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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입니다. 잘 들 지내시는지요?
오늘은 좀 색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글이 좀 깁니다.
지난 회사에서 있었던 일인데.. 세개 회사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좀 복잡한 사정이 있는 회사였습니다. 저도 그만 시니어 타이틀에 혹해서 옮겼다가 시작 첫달부터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첫 출근한지 일주일만에 사람들이 나가기 시작하는데….이 끊임없는 턴오버로 제가 담당한 프로젝의 리소스 문제들, 디바이스 라인 O/S 업그래이드/버그 픽스/서포트 이슈, 뜬금없는 중간 매니저의 출현 (저보다 7개월 늦게 입사), 점진적인 매출 감소 등등.
그래도 많이 노력해서 정해진 트랙에서 벗어남 없이 성과를 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글로벌 포지션이라 외국 대리점/지사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제 개인 네트웍을 이용하여 모 국의 정부기관 상대로 제 담당 기기의 승인을 위한 로비까지 성공시켰으니까요. 또한 매니저와 위클리 원온원을 통해 일 잘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계속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년뒤 퍼포먼스 리뷰에서 아주 골때린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 퍼포먼스가 바닥이람니다. 바닥…
그래서 제 새 매니저한테 조목 조목 짚어가면서 따졌습니다. 이게 왜 이렇게 평가가 되었는지? 당신도 아는지? 이런 네가티브한 코맨트들 당신이 쓴건지 등등 (이 매니저 저보다 7개월 늦게 입사했습니다).. 느낌이 오더군요…나를 찍어서 작년에 퍽덥된 비지니스를 면피를 하려는구나…(쓰자면 길어서, 먼 일들이 있어서 VP부터 GM까지 죄다 바꿨거든요)..그리고 그 배후가 누군지를 알았습니다. 세일즈 미팅에서 나한테 망신당한 디랙터랑 키 어카운트 매니저, 그리고 나를 뽑았던 시니어 디랙터…네 새 매니저는 이 사람한테 리포팅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나 이거 사인 못한다..왜냐면 인정 못하니까..매니저도 별 할말 없이 알았다고 하더군요..나오면서 바로 친한 동료들한테 이런 ㅈㅋㅌ 일이 있었다고 알렸죠. 그리고 한달뒤에 어느 회사에서 디랙터 포지션으로 구두 오퍼를 받았는데…하도 연락이 없어서 리쿠르터한테 연락을 해보니 …그 회사 그 새 망했다네요….
그리고 한 달 지나니 매니저가 다시 부르더니 그 퍼포먼스 리뷰에 사인 하랍니다. 그래서 알았다..인정 못하는데 매니지먼트가 강요해서 사인 안하면 퇴사시킨다기에 사인한다. 내가 생각하는 잘못된 것들이 이렇다하고 주욱 써보내고 그 문서에 사인하고 보냈습니다.
그 회사는 여름철 주중에 한시간 더 일하고 격주 금요일을 쉬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매니저가 그 프로그램 데드라인 낼 이니까 빨리 신청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했습니다. 그랬더니…며칠후에 이멜이 오길….”미안..HR에서 넌 퍼포먼스가 바닥이라서 이 프로그램 참여할수가 없다네..” 그래서…그 답장을 보내길…그 사람과 시니어 디랙터한테 답장을 보내길..”당신들이 내 퍼포먼스가 바닥이라고 생각한걸 다시 일깨워줘서 고맙다” 라고 했더니 답장이 없더군요.
물론 매니저랑은 별 갈등 없었습니다. 그 사람과는 이 사단이 나기전에 시니어 매니저가 저에게 새로온 이 매니저를 제 서울과 동경 출장에 데리고 가라고 해서 그곳 에이전트들 다 소개시켜주고 커스터머 미팅들에 참석하게 해주고 소위 훈훈하게 지내다 왔었습니다.
그리고 한달 뒤에 사람이 없어서 더럽게도 진행이 안되는 새 SW 프로젝(이거 기안하고 리드하는 놈이 저한테 말없이 회사 그만뒀습니다) 관련 미팅을 하자고 해서 시간잡고 자료 준비했습니다. 그 미팅하기 한시간 전에 갑자기 매니저한테 메일이 왔는데..첨부화일이..PIP 더군요…순간 아 ㅅㅂ 뭐냐 이게…. 열어보니 제가 지난번에 사인하기 거부한 리뷰 내용이 그냥 카피&페이스트로 적혀있더군요.
