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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질문도 있고해서 제가 하는 일에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현재 매출 18-19B 정도하는 분석기기 회사에서 Sr. PM 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1. 학력.
바이오 전공 PhD 입니다.2. 오기전 경력.
포닥 후 병원 연구소에서 2년 좀 안되게 Research Leader 하면서 테크니션분들 데리고 Antibody based drug development 했었습니다. 그후 제약회사에서 chemoinformatics support specialist 를 시작으로 사람 다루는 법을 배우고 Field Application Scientist 로 이 기기 저 기술 담당하면서 Sales skill 들을 배웠구요. 망한 회사에서 잠깐 National account Manager 를 하면서 세일즈를 프랙티스 했었습니다.3. PM으로 오게된 계기.
원래 부터 연구보단 사람들 좋아했던 성격입니다. 어떻게 하다보니좋은 학교들에서 훌륭한 사부들을 모시게 되서 아카데믹에 말뚝 박을 계기도 많았지만 세상엔 나 말고도 좋은 연구 할 사람들 많이 있다는 확신으로 때려치고 PM 을 목표로 캐리어 설계를 했습니다.
주변에 회사로 간 사람들은 죄다 연구원으로 가서 PM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었고 약대 나오고 MBA한 여동생한테 좋은 조언들을 많이 받았습니다.FAS로 일하면서 Annual review후에서 회사 지원 MBA 후에 PM으로 move on 하는것을 보스와 합의를 받습니다. 제 경력과 성격 그리고 커스터머와 세일즈 동료들의 feedback이 중요하게 작용한것 같습니다. GE Healthcare에는 Net Promoter Score라는 제도로 커스터머와 일하는 직원들의 퍼포먼스를 측정하는데 10점 만점 9-10점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MBA 시작하려는 순간에 규모가 작은 분석기기 회사에서 PM으로 오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전 회사의 MBA후 PM으로 전직 조건을 비교한후 불혹을 넘긴 나이 를 고려 제안을 받고 옮겼습니다. 그리고 일년 반뒤에 현재의 회사에서 시니어 포지션으로 오퍼 받고 옮겼습니다.
4. PM이 하는일. 흔히들 mini GM라 부르고 실제로 규모만 작지 비슷한 일들 합니다.
4-1. 제품 기획.
Project Manager와 팀이 되서 R&D, Engineering, 그리고 광고를 주로 하는 Marcom 이라는 부서와 긴밀하게 일을 합니다. 제품 카탈로그. 브로셔, 제품 소개 비디오 제작. 등등4-2. Product management.
현재 매니지하는 product line들의 financial performance를 항상 트래킹해야 합니다. 분기별로 분석 보고서도 내야 합니다.
그리고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항상 주시하며 향후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여야 합니다. 신제품 개발, 커스터머 서베이 등등.4-3. 세일즈 서포트.
커스터머 미팅 또는 trade show에 가서 제품 소개 세미나와 feedback 청취 그리고 제품에 문제다 있을경우엔 그거 해결해야 합니다. 현재 회사에서 기기외에 첨으로 SW도 담당하는데 도라버리겠습니다. 세일즈 프로모션및 가격 결정의 최종 책임자 입니다. 당연히 travel도 많습니다.4-4. 좋은 점.
일단 회사 내에서 확실하게 얼굴 도장 찍을수 있습니다. 그리고 맡은 제품군이 핫할수록 고위층들과 대면 기회가 많아지므로 장래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PM 경력 한번 생기면 세일즈나 마케팅 매니지먼트 같은 다른 여러 기회들이 많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자식같은 제품들 돌봐가며 성공하는것 보는게 뿌듯합니다. 물론 제품 쪽박나면 그 반대죠.4-5. 안좋은 점
일이 몰아치면 정신이 없습니다. 글로벌 담당이면 회사 블랙베리/아이폰으로 이멜이 24시간 밀려오고 특히나 분기 마감일땐 세일즈 서포트 잘 해줘야 합니다. 중간에서 짜부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눈치 빨라야 합니다. 전 회사에서 신제품 개발 3건 했다가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눈에 잘 띠다보니 뒷담화의 주제로 씹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특히 세일즈쪽에서.5. PM에서 요구되는 자질들.
5-1. 원만하고 왠만한 개쪽도 버틸수 있는 Thick Skin.
커뮤니케이션. 저 한국 발음 베이스 미국영어에 영국식 발음 조금 남아있는 영어 씁니다. 종종 Sheet 와 shit 발음 구별이 안돼서 발표하면서 여럿 웃기곤 합니다. 한번은 legally blind 인 분이 저보고 프랑스에서 왔냐고 하더군요. ㅠㅠ 하지만 쉬운 영어로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발표하고 떠들수 있는 뚝심은 있습니다. 전화로 대대대해 하면서도 할말 다 할수 있습니다. 이메일 아들 보여주니 중졸 수준이랍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다 합니다.
