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포기합니다…

  • #171618
    넋두리 24.***.11.51 7800
    미국에 온지 십년이 넘어갑니다. 처음 공부하러와서의 설레임과 배움의 즐거움.  그리고 미국회사로의 취업. 정착. 자신감… 지금 돌이켜보면 꿈과 같은 시절이었네요.
    제가 있는 영화VFX쪽은 지난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급격히 내리막을 타더니, 현재는 모든 잡이 미국을 떠나 캐나다, 런던, 중국, 호주, 뉴질랜드, 싱가폴 등으로 떠나버렸습니다.
    레이오프 이후 2년이 되도록 잡을 잡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입에 풀칠하려고 아르바이트는 하긴 하지만. 간신히 먹고 사는수준..
    그때로 다시 돌아갈순 없을까 매일 같이 꿈을 꿉니다. 제작하면서 즐거웠던 그 기쁨과 환희 희열의 순간들… 그리고 만든 영화를 보고 친구들이 대단하다며 연락해올대의 뿌듯함… 모든게 나의 자랑거리였던 그때 그 시절이 잊혀지질 않네요..
    그렇게 다시 기회가 올거야 기회가 올거야 나 자신에게 되뇌이고 되뇌이고 마음이 약해질까 최면도 걸고 했지만, 이젠 끝에 다 온것 같아요.
    많은 동료들은 한국으로 돌아간지 오래고, 남아있는 동료과도 연락이 어느샌가 끊겼습니다.
    어렵게 딴 영주권에 미국에서 밝게 커나가는 자식들을 보노라면 한국으로 돌아갈래야 할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한참 잘나갈때 교회의 한인교민들을 보면서 찌질 구질하게 살지말아야지 했는데, 이젠 저도 그네들의 삶의 모습과 다를바가 없네요.. 그때 무시해서 죄송합니다 진심으로요..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온다고 하는 멋진말을 되뇌이면서 혹시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까, 올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너무나 매몰차십니다.
    오늘 한인업체 한곳에 인터뷰를 보고 왔습니다. 경력은 없어도 열심히 하는사람을 원합니다 라는 광고문구를 보고 지원한 .assistant 포지션.. 인터뷰 보러간곳에 나보다 적어도 열살은 더 어려보이는 친구 너댓명이 인터뷰 순서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 사장님은 시간당 10불을 제게 제시하셨습니다.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을 나서는데 안됐구나 감이 왔습니다.. 그 뒤로 연락도 없습니다. 연락이 안오니 더 반갑습니다.
    내일 다시 해가 뜨는데 희망이 없는 내가 무얼하며 살아야 할까요, 갑갑하기만 합니다…
    • cccc 101.***.9.121

      업종 자체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그 업종을 고집하시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저도 분야는 다르지만, 한때 잘나가다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순식간에 꼬구라진 업종에서 일해본 경험으론, 빨리 털고 새로운 분야를 찾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과거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중에 계속 그 업계에 남아 있던 사람들중에 잘된사람은 손에 꼽는 반면, 새로운걸 찾아간 사람들은 잘된 사람이 많습니다.

    • 논객 173.***.220.147

      위분 말씀에 동감 합니다.

      왜 돈 안되는 직업을 고집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남자는 처자식을 위해 내 꿈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부른 소리고 핑계일 뿐이라는거죠.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어린시절 도덕 교과서에서 배운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배부른 소리.. 돈되는 일이면 해야 합니다.
      내 적성과 상관없이… 최대한 적성에 근접하게..

      588포주가 적성에 맞아서 그짓하나요?
      아닙니다. 부자들은 다 부자인 이유가 있더군요. 반면에 가난한 사람은 정말 가난한 이유가 있구요..

      지난 과거는 과거일뿐.,.
      거기에 빠져 허우적 거리지 마시고.. 현실을 바라 보시길 바랍니다.
      처와 자식을…

    • 173.***.140.185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적성과 취미 또는 꿈이 맞는 직업에 종사할까요?

