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소연입니다.

  • #3947200
    안녕 47.***.194.218 2670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CS 학부를 졸업하고 한국계 대기업 미주법인에서 근무중인 20대 청년입니다. 제가 예전부터 욕심은 많았지만, 그만큼 열심히 살지는 않았어서 결국 졸업 하고도 한국계 대기업에서 개고생중이네요. 뭐 그래도 한국계 대기업이라 다행이라 생각이 들지만, 직접 일하고 보니 여기서 항상 말하던 “한국 회사는 가지 마라” 라는게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미국이 싫어 난 어차피 한국으로 돌아갈거니까 신분에 목매지 말아야지 했지만, 또 시간이 지나고 나니 욕심도 생기네요. 주변 사람들이 항상 하던 말이 영어를 너무 잘 한다고, 20살때 유학온 사람들중에 영어 이렇게 잘 하는 사람 처음 본다고 해서 또 속으로 “이걸 버리고 한국으로 가기에 아깝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의식 과잉일수도 있지만, 요즘들어 더더욱 욕심이 생기네요. 근데 현재 회사는 영주권은 5년 뒤에 해줘서, 영주권이 목적이라면 당장 다른 회사로 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근데 뭐 그게 쉽지도 않고… 신분 얻어서 안정적인 직장으로 옮기고 싶지만 참 뭐하나 쉬운게 없네요… 시민권자랑 결혼 많이들 얘기 하시는데, 얼마전에 시민권자 여자 만나서 여러가지 해봤지만 사랑없이는 저는 안되겠더라구요. 진짜 신분만 보고 결혼하자 라고 생각도 했지만… 저는 그럴수가 없었네요.

    한국 회사에서 버텨서 영주권 받고 미국 회사로 가신 분들이 많이 계신가요?

    뭐… 욕하시거나 비방하셔도 됩니다. 결국 저도 남들이 욕하는 한국 회사에서 고생하고 있으니까요. 어떠한 비판도 달게 받겠습니다.

    이상 하소연이였습니다.

    • 어잌후 24.***.254.215

      취업은 사실 실력보다는 운이 더 큰거라… 뭐 여기에 대한 비판은 없지만, 그래도 조금 더 준비하고 노력하고 시도했으면 한국회사 피하실 수는 있었을겁니다.

      한국회사 개발쪽은 실제 개발이라기 보다는 그냥 노가다 쪽이 더 많습니다. 미주법인은 대기업이라고 해도 별 차이는 없을거구요.

      ‘뭐 그래도 한국계 대기업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은 빨리 접어버리고, 미국에 계속 남고 싶으시면 더 안좋은 조건이라도 영주권 지원해주는곳 찾아서 몇년 개같이 구르시는게 현실적으로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 그 이후로 본인 개발 계속해서 테크회사나 조건 좋은 회사 옮기는건 본인 숙제구요.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한국회사 문화에 스며들며 미국회사로 못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긴 하더라구요.

    • 해피아우어 163.***.247.74

      시민권자 여자 만나서 여러가지 해봤지만 –> 여럿 만나봐야죠. 어떻게 한명 가지고 결론을..

    • 비슷한 케이스 136.***.251.100

      저도 원글 나이에 아주 비슷한 처지였는데,,
      저는 결국 대학원을 선택하여 zero base로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대학원에 가면 campus recruiting으로 지원가능하니까 제 업무 유사 전공으로 2년짜리 석사하면서 취업에 몰두했고
      결국 회사를 옮겼습니다.

      한국회사가 대기업이던 중소던 맘에 안드신다면 절대 영주권을 기대하지 마세요.
      더구나 5년 후 지원 가능이면, 준비 절차에서 질질.. 실제 영주권 들어가도 4년 이상..
      결국 10년후에나 영주권 받을텐데, 그때는 몸집이 커져서 이직이 더 힘들어집니다.

      신입과 메니저급 이상으로 가는건 취업시장에서 정말 수만배 더 힘듭니다.
      그리고 미국회사에서 받는 처우의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한국회사에 있을수록 더 손해지요.
      (영어까지 잘하신다니 더욱 한국회사를 고집할 이유가 없겠네요)

      그리고 미국 IT회사중에서 비자와 영주권 스폰해 주는 곳 많이 있습니다.
      특히 아마존은 사람도 많이 뽑고 비자도 잘 지원해주니 지금이라도 이직을 알아보시던지요..

