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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얘.
너말여 너.
어젯밤 꿈엔 네가 보이더라?
네 유년의 시절 말야.보니까
막 네 아버님께서 화가 막 엄청나셔갖곤
막 네 막 가방을 막 쏟더니막 책,
책이란 책은 막 다 찢으시더라?
그러시더니
막 그 책을 막 다 태우는 거 있지.음……얘,
꿈속이지만 네게 묻고 싶었어.
아버지가 막
막 화를 내시던데얘,
막, 막, 막.
막이 무슨 뜻야?
넌 아니?
막이 뭔 뜻인지
알고 쓰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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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생활과 자연
산수와 국어 사회와 역사.흡흡,
하아!!!
냄새중의 으뜸의 냄샌
역시 책냄새.새 책을 받아 흡흡거리며
때 타거나 낡고 헐지 말라고
달력을 뒤집어 표질 쌀 때의 다짐,열심히 공부를 해서
훟륭한 사람이 되어야지.초딩 초년
내 가슴에 품으며
훌륭한 사람이 되고팠던 기준의 훌륭한 사람은거시기하고 거시기.
쓰바,
대가리 굵어진 지금 생각하면 참
토하다 꿱, 죽을 일이지만,무튼,
다짐을 하고 또 했던 새 책을 들곤
헌책방에 가
다짐했던 새 책을 공손히 드리곤
헌책을 얌전히 다루며 들고 나와그 차액으로
띠기와 호떡과 붕어빵도
충분이 흡입했고그리고 오늘날 내가
노름꾼으로 훌륭히 성장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케 했던뽑기도 했고
수정같은 다마가
가방의 무게를 독식했으며신제품이라
안 사곤 못 견뎌져서
실 감아 돌리는 팽이도 하나 장만했고빨노파 풍선도
여러개가 호주머닐 채웠었다.물론
칠성사이다도 한 병 깠지.엄마 몰래 다시 달력을 뒤집어
헌책 표질 싸
당분간 안녕했는데변또 넣어주다
국어책 변두리를 감싸고 있던
불그스름한 김칫국물 자국을 닦는다며왜 내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던 엄만,
쓰바,
그 때 그렇게 당하고도
안 죽고 용케 살아남은 게 지금도 신기해.엄만 분이 극도로 치밀면
자동으로 재생되는
아름다운 말이 하나 있었는데“저런 뜯어먹을 놈”
말보단 실천이 중요하다고
늘 내게 가르치시던 엄만몸소 시범을 보이시면서
팔도 한입 뜯어먹고
배도 한입 뜯어먹고
어깨도 한입 뜯어먹고……그날,
엄마는 계모였으며
온몸 구석구석을 뜯어먹었지만
뭔갈 아는 엄만
다 뜯어먹었어도
거기,
거시기만큼은 타치하지 않았다.
장차 며느리 될 여잘
배려함였었고훗날
우리집 국사책을 읽어 본 마눌은지금까지도 시어머니를
감사하고 존경하며 살고 있는 이유가 거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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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의 하나가
서점에 갈 때였던 때도 있었다.아버지 덕에
봉창은 항상 가벼웠던 터라
헌책방을 많이 들락거렸었는데
그런 서정어린 헌책방들이
우리 세대엔
머리속에만 남아있고실젠
폼을 우선시하는 시댄지라그리로 발길을 옮기는 이가 없어
헌책방들이
문을 닫을,
쫒겨날 처지,
몇 곳 안 남은위기에 처해 있단 뉴스.
내 유년의 아련한 추억 하나가
몸에서 텉려나가는 듯뭔가 허전하고 공허한 아픈 가슴.
책이 사라지고
서점이 사라지고 있음은인간대 인간이 사라지고
마음대 마음이 사라지고 있음이라잠시 안타까웠고.
헌책이나 새책이나
내용은 그 내용 그대론데
내용은 보려하지 않고껍데기만 보려고
껍데기만 싱싱한 씬삥인 책을 사려는 이들 때문인데그나마 그 씬삥의 책마저 등지고 사는 오늘의
너.
그리고 너
또 너.
오늘은 너와 함께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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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겠다.말 나온김에 오늘은
껍데기만 예쁜 걸로
책 몇 권을 주문해야겠다.아니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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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넌
막,
막이 뭔뜻인지
알고 쓰녜두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