      어릴때는 꿈을 쫒아라 또는 하고 싶은 일을 해라 라고 어른들 또 부모들이 말을 하긴 하지만 현실에서 가정을 갖고 가족을 부양하면서 제일 중요시되는 것은 결국 꾸준한 평균 수준 이상의 수입을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양 가족이 없는 홀몸의 경우에는 꿈을 쫒아 수입이 없더라도 계속 도전하는게 아름다워 보일 수 있어도 가족이 있는 사람이 꿈을 쫒아 결국 아이들과 배우자를 힘들게 하는건 현실에서 아름다워 보이질 않습니다.

      작은 연못이 내가 잘 알고 편하고 한 장소일지 몰라도 얻는 소득이 별로라면 큰 바다는 내가 모르는 변수가 많고 편하지는 않겠지만 더 많은 고기를 잡을 확률이 있습니다.

      좀더 큰 안목으로 주변을 한번 살펴보면 다른 방법이 보이질 않을까 합니다.

      예전에 영주권이 없어 꿈에 그리던 job을 놏쳤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원글은 영주권이 있으니 신분 문제도 없고 뭔가 해볼만한 여건이 되는것으로 보입니다.

    • , 68.***.68.87

      한국이건 미국이건 영화판에서 사실려면 사실상 정상적인 결혼시기나 부모효도는 포기하셔야 될듯 합니다. 저도 대학시절 독립영화 찍는다고 꽤나 까불고 다녔는데…몇년 그러다가 얼른 정신차리고 학교 돌아와서 공부하고 군대 갔다오고 미국와서 다시 공부하고 이제 결혼해서 애낳고 잘살고 있습니다. 그때 친구중 꽤 뜬 친구도 있는데,,, 나머지는 사실상 거지같이 사네요. 결혼이나 부모님 효도는 사실상 포기한거죠. 한국 갈떄마다 그쪽 모임있어서 보면, 이건뭐,,,너무 허황되어 보이고 평생 꿈만 쫒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나이가 40이 넘어서 영화판 전전하면서 혼자 사니까 성격도 삐뚤어지고, 보기 안 좋더라구요.

    • ㅇㅇ 98.***.223.107

      그만두신지 아직 2년밖에 안 됬습니다. 지금이라도 영화쪽으로 나가세요. 아사아로 가셔도 되고요. 저는 건축쪽인데 제 미국동기들도 직장찾아서 아시아로 가더라고요. 중국 심천이나 북경에서 고생하는 것 보면 쫌 안스럽지만 자기 삶에 만족하니까요.

      영주권포기가 어려우시면 인터넷에서 프리랜서일도 괜찮을 것 같고요. 영화VFX는 뭔지는 몰라도 홈페이지제작이런데에 쓸수있지 않나요? 부동산 랜더링 홍보물만들때 효과 주면 좋겠네요.

      모든 잡이 아시아로 아웃소싱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미국에는 도전만 하시면 많은 기회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지나가다 98.***.40.183

      꿈이요?
      참 행복한 단어죠. 그런데 꿈이라는거 있잖아요…
      막상 현실과 부딪히면 포기해야 될 때가 있습니다.

      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멋지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젊었을때 했는데,
      사회에 나와 일하게 되면서 점점 꿈에서 멀어지게 되는 제 인생을 보게 되더군요.
      물론 케바케이지만요.
      꿈을 찾아 떠나는 인생보다는, 우선 먹고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런 인생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선택을 통해 또 다른 꿈을 찾으실 수 있거든요.

      아무래도 본인이 지금 하고 싶은일을 위해 달려가실지, 아니면 포기하시고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지 선택을 하셔야 될것 같은데요.

      직장 잃으시고 조금 우울하신것 같으신데. 모든게 잘 풀리겠다 라고 생각하시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참고로 저는 종교를 떠난뒤 광명 찾았습니다. 신이라는 존재에 기대기 보다는, 제 자신을 믿으니 생활이 더 나아졌습니다. 제 인생은 제가 사는거죠.

    • 참나 220.***.98.118

      결혼은 그 자체로 이미 희생을 전제함니다.
      거기다 애까지 낳아 놓고 무슨 꿈타령이신지….솔직히 어이가 없습니다.

      • Hj 174.***.105.119

        너무 절망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아기가 이제 새로운 꿈이네요 라고 말하는게…

    • 그레이시 71.***.154.145

      부디 힘내세요!