    • 조언 142.***.164.142

      한국회사가 부조리가 있고 평등하지 않다 생각하죠?
      그반대로 일해보지 못한 미국회사는 엄청 좋을 것 같죠?
      근데 현실은 한국회사는 친부모 친인척과 함께 하는 것이고
      미국회사는 양부모와 그 분들 친인척과 함께 하는 것이다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정없고 매정하고 봐주는 것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해고통보 날리고 박스하나 줍니다.
      심지어 지갑 가방도 본인 모르게 털기도 합니다.
      잔인하다 인정머리없다 이게 미국회사입니다.
      고용 되어도 일년만에 아니 그전에도 해고는 아주 간단하게 합니다.
      그렇다고 직장 동료가 나이스하냐? 아니죠.
      그중에는 열심히 일하는 똑똑한 사람도 있고 농땡이부리고 사바사바 윗사람 비위 맞추고 매니저랑 연애하면서 유지하는 인간도 있어요.
      결국 든든한 인맥이 없으면 매년하는 구조조정에 짤려나갑니다.
      대기업 여러곳에서 똑같은 현상이 일어났고.
      결국 미국에서는 직장이 불안정하다입니다.
      한국은 나이먹으면 일찍 은퇴하게 되지만.. 것도 퇴직금 두둑히 주고
      미국은 매년 이고비를 넘겨야 살아남아요.
      그래서 부부가 일하지 않으면 개고생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미국인은 한국인 우대가 아닌 ….. 조지아에서 어떻게 했는지 봤죠? 딱 그래요.
      영어를 한국인인데 잘하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미국인보다 더 잘해야합니다.
      그리고 자신감은 좋지만 미국회사에 레쥬메 넣고 반응 보면 본인의 위치를 실감하고 감사하겠죠.
      내가 테슬라에서 오라는 것 거절하고 한국회사에서 일하는 것인지
      아무도 오라고 안해서 한국회사에서 일하는 것인지….

    • 00 64.***.140.38

      조언아닌 조언 하자면 한국계 대기업은 대기업이 아니더라구요 미국에서는
      그냥 간판만 그럴뿐 우리가 gs25 편의점에서 일한다고 gs 대기업 임원이 아니죠?
      그리고 대기업일수록 영주권에 박합니다 안해주거나 고로 5년뒤는 그냥 없는거라고 생각하시면되고
      사랑없는 결혼은 어쩌면 더한 리스크 일지도 모릅니다 이혼하면 재산분할 남자는 그냥 다털리는거라

      확실한건 다니시는 회사는 나오시는게 맞는겁니다 다만 다음 스텝은 곰곰히 생각을 해보세요

    • 마음이 172.***.248.126

      한국회사던 미국회사던 장단점은 다 있게 마련입니다.
      위에 조언님께서 참 좋은 말씀 해주셨어요.
      코로나를 거치면서 한국회사들도 어느정도 수준이 올라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예전처럼 대학 갓 졸업한 사람들 30~35K 줘가면서 부려먹지도 못하고 이제는…
      장단점을 잘 비교해 보세요.
      저는 한국회사에서 영주권 받고 최소 할도리 채우고 미국회사로 옮겼는데 2년을 못버텄습니다.
      물론 대우는 한국회사보다 좋았는데 그들의 문화나 차별이 너무 싫었어요.
      지금은 다시 한국대기업으로 이직해서 미국회사포함 업계 평균보다 더 받고 다니고 있습니다.
      여기서 10년째 맘편하게 다니면서 차별은 느껴본적 없지만 (한국인이 메이저리티니깐요)
      대신 본사로부터의 역차별은 각오하고 다닙니다. 본사와 현지 한국인 직원의 차이는 너무도 크죠.
      물론 회사마다도 다 다를순 있지만, 영주권, 안정성, 급여수준, 분위기 등등 고려사항이 너무 많아서
      획일적으로 좋다 나쁘다를 결정한 순 없을거 같아요.
      어디가든 본인하기 나름이 정답인거 같습니다.
      단지 본인 상황에 한가지 걸리는건…영주권 5년…너무 길어요.
      한국회사던 미국회사던 본인이 퍼포먼스를 어느정도 보여주면 바로 해줄 수 있는 회사를 찾기를 바랍니다.

      • 안녕 47.***.194.218

        여기서 보기 힘든 따듯한 조언이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 Q 166.***.252.131

      이직이 왜 쉽지 않죠? 그냥 이직 시도 자체를 안해서 그렇죠. 그래서 영주권을 위해서 5년을 그냥 앉아서 기다릴 건가요? 영주권 요즘 나오는디 3-4년은 기본인데, 그럼 그 한국 회사에 10년 다닐 생각인가 보죠? 본문에 쓴대로 욕심만 많지, 열심히 하지는 않는군요. 테크 사람들은 2년에 한번씩 이직하는 것도 허다한데 원하는 게 따로 있으면서 가만히 있는 건 죄악입니다. 엉덩이를 떼고 움직여요.