그래서 미팅 갔습니다.. 가니까 매니저 혼자 있더군요. 그래서 HR 매니저 오기전에 물어봤습니다. 이거 누구 작품이냐? 묵묵부답..그러더니 내가 아닌거 너도 알잖아…(시니어 디랙터 ㅅㅂ)…알았다고 했습니다. 곧 HR 매니저가 오고 말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I have reviewed the attached document about my PIP. What the fuck is this?
순간 제말을 들은 그 두사람 표정이 아주 볼만 했습니다….그리고 HR 매니저를 타겟삼아 너 내가 리뷰에 써놓거 읽어봤냐? 나 그거 인정 못해서 장문의 글을 썼는데 이게 무슨 PIP냐? 예를 들어 내가 내 담당 디바이스 버그 컴플레인을 늦게 처리했다고 이런게 내 PIP에 들어었는데…니들이 SW 엔지니어들 대접 엿같이 해서 걔들 다 떠나서 심지어 QC 엔지니어들도 내 담당 디바이스안에 뭔 코드들이 있는지도 모르는데…커스터머 컴플래인이와서 QC 에 얘기해도 걔들이 뭘 해줄수 있냐? 계속 쏴됐습니다. 결국 그 사람이 그걸 읽어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넌 내 담당 HR 매니저인데 나에 대해 아는게 뭐냐? 내 이력서는 읽어는 봤냐? 결국 그 사람 저보고 하루 시간 줄테니 PIP에 사인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못한다고 했습니다. 매니저한테도 나 사인 못하니까 니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나오자 마자 바로 남아 있는 휴가 다 계산해서 PTO 신청하고 매니저한테도 내일부터 휴가라고 메일 보내고 3주 푹 쉬다 왔습니다. 출근했더니 매니저가 보잡니다. 같더니 매니저랑 HR 매니저 이렇게 있더군요. 저 보고 지난 미팅이후에 프로그래스를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뭔 프로그래스? 나 휴가갔다 어제 왔는데 무슨 소리? 그리고 내가 그 PIP 인정해서 사인했냐? 그랬더니 사인 안하면 법적 조치를 시작할거라고 협박(?) 비스므리한걸 하더군요..ㅎㅎ 그래서 그 법적 프로세스가 내 해고를 뜻하면 당장 해라. 난 절대로 이런 (fk) 프로세스에 협조할 생각 전혀 없다. 너 같으면 이렇게 말도 안되는 PIP 하겠냐? 나도 법적 자문을 받아봐야겠다 등등…결국 미팅은 그렇게 끝나고..
돌아와서 회사 친구들한테 나 아마 오늘부로 회사 그만두게 될것같다…페어월 점심이나 먹자해서 친한 동료들이랑 점심먹고 돌아오니, 매니저가 또 보잡니다. 이번엔 HR 디랙터가 와 있네요. ㅎㅎ 그래서 매니저는? 걔 아파서 조퇴했답니다. 아침엔 멀쩡하더니(ㅎㅎ). 저를 또 푸쉬하더군요. PIP 사인하라고 아니면 해고 시키겠다고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그럼 해고시켜. 그랬더니 다시 생각해 보람니다. 이주치 샐러리 주겠다고. 그래서 ” I am going to quit this fxxking company as of today becasue you threatened me to terminate my employment “. 그리고 이건 비자발적 퇴사란걸 내 사표에 명시할것 이고, 이 일의 배후에 있는 사람들과 HR은 조만간 내 변호사랑 얘기좀 해야 할거라고 (시간당 천불이상 탑 변호사 고용할거라고 겁좀 주고)..그리고 제 오피스에 돌아왔더니 벌써 박스가 배달되어 있더군요(하여간 이런건 정말 빨라요). 그래서 거기다 제 쓰레기통 내용물 채워주고 가방 들고 나오니까 매니저가 일이 이렇게 끝나게되서 미안하다고 저를 에스코트 아웃하더군요. 그래서 당신한텐 감정없고 이 일의 배후 인물들한텐 꼭 책임을 물게 할것이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레퍼런스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하길래 그냥 썩소 날려주고 나왔습니다.
다음날 제 링크드인 메일로 회사 동료들이 연락이 오더군요..뭔 일 이냐고..제가 회사 나오고 이주일뒤에 제 프로덕트 라인에서 일하던 어플리케이션, 세일즈 싹 다 레이오프 됐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들이 다 계획던 것이었던거죠. 저야 그 회사 이년도 안다녔지만 어플리케이션, 세일즈 등등은 이 회사가 큰 회사에 합병되기전 부터 다니 베테랑들 이었습니다. 회사 나온후로도 친한 동료들과 일주일-이주일에 한번씩 식사하면서 돌아가는 얘기들 들었습니다. 얼마전에도 만나 식사했는데..현재 제가 있을때 대비 50% 밖에 없다고…죄다 레이옾…얼마전엔 그 회사 동료가 이력서 보내더군요..자리좀 알아봐 달라고..젠장.