회사내에서 상대하는 분들에게 항상 상냥하려 노력 합니다.5-2. 기술에 대한 이해
두말 할것 없이 여기서 PhD PM들이 빛을 보는데 넘 빛내면 그냥 이 직업으로 말뚝박고 정년 맞습니다. MBA 출신들은 이 부분의 열세를 위에서 말한 다른 분야에서 빛을 내며 잘 버텨감니다. 하지만 분석 기기 및 제약 분야는 MBA라도 대부분 공학/자연과학 석사 이상입니다. 그리고 살다보면 공부한 분야보다 안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합니다.5-3. 분석력 및 시장에 대한 직관
시장분석. 매출 분석. 고객 분석. 미래 예측 등등….수정볼 있어야 합니다.6. 연봉 및 안정성
Glassdoor에 나옴니다. 회사마다 분야마다 조금 다르긴 합니다. 일단 이분야로 오게되서 살아남으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에도 저의 동료 한분은 경쟁사의 세일즈 총대장으로 옮겼습니다. 참고로 어디가든 동양인 PM은 못봤네요.연봉 질문들이 있어서 여기에 써봅니다. 어느 일이나 마찮가지로 경력에 따라 오퍼 받는 금액은 다름니다. 회사 연구직 기준으로 보면 얼추 비슷할까 합니다. 글라스도어 에서 Product manager라고 치면 대략 내셔날/로칼 연봉 레인지가 나오고 Sr. Product manager라고 치면 그 윗밴드 연봉 레인지가 나올겁니다. 그리고 그 연봉 최고액을 받는 사람들이 보통 팀원 매니지하지 않고 오래오래 된 사람들이 받는거라 생각합니다. 보너스는 입사당시 네고하기 나름입니다. 5% -10%. 박사든 석사든 일단 이 자리로 오려면 현 직장에서 연봉 잘 받아야 시작을 후하게 할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경력 없는데 학위만 있다고 레인지 끝 자리 주리라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보통은 왼쪽 언저리에서 받을 겁니다.
7. PM으로 가는 길.
이 직종엔 PhD 보다는 MBA 가 훨씬 많습니다. 석사 이상으로 엔지니어 또는 연구원하다가 MBA 하고 PM으로 오는게 일반적 입니다. 또 다른 루트는 세일즈하다가 MBA 하고 오는 거구요. 보통 회사 지원으로 MBA 갔다와서 PM으로 오게 되는것 같습니다. 아니면 자비로 MBA 후에 PM으로 지원하는것도 가능성 있구요. 제가 본 PM들중 Project Manager에서 옮긴 분들은 없었습니다.
PhD PM들은 대부분 Application Scientist 출신들 입니다. 아무래도 MBA가 아니다 보니 오기까지 좀 사연들이 있고 다른 PM 동료들에 비해 좀 늙어 보입니다. 하지만 복잡난해한 제품일 경우엔 아주 선호되는 자원들 입니다. 그러므로 이 직업에 관심이 있다면 케리어 로드맵을 짜고 그것에 맞춰서 회사와 하는일도 바꾸는게 좋습니다.
여기에 좀더 부여해서 설명해 드릴께요.
보통 초짜 PM 포지션의 잡 디스크립션을 보면 관련분야 4년제 대졸 이상에 세일즈. 마케팅 최소 3-5년 경력자 그리고 MBA 대따 우대함 이렇게 써있고 암만 디비봐도 PhD 우대함 이런말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력서 리뷰나 인터뷰시에 박사학위는 도움이 됨니다. 특히 관련분야 일 경우엔.
그렇다고 일반 연구직처럼 후래쉬 박사. 포닥 좀 뛴 노땅 박사 이런거 구분해서 연봉 더주고 그런건 없구요. 젤 중요한건 이런 분들은 폰 인터뷰에도 선택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연구경력 없는 비연구직 출신이 연구직 근처에도 못가는 것이랑 같은 이유 입니다.
그럼 박사마치고 또는 포닥 하다가 이런 자리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일단 Dr. 아무개에서 Mr. 아무개로 불려도 불끈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즉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것을 다시 리셋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얘기죠. 요즘은 링크드 인 같은데에 “박사마치고 학교 밖에서 모할까?” 이런 그룹들 뒤져보면 캐리어 발전을 위한 좋은 조언들이 많이 있으니 보면서 캐리어 설계를 해야합니다.말빨좀 되고 사회성 좋으면 위에 말한대로 연구직 보다는 field application쪽으로 들어가서 세일즈/마케팅 팀과 비비며 살아야 합니다. in-house application 잡은 의외로 그럴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즉 커스터머와 세일즈 팀과 맞대고 일하는게 회사내에서 소위 잘나가는데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른 말로 revenue center에서 일해야 합니다.
그렇게 일이년 보내며 애뉴얼 리뷰때 goal 설정을 그쪽으로 가고 싶다고 보스와 상의를 해야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할줄 아는게 연구라고 연구직으로 갔다가 마케팅으로 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의 경우에 처음 PM으로 오퍼받기까지 5년 걸렸고 그 회사는 회사 망해서 옮긴것 포함해서 4번째 회사였습니다. 인터뷰가면 왜 이리 잦은 이직을 했는지에 대해 질문을 꼭 받는데 제 캐리어 플랜에 근거해서 이렇게 옮겨왔다라고 설명해줬고 그것이 오히려 인터뷰어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고 피드백 받았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자리잡고 인정 받으면 젊어서 피땀흘려 받은 학위 도움 됩니다. 일단 위로 올라갈때 박사있으면 도움 되는것 많이 봤습니다.
정리하면 석사든 박사든 나이 한살이라도 어릴때 캐리어 설계를 하고 그 것에 맞는 포지션들을 전략적으로 찾아 가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공부도 틈틈히 하면서 그렇게 가다봄 원하는 자리로 옮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거 싫고 한방에 쇼부보자면 MBA 추천 합니다.
이상 제가 겪고 생각하는 것 써봤습니다. 혹시 이 분야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