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 계안이

  • #3561812
    칼있으마 73.***.151.16 326

    메밀꽃 필 무렵이란
    단편 한 편을 옆에 끼고

    벚꽃 필 무렵 내게로 와선

    연애살이를 함께하는 동안


    고혈압 환자로 만들고도 부족해
    열꽃 돋는 홍역을 된통 치르게하더니

    메밀꽃 필 무렵

    “나 시집가.”

    홀연한 한 마딜 남기고

    엄마 손길 같은
    햇살 한 자락과 한통속이 되어 사라진

    아, 첫사랑

    계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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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을 맞대고
    영양가 없는 이빨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깔 때마다

    중독이 되고도 남을만큼

    취하고도
    취한 줄도 모르고

    취할수록
    더 흠뻑 취하고 싶도록

    몸에선 언제나
    살랑한 향기가 나던

    아, 첫사랑

    계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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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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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한다고 해도
    결혼하자고 해도

    터지기 직전의 벚꽃망울처럼

    냥 입가에 방긋한 미소만.

    속 가지고 장난하는지
    속을 보여줄 듯 말 듯

    곧 보여줄 듯 말 듯,

    좀처럼
    속을 보여주지 않던
    속을 알 수 없던

    그럴 때마다
    더 속이 궁금해

    애간장 타는 침으로
    목젖을 적시게 했던

    아, 첫사랑

    계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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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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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뉴슬 봤더니

    대법원의 소식지

    ‘법원 사람들’ 에

    지난 20년 간 법원이
    이름 때문에 놀림감이 되었다든지 등의 이유로

    개명

    을 허가한 사례들을 소개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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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면서 혼자 웃었던 건,

    웃긴 이름 보다
    웃긴 이름을 지은

    그 부모님의 웃긴 뇌구조가 웃겨
    웃었던 이유가 바로 그 이유였는데,

    그러한 이름들이

    글장난 할 때나
    말장난 할 때나 쓰는 장난 이름이려니 했더니

    그런 이름들이

    장난용이 아니라
    실제 이름이었다니

    웃었던 이유중의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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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국. 김하녀. 이창년. 서동개. 조지나.
    경운기. 신간난. 구태놈. 양팔년. 임신. 신기해.
    방기생. 홍한심. 강호구. 송아지……

    이러한 이름의 소유주들이

    개명을 해서

    새 이름
    새 기분으로
    새 삶을 살진 모르겠지만

    저 분들이
    당시에 불렸던 저 이름 때문에

    얼마나 많은 친구들에게
    그 이름에서 파생시킨 별명으로
    얼마나 또 놀림감이 되었을까 생각하면

    또 웃어야 할 이유가 생기는 거다.

    재밌는 이름 보다
    재밌는 부모님들이다.

    아마 추측건데,

    부모님들이 설마 저리 지었을까.

    오로지 자식 성공기원 하나로

    작명가의 구라에

    혹시 몰라
    알면서도 속아 준 건 아닐까?

    음……

    그러고 보니

    배우 안성기도
    이름이 참 곱지는 않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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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나의 첫사랑 계안이와
    헤어진지 어언 수 십 년,

    지나도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벚꽃 필 무렵만 되면

    구름 물린 밤하늘의 곰자리처럼
    또렷뚜렷 생각나는

    아, 첫사랑

    계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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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그는 날

    좋아는
    사랑은

    했었는지,

    그 속을 알 수 없었던

    그래서 지금도 그 속이 궁금한,

    아, 내 첫사랑

    계안이.

    어디서 무엇이 되어 살고 있는지,

    벚꽃 필 무렵이면

    남편 모올래
    내 생각을 하며

    터지기 직전의 벚꽃망울처럼
    입가에 방긋한 미소를 가끔은 머금는지,

    이름을 반드시

    개명

    해 내고야 말겠다고
    입버릇처럼 당찬 각오를 내뱉곤 했었었는데

    이름은 개명을 했는지

    했담 새 이름은 뭔지 궁금한

    아, 내 첫사랑

    조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