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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57745
#. 장면1
지난 9월 8일, 미국의 ABC, CBS, NBC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인물은 테리 존스였다. 그는 50여명이 출석하는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에 있는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Dove World Outreach Center)’ 교회 목사로 오는 9.11 테러 9주년이 되는 날에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말했다.
그의 교회 주차장에는 ‘코란 소각의 날(Burn a Koran Day, 2010/9/11 오후 6시-9시)’이라고 씌어진 흰색 트레일러가 놓여 있었고 트레일러 안에는 코란 200권을 불태울 장작이 쌓여 있었다. 존스 목사의 책상에는 권총이 놓여있었고 그는 수 백 통의 살인 협박전화와 이메일을 받았다고 말했다. TV 화면에는 허리춤에 권총을 차고 교회 밖으로 나가는 존스 목사의 모습이 비쳤다. 존스 목사는 코란 소각 계획을 강행할 것이며 계획이 취소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 장면 2
9월 11일. 9.11 테러 9주년이 되는 날, 존스 목사는 자신의 교회 부목사와 함께 NBC-TV의 < 투데이쇼 > 에 출연했다. 존스 목사는 이 자리에서 코란을 소각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취소는커녕 연기 계획도 없다던 당초 발언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었다. 존스 목사는 취소 이유에 대해 이슬람교가 위험하고 과격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원래 목적이 충분히 달성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존스 목사의 코란 소각 계획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전 세계에 종교전쟁을 불러 일으킬 전운마저 감돌게 했던 엄청난 사건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 힐러리 클린턴 국무,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아프가니스탄 주둔 총사령관 등 미국 최고위층을 긴장시키며 ‘무례하고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말을 들었던 사건이 발생할 뻔 했지만 천만다행으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존스 목사의 무모한 계획은 그라운드 제로 근처의 이슬람센터 건립 계획과 더불어 한동안 잠잠했던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이슬라모포비아’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공포, 혐오’라는 뜻의 ‘포비아(phobia)’와 ‘이슬람(Islam)’이 합쳐진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는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비이성적인 적개심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러한 무슬림 혐오증은 지난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 이후 급증했다가 수그러들었는데 다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자 < 뉴욕타임스 > 에서는 이슬라모포비아가 무슬림에 대한 직장내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제소된 무슬림에 대한 차별 건수는 작년(2008.10-2009.9) 803건을 기록했는데 이 수치는 전년보다 20%, 2005년보다 60% 가량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 기록을 훨씬 넘어선 신기록이 세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무슬림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직장내 차별을 보면, 이들은 상사나 동료로부터 ‘오사마’ ‘알카에다’ ‘탈레반’ ‘테러리스트’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고 ‘JBS 스위프트’라는 한 육류 포장 회사에서는 무슬림 근로자에게 고기 피와 살점, 뼈다귀 등을 던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성 무슬림의 경우는 머리에 쓰는 히잡 때문에 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히잡 때문에 취업에 제약을 받기도 했고 직장에서 차별 대우를 받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EEOC의 피닉스 사무소 변호사인 메리 조 오닐은 < 뉴욕타임스 > 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의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은 충격적일 정도”이며 “31년 동안 이곳에서 일해왔지만 지금처럼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컸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듯한 선거광고 마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노스캐롤라이나 하원직에 도전하는 공화당 후보인 르네 엘머즈. 그녀는 최근 제작된 30초짜리 선거 캠페인 광고에서 무슬림을 은연중 테러리스트에 빗댔다. 그녀의 광고는 이렇게 시작된다.
“무슬림들은 예루살렘과 코르도바,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뒤 승리의 모스크를 세웠다. 이제 그들은 다시 그라운드 제로 옆에 자신들의 모스크를 세우려 한다…. 테러리스트들은 승리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에게 쉬운 말로 이렇게 말해야 한다. ‘안 돼! 그라운드 제로 옆에는 절대 모스크가 들어설 수 없어.'”
‘무슬림’으로 시작된 말이 중간에 은근 슬쩍 ‘테러리스트’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CNN의 간판 앵커인 앤더슨 쿠퍼는 그의 시사 프로인 ‘앤더슨 쿠퍼 360°’에서 엘머즈를 인터뷰하며 그녀와 설전을 벌였다.
쿠퍼 “그라운드 제로 옆에 세워질 이슬람 센터가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지어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
엘머즈 “당신이 그걸 아냐? 당신이 아냐고? 누가 그 돈을 대는지 모르잖느냐?”
(중략)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대목은 바로 미국 독립선언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피부색이나 국적, 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미국에서는 종교를 두고 반목과 갈등이 일고 있다. 평화로운 해결책은 없을까.
며칠 전, 이곳 지역신문인 < 데일리 뉴스 레코드 > 독자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렸다.
“인간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인종차별주의, 증오, 편견은 지난 수천년 동안 있어온 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 망령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인간의 교만한 사고 때문이다. 이런 고집스러운 인간의 사고에 언제나 변화가 올런지. 그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종교의 자유는 이 나라가 세워지게 된 근간이 아니던가.”
…
제 주변에도 이런 식으로 무슬림들에 대한 근거없는 반감을 갖는 사람들 꽤 됩니다.
특이한 건 한국인들 중에도 별다른 이유없이 무슬림에 대해 혐오감을 갖는 사람들 많다는 것, 물론 특정 종교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저런 이슬라모포비아들이 버젓이 설치고 다니고 다닌다는 것, 참 슬픈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