그 과정 동안
평소에도 수틀리면 말 안하는데 또 말 안하는 그 과정을 지켜볼 생각을 하면 그것도 너무 힘들어요.저랑 남편 둘다 배울만큼 배웠고,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돈은 남편은 풀타임으고 저는 파트타임아라 남편이 더 많이벌어요. 한국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애들 생각하면 여기에 남아야 할 것 같아서 그것도 너무 괴로워요.남편이 집에서 말 안하는 문제로 직장이나 애들 문제에 그동안 영향을 안 미친다고 생각하고 그냥 남편이 다시 말 할때까지 기다려주자.. 생각하고 살았는데 요즘은 애들한테도 영향가능 행동들을 제가 하기 시작했고,
일에도 집중할 수가 없어서 제 일이 엄청 꼼꼼함을 요구하는 일인데 실수가 잦아졌습니다.심리적으로 너무 힘들고, 미국에서 의지할 사람도 없고 겉으로는 너무 멀쩡한 가정이라
집에서 말 안하는 남편을 보면 집에서는 저런데 밖에서는 사람 괜찮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제가 잘못된 건가 싶기도 하고 너무 어렵네요.최근에 너무 우울감이 들고 갑자기 눈물이 나오고 다 놓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서 제가 저 스스로 걱정이 됩니다.
다른 집들도 남편이 말 안하는 집들 있나요? 참고 사시나요?
저는 화가나도 오래 가는 성격도 아니고 대화로 풀었으면 하는데 화가 나기 시작하면 뭐 때문에 화난 지도 제대로 말하지 않을 때가 많아서 이유도 모른 채 그냥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혹시 다른 분들도 이런 집들이 많다면 그냥 기다려 주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