      • 안녕 47.***.194.218

        조언 감사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원하면 엉덩이 떼고 움직여야죠 ㅎㅎ

        조언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만두피 140.***.198.159

      > 주변 사람들이 항상 하던 말이 영어를 너무 잘 한다고

      내가 듣던 말이네여. 무릎이 아파서 정형외과 갔는데, 의사 양반이 수술 필요 없다는 소견을 내고 잡담 시작했어요. 너 CS나와서 xx사 다닌다고? 내 딸도 CS 졸업해서 이번에 빅텍 갔는데… 그러더니 나더러 20대에 왔는데 accent가 없다고 remarkable하다고 그러심. 그냥 듣기에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정도로 이해합니다. 직장 다닐 때 10년 쯤 같이 일한 백인 보스가 너는 미국에서 태어나 살았냐, 이민온거냐 물어보데요. 솔직히 내가 native speaker와는 많이 다를텐데 그렇게 물어보다니. 와이프는 농담으로 ‘얼굴 가리면 네이티브’라고 놀려요. ㅋㅋㅋㅋㅋㅋ. 미국 교회 다니는데, 최근엔 친한 아줌마가 ‘너는 아직도 한국말 유창하게 할 수 있냐’고 물어봐서 어? 뭐지? 했어요. 미국 사람들이 경험이 없어서 이런식으로 2nd language를 배우고 살아가는걸 잘 상상 못하나봐요.

      각설하고

      나도 학교 다니고 미국에서 계속 살거라고 생각 안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애 낳고 상위 학위 받고 하다보니 어느새 여기가 편해진거죠. 님도 좀 지내다 보니 여기가 익숙해지기 시작해서 이런 생각을 하는거 아닌가요? 앞으로 기나긴 커리어와 인생이 남아 있는데, 어디서 시작할지 잘 생각해보세요. 미국에선 영어 잘하면 당연/평범한거고, 한국에선 특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있네요. 한국이 싫어서 가기 싫은게 아니면 더욱 더 잘 생각해보시길. 미국 정착도 가시밭길이니까요. 모든걸 걸지 않으면 쉽지 않아요.

      • 안녕 47.***.194.218

        조언 감사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네요. 카투사 복무 했었는데 그때 옆 중대 소대장이 제가 제 미군 전우랑 잡담하는거 보고 같은 미군인줄 알고 너네 중대는 언제 미국으로 돌아가냐고 물어서 “저는 카투사인데요”라고 하니까 미군인줄 알았다고 했네요 ㅋㅋㅋㅋ. 조언 감사합니다. 저도 우선 길을 정해야 할 것 같아요.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이 사이트에 이상한 사람들 많던데 진심 어린 조언 감사합니다.

    • advice 172.***.67.70

      남에 말 듣지 말고 그냥 마음 가는 데로 해보세요.
      본인의 인생을 사는 것인데 구지 남에 말 신경 쓸 필요가 있나요?
      사람마다 미국회사가 맞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지금 조지아 한국대기업 미국법인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제 현지 인들 한테 미국회사와 한국회사를 비교했을 때
      어디가 더 좋은 것 같냐 고 물어보니까 천차 만별입니다. 들어가서 아니다 싶으면 다시 취업하면 되는 것이니 마음 가는 데로
      도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지나가다 75.***.95.131

      비슷하지만 비슷하지 않은 경험을 한 사람입니다. 지나가다 내용이 눈에 띄어서요.
      저도 미국에 와서 한국계 회사를 다녔고 한곳을 더 다닌후에 미국회사에 취업한 상황입니다.
      영어도 부족하지만 버티는 건 전 회사에 다닌때 일을 했던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됩니다.
      즉 한국계 이던 미국계 이던 자신이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다소 자신에 맞게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재원 처럼 나는 여기 어차피 몇년하다가 돌아간다는 생각보단 여기에서 커리어를 쌓겠다는 마음가짐으로요.
      그러면 주위의 미국현지 co-woker들도 다시 보게 되고 (네트워크, 미국 회사 문화 등등), 다르게 배울 수 가 있습니다. 미국식으로 일하는 것도 배우세요. 예를 들면 비지니스 영어로 거절하는 법이라던지. 바로 미국회사에 갔을 떄를 대비해서 버퍼기간이 충분이 될 겁니다. 미국 직장에서 승진 못하는 사람이 왜 승진 못하지는지도 보시고요. 지금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런 태도면 미국동료들도 다 보고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먼저 나간 미국 동료가 지금 회사도 소개 시켜준 케이스입니다. 지금 회사에서 한국과 미국의 중간 역활도 한다면 더 좋고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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