    • 지나가다 173.***.242.45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월급쟁이들이 늘 불안해하는 상황에 계시네요.
      다만 원글님께서도 언급하셨듯이 그 분야의 잡이 없다면 빨리 다른 길을 찾으셔야 하겠습니다.
      무직으로 1년도 아주 힘든데, 2년이 되어간다면 정신이 황폐해집니다.
      2년이면 석사 같은 것도 끝낼 수 있는 시간인데…
      꿈은 님께서 마음을 고쳐먹는 대로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봅니다.
      조언할 입장은 아니지만 미국에 계속 계실 것이면 업종을 빨리 바꾸셔야 할 것 같습니다.
      2년 정도 고집을 부리고 있지도 않은 잡을 찾고 계시면 본인 포함해서 누가 봐도 님께서는 연목구어의 상황에 계신 것 같습니다.

      • Gjj 174.***.105.119

        연목구어?
        연어구이 타령?

        와, 간만에 문자보고 헤매게 만드시네요.

    • 71.***.243.28

      본인에게는 현재의 상황이 안타깝지만 충분히 10년간 좋은 시절을 누리고 본인의 꿈도 한계단 이루었다고 봅니다. 당장에 급여가 끊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있을지라도, 본인의 꿈을 포기했다고 볼수는 없는 것이죠. 이미 당신은 꿈을 이루었습니다. 이 이상 호시절이 유지되길 바란다면 욕심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영주권도 있는데 무슨일을 해서건 생계유지를 못할까요.

      미국땅에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님의 10년간의 전성기가 그들에겐 아직 이루지 못한 단 1년만이라도 누려보고 싶은 이상향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꿈은 쉽게 포기가 되는게 아니라고 봅니다. 님이 쫒는 꿈이 단지 돈이 들어오는 경로가 아닌, 돈을 넘은 진정한 꿈이라고 생각이 된다면 어떤 형태로건 계속 할수 있는것이라고 봅니다. 단지 돈이 들어오는 경로라고 봤다면 그 자리는 더 짙은 꿈을 가진 사람이 앉는게 맞다고 봅니다.

      생계를 유지할만한 경로로서 그 직업을 원하는 거라면, 님의 꿈은 그 직업이 아닌 미국에서 가정을 이루는것이 꿈일수도 있는겁니다. 미국에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단지 그직업만 미국에 존재하는거도 아니고, 영주권도 있는데 어떤일이건 생계를 유지못할 일은 없다고 봅니다. 이전 직업이 진짜 꿈이었다면 다른 일을 하더라도 짬짬히 계속 유지할수 있는 것이겠죠.

    • 죄송하지만 71.***.187.152

      죄송하지만, 업계를 조금 아는 사람으로서 희망적인 말씀을 못드리겠네요. 잘 아시겠지만, 2007년 경제난이후로 헐리우드쪽에서는 레이오프가 계속 있어왔습니다. 더군다나 VFX쪽은 뱅쿠버, 인도, 싱가폴 이런쪽으로 다 넘어가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넘어간 사람들의 잡들도 안정되다고 말씀드릴수없군요. 얼마전에 소니픽쳐스 이미지웍스에서 인도 오피스를 다 날려버렸습니다. 인도 오피스가 미국오피스나 캐나다 뱅쿠버 오피스보다 훨씬 저렴한 유지비가 들었음에도 말이죠. 앞으로 헐리우드 영화사들에서 한해에 만드는 영화들은 계속 적어질 것입니다. 5대 영화사만 해도 해가 갈수록 만드는 편수가 적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VFX에 들어가는 예산도 적어지겠지요. VFX말고 영화계 안에 다른 분야를 생각해보심이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좋을 것 같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 Sal 63.***.21.33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고 응원을 보냅니다. Reel이 궁금하네요.

    • ad 151.***.16.7

      기나긴 구직기간만큼 인생에서 괴로운것도 없는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가족까지 있으시다니 많이 힘드시겠어요. 지금 시련이 님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거라고 믿으시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서실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후에 다시 지난시절을 웃으시면서 돌이켜볼수 있구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