일단 매스주 실업수당 신청을 하고…전 회사에서는 매스주 노동부에 제가 자발적으로 사직한거라고 했다고 해서 이건 비자발적 사직이라는 문서를 보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실업수당 수령 시작…자 이제 약속대로 저를 찍어내려한 그들과 제 변호사를 만나게 해줘야 했기에 보스톤 다운타운에 있는 노동법 변호사들과 면담을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분해서 한번 면담 한시간에 $350-400불 달라는 변호사들과 인터뷰를 했고 만나서 결국 이 일을 맡겠다는 변호사를 시간당 $400에 고용했습니다. 시간당 $1000 이상은 없더군요. 이런 케이스에선.
이 분…예술입니다…회사에서 말도 안돼는 이유로 너를 몰아붙혔으니..우리도 말이 안돼는 걸로 그들을 몰아붙이자…그리고 타겟들 (시니어 디랙터, 세일즈 등) 정해서 리갈 프로세스 시작했습니다. 그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 다 메모해서 (부당한 리뷰, PIP 등등), 특히 제가 타켓으로 삼은 사람들과 관련된 모든 일들과 법 조항들을 엮어서 9장 짜리 편지 만들어서 전 회사 CEO한테 보냈습니다. 아 변호사 아저씨..정말 소소한거 다 차지하더군요. 그럼에도 복수심에 다 페이하고 전 직장 변호사랑 밀땅 시작했습니다. 뭐 전형적인 밀땅이었죠..그래서 제가 정말 열이 받아서 다 때려치고 바로 코트로 가자고 하려는 찰라에…이 모든 사건의 배후인 인물(시니어 디랙터)가 다른 회사로 갔단 얘길 전 회사 동료를 통해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GM은 짤리고.. 아 갑자기 타겟이 사라져서…맥이 빠지더군요. 그런 찰라 전 회사에서 합의 보자고 연락왔다고 변호사 아저씨 신나서 연락합니다…결국 오퍼한 금액을 리젝하고 두번째 오퍼 금액에 합의 보기로 하고 법정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 시니어 디랙터 있었으면 몇년 걸려도 끝을 볼려고 했었는데…다른 사람들도 다 다른데로 튀어버리고…
전 회사에서 제시한 합의서에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앞으로 우리 회사에 지원하지 마라…그래서 제가 생각하길 “니네 HR에 나에대해 퍽이나 좋은 기록이 남겨져 있을텐데…이런 법적 절차 안했다고 니들이 날 다시 뽑겠니? 갈 생각도 없고.”
또 한구절은 하지만 너가 다니는 회사가 우리 회사에 합병될 시에는 이일로 불이익 받지 않는다..(당연한 얘기, 불이익주면 또 소송해 버릴것임)그리고 레퍼런스 첵 관련…HR에선 퇴사 이유는 불문. 단순히 제 근무 시기만 알려줄것- 이렇게 써있더군요.
회사 나오고 푹 쉬면서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고..서울에 가서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병원에서 함께 있기도하고, 인터뷰도 보고 다니고 등등해서 석달뒤에 새 직장으로 출근했습니다. 연봉밑 기타 조건은 전 회사보다 좋았구요. 모든 인터뷰시 전 직장은 사직했다는것 다 이야기 했고 레퍼런스는 저보다 일찍 다른 곳으로 옮긴 동료들이 해줬구요. 위의 일들은 11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웃긴건전 회사가 워낙 이 업계에서 악명이 높아서 그 회사 사직했다는게 별 흉이 아니더군요.
위의 장문의 글에서 하고자 하는 얘기는.
회사가 날 찍어내려하는게 부당하면 쫄지말고 받아버릴것. (PIP 이런거 보면 그 회사랑 쫑났다보고 바로 이직 준비할것) 그리고
몇달 혹은 최소 일년 버틸수 있는 저축해 놓을것 (재정적 받침이 없으면 받아버리기 힘들죠). 사직이면 실업수당 못받습니다. 그래서 찍혀서 나오게됨 꼭 비자발적 사직으로 하세요. 인터넷에 봄 비자발적 사표 샘플들 있으니까 참고하시구요.전 이건으로 그 회사에 사람 막대함 이렇게 니들도 엿먹는다를 보여줌에 만족합니다.
첨부: 다른 회사로 튄 시니어 디랙터 보스톤 근처에 삽니다. 언젠가 로간 공항이나 비행기안에서 출장길에 마주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