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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론’이라는 명확한 이름을 가지고 대대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2021년 10월 하순부터이지만, 사실 의외로 2015년 (구)주식 갤러리를 비롯한 과거 디시인사이드의 몇몇 갤러리에서 이미 비슷한 담론이 제기되어 왔던 적이 있다.[1] 그러다 2021년 10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여성 캐릭터 ‘제니’ 를 두고 ‘미국판 쌍년’ 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화제가 되기 시작했고,## 이를 두고 크게 설거지론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면서 비슷한 창작물이나 현실세계의 일들을 재해석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국내야구 갤러리에서는 “한국 여자와 하는 결혼은 마지막에 먹은 사람이 하는 설거지다”라는 내용의 개념글을 설거지론이 퍼지기 이전인 2021년 10월 전부터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그저 실리적 목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한 상대와 무작정 결혼을 해버린 사람은 잘못된 선택을 해버린 호구라는 설거지론의 대략적인 개념 자체는 알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음지에서만 논해지던 이론이 비로소 양지로 나온 셈.[2] 설거지론이 대두하면서 이와 관련하여 설거지 경험을 드러내는 것을 설거지론과 미투 운동에서 글자를 따 ‘설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회적 측면으로 볼 때에는 외모 등 선천적 조건을 떼놓고 보자면[3] 현대에 들며 연애 시장은 경제력에 의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4] 그나마 여성의 경우에는 연인 관계의 성립에 있어 일반적으로 남녀간 성욕차이를 비롯한 성차로 인해[5] 고백을 여자가 직접 하기보다는 남자에게 고백을 받는 쪽이기에, 연애 상대를 선택하는 과정에 있어 더 많은 기회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이성 선호 조건에 여성은 남성 대비 능력 변수는 낮은 대신, 나이 변수가 더 높은데, 따라서 여자가 젊은 시절은 능력적으로 갖춘게 별로 없더라도 어린 나이라는 점만으로도 강점이 되어 오히려 연애 경쟁력이 높은 상태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80~90년대 한국의 여아 낙태 문제로 현재 결혼 적령기인 80~90년대생이 남초라는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상황에 의해 주로 학업과 자기계발에 종사하는 20대 정도의 젊은 시기, 평범한 남녀간에 있어서 여성은 연애 진입 난도가 낮은 반면, 남성의 연애 진입 난도는 비교적 높은 상태를 겪을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실질적 결혼 적령기 진입 전까지 겪을 남녀간 연애 경험의 비대칭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처음에 배제했었던 다른 변수들을 전부 적용할 경우 이러한 비대칭은 더욱 심해지게 된다. 설거지론의 대두는 이러한 기초 배경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불평등한 구조로 인해, 여자들이 20대에 사랑을 최우선으로 아무 남자나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연애하며 놀다가, 나중에 자신의 경제적 이득만을 위해 결혼상대를 선택한다는 불만은 이전부터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