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스킨쉽을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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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있으마 73.***.151.16 536

    초딩 고급반일 때

    엄마가 날 불러 앉혀놓곤
    갑자기 광목으로 눈을 가리더니

    난 떡을 썰테니
    넌 에이비씰 써라.

    그 때,
    그러니까 틴으로 마악 접어들기 직전에
    엄마의 소개팅으로 인연을 맺기 시작해
    평생을 사귀어 온 영어.

    개도 서당을 다니면
    고작 3년만에 풍월 읊길 마스트하고
    대입 수능시험을 본다는데

    개의 학습기간의 수 십 배 정돌 영어와 사귀면서도

    영어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취미는 뭔 지
    뭘 좋아하는 지
    내게 뭘 원하는 지 전혀 모르고

    아직도 그 누구에게 당당히
    영어에 대해 다 알아
    깨친 기념의

    영어걸이


    떡을 못 돌리고 살고 있으니

    남들이 내게

    개만도 못 한 놈

    이라고 할 때

    찍소리도 못 하고
    눈깔을 내려 깔고
    고갤 숙이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
    .
    .
    .
    주말이라고
    부모집에 문안차 방문하는 게 아니라

    와 주는 거라고.

    와 주는 거기에

    와 주실 때마다

    엄청 귀한 손님으로 모셔야 되는 아드님,

    과 함께 와선,

    할아버지~~~~~~~~~~~~~~~

    아이고 내손주~~~~~

    피는 못 속인다고
    제 할애비인 날 쏘옥 빼닮아

    아이큐가 200 밖에 안 되는

    그래서 아직도 한국말문을 못 튼

    반벙어리 손주녀석이 안기길래

    우리 손주, 이 할애비랑 간만에

    스킨쉽

    좀 할까?

    “할아버지,
    스킨쉽이 뭐니?”

    뭐긴마,
    이렇게 너랑나랑 친하게 얼굴을 부비는 게

    스킨쉽

    이짐마.

    때가 때이니만큼이니만큼여서였는지

    “아부지,
    큰일나게 지금 애하고 뭐하는 거여요?”

    뭐하긴 마,
    내 손주하고 스킨쉽 하는 거짐마.
    가족끼리 스킨쉽 좀 하는 게
    뭐 굉장히 큰 잘 못인 대역죈거냠마?

    “아부지, 아니 어떻게 얘가 아부지랑 가족여요오?
    머언 친척이지요오.”

    내 케케묵은 살껍질에
    상당량의 바이러스가 기생할 거란 확신이 든 듯,

    제 애비 안위보다는
    제 아들 안위 걱정에

    사회적 거리두기란 핑계로
    친한 우리 둘 사일 뗘 놔야만

    안심이 되고야 말겠기에서였는지

    앨 톡 채틀면서

    연타석으로 훅을 날리길,

    “아부지

    스킨쉽

    은 콩글리쉬예요.

    미국에서 스킨쉽이라는 말 쓰지 마세요.
    이쪽 애덜은 못 알아들어요.”

    (표정으로 봐선

    무식하긴, 저것도 애비라고.

    이 말을
    말줄임 표로 생략한 표정, 똑 그 표정이라…………저런 개이새이.)

    라더니

    채튼 손주녀석과 돌아서는데

    (영쩜 영 1초의 적막……

    영쩜 영 1초면

    아이큐 200인 내가
    잔대가리를 굴려
    지굴 일곱바퀴 반을 휘감아 돌리고도 남을 시간이다.)

    손님 뒤통수다 대곤

    나도 알어이 자식아.
    내감마 시방 얘한테 영어라고 말했냠마?

    야가 한국말이 서툴러

    스킨쉽

    이라는 한국말을 알려 준 거염마.

    스킨쉽

    순 우리말,
    순 한국말염마.

    내 걱정일랑 말고
    너돔마 좀 한국말이나 좀 더 좀 배우고 좀 그램마 조옴.

    그리곰마
    내가 언제 미국사람들과 말섞는 거 봤냠마?
    그러니 그들이 못 알아 듣니마니 걱절일랑 하지맘마.

    더 중요한 건 마

    미국애덜이

    스킨쉽을 못 알아 듣는 게 아니라
    내 영어 자첼 못 알아들엄마.

    해 어차피 그들과 말 섞을 일도 없으려니와
    설령 스킨쉽이라고 했다고 해도
    스킨쉽이라고 한 자첼 몰라
    스킨쉽이라고 했다고 망신당할 일 없응게
    걱정맘마

    이 귀한 손님놈아.
    .
    .
    .
    .
    .
    아, 쓰바.

    얘들아.

    스킨쉽이 영어 아녔냐?

    그럼

    스킨쉽이라고 안 하고 뭐라고 하냐?

    쉿!!!!!!!!!!!!!!!!!!

    살살 말햄마 남들 다 들엄마.

    칼님 가오가 있지
    쪽팔리게 냥.

    얘. 뭐니?

    혹, 설마 너도 모르는 건 아니지?

    봄,

    이곳에서의 넌,

    항상 너만 똑똑하고
    항상 너만 잘났드만.

    특히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