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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패배자가 아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30대초반 잘나가던 한국의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온지 어언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미국생활에 적응하려고 무던히 노력했고 영어 문제, 신분 문제도 해결되었지만…
아직도 동갑내기 와이프도 함께 직장생활을 해야만 겨우 벌어먹고 살수 있는
그런 생활수준을 유지 하고 있습니다.이게 바로.. 워킹 푸어 라는 계급이겠죠…
두사람이 모두 벌면 부족하진 않지만, 언제까지 와이프와 두사람이 풀타임으로 일을 해야하나..
걱정입니다. 이제 부부가 모두 40대 중반인지라… 걱정이 되는 군요.모아놓은돈… 없습니다. 별다르게 헤프게 쓴 기억도 없는데,
애들키우고 , 집값 비쌀때 사서 모기지론 내고 .. 직장이 다르니까 차가 2대 필요하고..
그러다보니 별다르게 모아둔 돈이 없게 되더군요.아참… 10년전 이민초기에 사업한다고 날린돈, 괜히 집값 떨어질줄도 모르고
디파짓 해서 날려버린 돈들을 모았으면 좀 있었겠죠…
그런데 이미 허공에 날린 돈이라 더이상 생각하지는 않습니다.제가 사는 곳은 L.A. 입니다. 한국사람들중에서 부자들도 많습니다.
가끔 한인타운에 나가보면 요즘들어 차들이 더 고급스러워 졌습니다.
포르쉐, 벤틀리, 페라리… 이런 차들이 많아졌더군요.이곳에 와서 보면 다들 은퇴 연금을 준비중이시던데…
저희 부부가 다니는 직장에는 그런게 없는 직장입니다.와이프가 다니는 사무실도 그렇도 제가 다니는 회사도 의료보험 정도
보조해줄뿐 401K 는 없죠.애들이 점점 커가는데, 남들처럼 이것 저것 교육시키고 방학때마다 여행을 데리고 다니지는 못해도
용돈이라도 넉넉하게 주었으면 좋으련만… 저희 집 경재상황은 더블딥이 아니라.. 트리플 딥인것 같습니다.애들은 나름 열심히 공부하는것 같은데, 성적은 별로.. 입니다.
그래도 성적 가지고 뭐라하지는 않을 생각 입니다.사실, 저희 부부도 대학 졸업까지는 장학금 받고 공부했던 사람들인데도
저는 중학교 영어도 제대로 못하시는 분 밑에서 월급받고 살아갑니다.학교 성적은 성적일뿐…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말이죠…
저희 두 사람이 야근까지 하면서 일을해도 빠듯한 살림이 겨우 유지되는데,
주위를 보면 쉽게 돈 버시는 분들이 너무도 많더군요.
운도 엄청 따라주고..나에겐 왜 저들같은 기회가 오지 않았나… 아니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지나간건가…
오늘은 별 생각이 다 드는 군요..물론, 저희들 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시는 분들도 많음을 알기에
다시 정신을 추스리고 일어날수 밖에 없군요…사실.. 냉적하게 분석해보면 저희들에게 별 다른 희망은 없지만, 그래도 아직 난 패배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아직 인생은 끝나지 않았으니까…아.. 중요한 발견을 했군요. 끝나기 전까진 어느 누구도 승리자도 패배자도 아니란걸… 이제 알았네요.
최후 순간까지 가봐야 알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드니까 .. 이제 좀 맘이 편해집니다.이거 공연히 넋두리만 하고 가는 군요..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