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박사 후 알고리즘 헤지펀드에 퀀트로 취직?

  • #1309779
    졸업반 147.***.57.88 14121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한국에서 물리학 박사과정중에 있는 학생이고 내년에 한국나이로 서른이 됩니다. 이제 가을 학기에 디펜스를 하게될 예정이고 금융권으로 취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분야로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생각하고 있는데, 미국의 헤지펀드로 직장을 구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쭙고저 여기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통상적으로 불리는 퀀트분들이 하시는 파생상품 모델링이나 프라이싱에 관심 있는것은 아니고, 트레이딩 전략 알고리즘 설계, 구현, 집행에 관련된 일들을 배우고 싶습니다. 물론 가능하면 큰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만 티어2 티어3의 작은 펀드에서라도 일하면서 배우고 싶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하는 회사가 거의 없어서 미국의 시카고 등지에 스몰펀드들이 많다고 하여, 나가서 일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전공하고 있는 분야는 양자정보로, 양자역학을 이용한 양자컴퓨터 구현과 관련된 이론을 공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을 많이 해야되서 확률, 선형대수나 수치미적분은 익숙하고, 기타 정량적인 분석 스킬은 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외에 개인적으로 machine learning 분야 중 여러 타입의 artifical neural network을 particle swarm optimization이나 gradient descent등으로 학습시키는 코딩을 많이 했고, 통계학적으로 시계열 모델링이나 Pairs Trading에 쓰이는 ADF test, Johansen Test등의 cointegration 분석등도 구현해보았습니다. 언어는 C를 쓰고 Matlab, Mathematica같은 툴을 많이 사용하고 속도면에서 좀 느리긴 하지만 원하는 로직은 다 구현이 되서 개인용 목적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 일하려면 C#, Python 이 필수적인것 같아 현재 공부중에 있습니다. 프라이싱 퀀트나 디벨로퍼 입장에서는 C++가 필수지만 알고리즘 트레이더들은 어설픈 수준의 C++를 사용하는 것보다 C#, Python을 쓰는게 낫다고 들었는데, 맞게 알고있는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조금 자세하게 설명드린 이유는, 혹시나 현업에 계신분들이 보시고 생각하시기에 불필요한 스킬셋인지 혹은 더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지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정리하자면.. 현재 제 상황에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보스턴, 뉴욕 어디에서든 어떠한 크기의 펀드든 인턴이든 계약직이든 발을 디딜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지요? qualification은 둘째치더라도 비자 문제가 큰데 만약 J1 비자를 받아 인턴형태로 일하는것에대해선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두서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떠한 답변도 감사드리겠습니다!

    • 소프트웨어엔지니어 74.***.118.1

      금융공학 1년이나 2년짜리 하는건 어떨지. 엔지니어링이나 사이언스 박사학위받고 금융공학 전공하고 금융쪽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더군요.

    • 질문자 222.***.36.100

      소프트웨어엔지니어 / 그것도 많이 고려해보았는데 금융공학과정에서는 보통 stochastic calculus 위주의 프라이싱을 주로 배워서 알고리즘 트레이딩 커리어에는 큰 메리트가 없을 수도 있다하더라구요. 사실 계속 고려중에 있습니다만 바로 취업을 할수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 소프트웨어엔지니어 74.***.118.1

        신분도 안된 경우에 구체적으로 뭘 해야 겠다고 subfield까지 정하고 잡을 찾으면 찾기 더 힘들겁니다.

    • 질문자 222.***.36.100

      소프트웨어엔지니어 / 그렇군요.. 잘몰랐습니다. 역시 비자 문제가 어렵네요.

    • edge 151.***.109.6

      현직 sell-side 퀀트입니다. 글쓰신것 보니 준비를 잘 하고 계신듯하네요. 문제는 신분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공부하셨으면 영어인터뷰에서 인터뷰어와 communication이 보통 문제가 됩니다. 미국에서 박사과정 마쳐도 퀀트 전화인터뷰는 상당한 스트레스입니다.

