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 직장생활 해보니….

  • #3607124
    개발자 64.***.218.106 2890

    21년차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처음 미국에서 개발자로 취업했을땐… 힘들었고.. 이히하기 힘들었고 직장에서 적응하기 참 어려웠습니다.
    내가 했던 일들이 그냥 막노동과 비슷했다는걸 깨닫는데 10년 정도 걸렸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개발이라기 보다는 남들이 시키는 일 그냥 하루하루 꾸역꾸역 했던거죠.
    첫번째 회사서 그렇게 10년 정도 일하고 영주권 받아서 이직했습니다.

    전혀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회사서 조금 나은 대우를 받고 일을 했습니다.
    3년차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다른 회사로 옮기고 싶다라는 욕망(?() 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다른 회사로 옮겼습니다. 인터뷰 통과가 그렇게 어렵진 않더군요.

    3번째 회사를 오니까 시니어 개발자로 대접해주기 시작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일도 무난하게 처리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회사에 어떤 정이라던가 동료애 이런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제 스스로의
    경력관리 기술에 대한 집중 실력 증진..이런것에 포커스가 점점 맞추어 집니다.
    거기서 4년 정도 일하고 또 다른 회사로 가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다른 회사로 또 옮겨서 전혀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합니다.

    그리고 현재 직장에서 근무 중입니다.
    이렇게 여러번 옮기니까 좋은것들이 참 많습니다.

    0. 저 혼자서 새로운 프로젝트 전체를 시작부터 릴리스까지 할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생겼습니다.
    1. 직장생활, 인간관계, 레이오프에 대한 어려움 두려움 이런게 사라집니다. 특히 직장내 인간관계에서 한수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수 있는 자연스러운 “스킬” 이 생겼습니다. 모든 사람은 아니더라도 주변에 아는 동료들과 누구와도 펀하게 친하게 지낼수 있는 본능적인 처세술(?) 같은게 자연적으로 몸에 베게 되서 주변 직원들과 잘지냅니다..
    2. 지금까지 해왔던 경력과 경험만으로 주변 직원들로 부터 존경과 대접 비슷한걸 받더군요.
    3. 어떤 개발 업무도 시작부터 끝까지 무난하게 처리합니다. 특별히 애플레케이션을 정확히 몰라도 대충 돌아가는 알고리듬만 알면 개발이 쉽게 진행됩니다. 보스들이 저를 믿기 시작하고 심하게 의존하기 시작합니다.
    4.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어떤 회사 어떤 타겟 애플리케이션도 개발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5. 맘만 먹으면 어느주에 있는 어떤 회사라도 갈수 있다라는 나름의 자신감이 있으니 회사에서 여유가 있고 그런여유로운 모습이 제 언행에 나타나서 보스들이 일주일에 한두번씩 제 오피스에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괜히 친한척하고 요즘 잘 지내지 뭐 필요한거 없냐 오피스에 조명이 너두 어둡지 않냐 이러면서 제 기분을 살피고 갑니다. 혹시 회사 떠날까봐 눈치 보러오는거죠.
    6. 이젠 한국이든 미국이든 일본이든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찾는 나라면 어디든 갈수 있는 경력과 실력을 갖추었습니다. 이렇게 되는데 한 20년 걸린거죠.

    저도 초창기 10년 정도는 짤릴까봐 전전긍긍한적도 많았고 직장에서 보스나 동료들과 심한 마찰도 있었고 인간관계로 정신적 고통도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랬던 이유는 오로지 한가지였습니다. ” 능 력 부 족”. 모두 제 능력 부족으로 인해 그런 대접을 받았던 겁니다. 그리고 그런 대접에 혹시 짤릴까봐 불안해하고 동료는 승진하는데 왜 나만 밀리는걸까 오해하고 자책하고 괴로워 하는 악순환의 연속. 하지만 이젠 경력과 경험 실력이 객관적으로 이력서나 업무 능력을 통해 증명되니까…가만히 있어도 회사에서 키플레이어가 되고 그에 따른 당연한 보상과 대접이 따라옵니다. 이젠 언제든 다른 회사로 쉽게 갈수 있는 수준이 되니까 하루하루 아무런 스트레스도 없고 펀한게 지냅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진짜 개발 애플리케이션을 하고 싶은 꿈이 생깁니다.

    엔트리, 쥬니어, 혹은 초기 시니어 타이틀을 다신 여러분… 시간과 실력만이 여러분들의 고민에 답을 줍니다. 괜히 스스로를 비하하지 말고 이 악물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 A 211.***.209.190

      잘 읽고 갑니다

    • 70.***.32.106

      문안하게(X) –> 무난(無難)하게

    • 렉스 174.***.128.67

      고생하셨고요 적절한 대접 받을만합니다. (사족: 무난하다가 맞음)

    • 71.***.253.137

      직장 인간관계의 처세술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10년차 그러나 미국 4년차 인데 어렵네요. 어떤 태도와 상대방에 대한 기대, 그리고 다른 엔지니어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거나 코웍해야할 때 주의할 점같은걸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 밖에서는 시키면 “예 알겠습니다”였는데 이곳음 그렇게 일이 진행이 안돼네요.

    • 98.***.8.171

      시니어까진 그정도면 편하게 살수있는데 더 올라가면 다른세계가 기다리고있죠. 그래서 시니어 정도에서 멈추는게 가성비 좋은듯…

      • 띠용 132.***.13.137

        더 올라가면 잘리고 갈 곳이 없음

    • 그게 146.***.245.206

      저랑 비슷한 상황 이신데
      문제는 급료가 포화되어서 옮겨봐야 그게 그거라는 겁니다
      오라는 회사는 무수히 많아도 지금 회사보다 못하면 못했지, 별반 다를거 없다는 이야기죠

      중요한 건 다음 단계에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냐는 거죠
      주변에서 메니져 해 보라는데, 했으면 코로나때 떠나야 했을 겁니다
      삶이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 1 76.***.0.195

      힘들 때 마다 읽으면 힘이 될꺼 같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212e 76.***.17.82

      개발자는 아니지만 비슷한 기술직에 있는데 2년차에 스타트업에서 여러 부조리를 겪으면서 스트레스를 받던중입니다.
      글을 읽고나니 겸손해야겠다 싶기도하고 이게 다 경험될거라 믿고 제가 할 수 있는걸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장염맨 104.***.161.146

      존경합니다!! 잘읽고 갑니다. 사실 저도 개발자 직장생활 한지 이제 6개월차라

      아무것도 모르고 옆에서 누가 도와주고 물어봐가면서 겨우 조그마한 일처리 하나 끝냅니다.

      보스한태 눈치도 보이고 맨날 놀림당하고 .그냥 존버 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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