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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존재
오래 안 형님이 전도사가 되어서, 형님 얼굴 보고, 작은 교회를 나가게 돼었는데요. 솔직히 전 신의 존재부터 부정하는 사람이자만, 그리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나가서 교회 사람들,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지만, 만나고 그러니 늘 똑같이 사는 삶에서 잠시 벗어난 것 같아서, 재미는 있습니다.
예배후 서로 모여서 식사하잖아요. 목사님이 저보고, 교회 나오니 어떻냐고 그래서, 솔직하게 답했죠. 그리고, 설교때 가끔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도 연관시켜서 해주시니, 제가 듣기에 편하다고. 그런데, 중간중간, 목사님이 하시는 말이 저에겐 이해가 되진 않지만, 목사님, 종교인으로써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목사님이 저보고 중요한 말을 했다고 (순간, 내가 뭔가 백점 맞은 듯한 기쁨;;
하시데요. 일반인이 들으면 이해가 안 가지만, 목사인 자신이 하는 말은 목사이기때문에 하는 것이고, 그것을 이해할려면, 하나님을 만나고 믿어야된다고. 그럼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되냐니까, 공부를 하고, 기도를 하고, 영적 체험을 해야된다고 하더구뇽. 신학대 교수도 영적 체험을 못 한 사람을 많이 봤지만, 자신은 영적 체험을 했으며, 오히려 나이 많으신 할머니 평신도가 영적체험을 하는 경우도 봤다고 말씀하시데요. 영적체험은 공부를 많이 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고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군요. 나중에 곰곰히 목사님 말씀을 생각해봤습니다. 과연 영적 체험을 못 한 신학대 교수는 신앙심이 부족해서 못 한 것인지, 그 할머니의 신앙심이 이 교수의 신앙심보다 높아서 신이 만남을 허락한 것인지. 제가 보기엔, 영적체험이 신앙심보다는, 환영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사님이 설명하는 영적체험은,,,.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고, 죄가 많음을 알게되고, 모든 세상이 반짝반짝이며 새롭게 보인다고. 또 그 전도사 형의 경운, 하나님이 직접 기도에 응답을 해주시고, 대화를 했다고 하는군요. 종교를 과학으로 설명하는 자체가 무의미 한 것 같습니다. 심신이 힘들고, 뭔가를 너무 갈망하다보면, 자신의 마음속에 어떤 영적인 존재자체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그게 내가 말하는 신이란 존재는 아닌지.김수환 추기경도 자신은 하나님을 단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종교적 신앙심의 무게로 볼때,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심이 그 작은 교회의 할머니보다 못 하다고 어느 누구도 말을 못 할 것입니다. 반대로 그 할머니가 믿는 신에 대한 열망이 김수환 추기경보다 못 하다고 말 할 수도 없겠죠.교회를 다니면서,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존재자체를 인정 할 수 있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게 됐지만, 그들 마음속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니, 기독교에 대해 오히려, 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이 스스로 마음속에서 만들어낸 신이 있다면, 신은 있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반대로, 나같은 사람에겐 신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 것이겠죠. 신이란 것이 이처럼 주관적인 것임을 알고 나니, 한번쯤은 내 마음속에 신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