      미국에서 금융권 구직하는 방법은 세가지정도가 생각이납니다. 1. 박사학위를 마치고 미국에서 포닥잡을 잡아서 포닥을 하면서 인터뷰를 진행, 2. 금융공학 석사과정 입학후 프로그램의 가이드에 따라 미국 구직 활동, 3. 한국에서 NIW로 영주권 취득후 미국와서 인터뷰해서 잡을 구함. 개인적으로는 2번이 제일 현실성이 있는 방법같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C++ 공부를 해놓으시는게 훨씬 좋을것 같습니다. 2년전만 해도 Jump, two-sigma같은곳은 간단한 C++ 코딩테스트를 했습니다. probability/brainteaser는 퀀트 인터뷰 책들 공부 열심히 하시구요. 그리고 퀀트 잡마켓은 굉장히 터프합니다. 앞으로 몇년 열심히 노력하셔도 결국 잡 못잡고 포기하실수도 있습니다. 백업플랜도 생각을 해놓으시면서 준비하시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 질문자 147.***.57.88

        감사합니다. 신분, 영어, C++ 걸림돌이 많네요.. 말씀하신대로 금융공학 석사가 비용은 들겠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해보이긴 하군요.
        그런데 Quantstart 이 글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들에서는 기회가 좀 있다고 봤는데 buy-side 스몰샵들에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많은 경우에 퍼포먼스가 좋지 못하다는걸 들은적이 있습니다만..

        • edge 151.***.109.6

          스몰샵이 더 들어가기 어려울것 같은데요. 제 경험상 작은 헤지펀드가 인터뷰 기회잡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질문자님은 회사에서 H1b 서포트를 받아야 하는데 작은 회사라면 이런 비자문제를 처리 해줄 HR조직이 없을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오퍼받고 미국가시고 싶어하시는것 같은데 한국에 있는 글쓴님에게 오퍼를 주기에는 미국회사에서 감당해야 하는 비자 리스크/비용이 너무 큽니다. 따라서 한국에 계시면서 미국 헤지펀드에서 오퍼를 받으실 가능성은 엄청나게 희박합니다. 한가지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 스탠포드/MIT/하버드 중 한곳에서 박사학위하시고 서울의 매우 좋은 대학교에서 교수님 하시던 분도 월가진출을 결심하시고 교수직 사직하시고 다시 미국 금공석사가셔서 인터뷰하시고 현재 뉴욕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금공석사과정을 가시게 되면 일단 F-1으로 시작하게 되고 미국회사에 인턴을 지원할수 있습니다. 또한 인턴구직활동시에 학과에서 많이 도와주고 과친구들과 정보교환도 많이 해서 리서치 해가면서 혼자 인터뷰준비하는 박사과정생보다 유리한점이 많습니다. 아시다시피 좋은 회사 인턴 경력만큼 미국 금융권 구직활동에서 강력한 스펙은 없습니다. 그후 성공적으로 풀타임오퍼를 받고나서 H1b가 10월부터 시작되지만 OPT를 사용해서 근무를 10월전부터 하실수 있고 H1b Lottery에서 떨어지더라도 OPT로 지내면서 다음해에 다시 H1b를 해볼수 있습니다.

          금공석사과정도 내년 9월 입학을 목표로하고 현재 그라운드제로상태라면 GRE, TOEFL, SOP, 원서, 추천서, 인터뷰준비를 위해 엄청 바쁘게 사셔야 간신히 지원가능해보입니다. 아마 현실적으로 2016년 입학을 목표로 하시는게 나을듯 싶습니다. 그리고 금공석사과정도 NYU, Columbia, Berkeley같은곳 들어가기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학교 졸업생중 유명한 buy-side firm은 최상위급의 소수 학생만 오퍼를 받습니다.

          월드퀀트라는 유명한 미국헤지펀드회사가 태국에서 일할 퀀트를 모집하던데 한번 지원해보시는것도 어떨까 합니다. 만일 오퍼를 받으실수 있다면 일년정도 일해보시면서 거기서 2016년 입학목표로 금공석사준비를 해보시는것도 나빠보이지 않습니다. 태국은 비자문제가 훨씬 덜 까다로울듯 하니까요. 그리고 이 포지션에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인터뷰연습으로는 좋은 기회로 보입니다.

          http://th.jobsdb.com/TH/en/Search/FindJobs?JSRV=1&Key=%22WorldQuant+Research+(Thailand)+Co.%2C+Ltd.%22&KeyOpt=COMPLEX&SearchFields=Companies&JSSRC=JDFT

          • 질문자 147.***.57.88

            현실적이고 자세한 조언 감사드립니다. 거의 모든 궁금증이 한방에 풀리는것 같습니다.
            GRE TOEFL은 사실 준비해오고 있었는데 더 집중해서 한번 지원을 해봐야겠습니다.
            제가 좀 안일하게 생각했던면이 없지않은것 같은데 여러모로 더 찾아보고 많이 공부해야겠네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GD 128.***.205.109

      저도 이쪽 관심이 많아서 여러곳에 어플라이 해봤는데 주로 경력직 모집하거나 미국 top tier에서만 뽑는것 같습니다. 전화인터뷰 한번 안 잡히더군요..ㅠㅠ 20-30위권 미국박사/포닥이고 neural network, time series analysis, nonlinear system modeling 했었습니다. market이 요즘 한풀 꺾였거나 포화됐다는 말도 들리더군요. 인턴이 필수일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 지나가다 161.***.1.137

        edge님 말씀대로 퀀트 잡마켓은 굉장히 비좁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아주 휩쓸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GD 128.***.205.109

          그렇더군요. 재밌는건 베이 쪽 스타트업 관련 인재들 중 퀀트 출신들이 제법 많더군요. 발빠르게 옮긴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 빈자리를 중국인들이 휩쓸고 있고, 베이 쪽도 서서히 점령하는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그 다음은 어디가 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ㅎ

      • 질문자 147.***.57.88

        어플라이는 채용 공고가 난곳에 하신건가요 아니면 홈페이지 같은데에 있는 상시 채용 포지션에 대해서 하신건가요?
        스펙이 대단하신데 전화인터뷰도 안되셨다니 주눅이 드네요..
        만약 제가 J1비자로 인턴을 지원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턴합격이 된다는 가정? 하에..)
        인턴을 하면서 새 기회를 또 찾는건 좀 터무니 없을까요

    • 174.***.155.83

      퀀트 쪽 알아보시더라도 나중에 내고로 쓸 카드 겸 백업 겸 인터뷰 미리 연습 겸 해서 일반 아이티 대기업들도 좀 인터뷰 보세요

    • MBA 68.***.155.92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이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분야입니다.

      미국에는 아무 연고도 없는 한국의 대학원생이, 유학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미국 현지 알고리즘 트레이딩 퀀트로 취직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차라리 물리학 박사 전공을 살려서 한국에서 교수 또는 연구원 취직을 알아보시는 게 확률은 훨씬 높아 보입니다.

      왜 굳이 알고리즘 트레이딩에 관심을 두시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한맥투자증권 파산 이후에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사실상 끝장났습니다.

      ‘함정’ 주문 걸어 놓고 타 증권사의 실수를 노리는 수법을 쓴 게 알려지고 사회적 지탄을 받았죠.

      http://news.donga.com/BestClick/3/all/20131216/59578800/1

      http://news.mk.co.kr/breakingnews/view.php?no=868888&year=2014

      미국도 마찬가지로 요즘 트레이더들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아주 안 좋아졌습니다. 각종 금융 규제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트레이더들의 입지는 차츰차츰 좁아질 전망입니다.

    • 알고트레이더 66.***.80.177

      회사를 직접 차려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