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한 삼성전자 부장의 죽음, 고인의 아내가 말하는 `삼성맨`의 삶

  • #163342
    99.***.248.94 9375

    이젠 달라질때도 되지 않았나요? 여전히 삼성얘기는 괴담 수준이네요.



    “위암 판정받고도 자정까지 일하던 남편, 죽고나니 회사는…”

    서울시장 선거에 온나라의 관심이 쏠렸던 2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 검은 옷을 입은 한 여성이 멈춰 섰다. 얼마남편을 잃은 양희영(48) 씨다.

    양 씨가 기억하는 남편은 늘 새벽에 퇴근하는 사람이었다. 몸이 아픈 것조차 회사에 죄스럽다던 남편이었다. 이런 남편이 갑작스레 암에 걸렸다. 그리고 죽었다. 하지만 회사는 “자기가 좋아서 일하다 죽은 것을 왜 회사에 보상하라고 하느냐”라고 했다. 남편이 22년 세월을 고스란히 바친 대가였다. 결국 양 씨는 남편이 일하던 회사 본관 앞에서 일인시위를 결심했다.

    “22년간 평균 퇴근 시간은 새벽 1시…늘 과로사 걱정”

    ▲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일인 시위 중인 양희영 씨 ⓒ프레시안(이진경)

    양 씨의 남편인 고(故) 박홍길 씨는 수원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현 IT Solution) 부장이었다. 박 씨는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2년간에 근무했다. 22년간 그의 평균 퇴근 시간은 새벽 1시였다고 한다. 박 씨는 올해 들어 일이 많아져서 새벽 3시, 4시 퇴근하는 날이 더욱 잦아졌다. 심지어 아침 6시에 퇴근하여 채 한 시간도 자지 못하고 출근한 때도 여러 번이었다. 박 씨는 항상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박 씨는 아예 끼니를 거를 때도 잦았다. 양 씨는 “남편이 하루 한 끼도 못 먹고 회의 준비한 적이 여러 번이라 말했다”고 했다. 양 씨는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의 과로사를 걱정하며 지냈다고 했다.

    “어느 날 방송에 나온 ‘과로 체크‘를 해봤어요. 10개가 넘으면 과로사 위험이 있다고 했죠. 남편의 생활을 체크해보니 16개가 해당되었어요. 하지만 ‘빨리 일을 하러 갈 수 있게 해가 일찍 떴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잠드는 사람이 제 남편이었습니다.”

    “위암이라는 전화를 받고도 자정까지 근무”

    지난 8월, 박 씨는 갑작스레 배가 아프다며 병원을 찾았다. 제일 먼저 방문한 삼성전자 사내병원을 포함해 병원 세 곳이 모두 박 씨의 상태를 위염으로 판정했다. 박 씨는 계속해서 복통을 호소했으나 병원에 다니는 와중에도 꼬박꼬박 회사에 출근했다.

    “이렇게 아픈데 좀 쉬는 게 어떠냐고 하면 남편은 ‘회사에 가면 정신이 들어서 아파도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어떤 의사는 남편의 근무 시간을 듣고, ‘그렇게 일했는데 어떻게 아직 살아 있느냐’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9월 1일, 삼성의료원에서 조직검사 결과 암 조직이 발견되었다며 다음날 병원을 방문하라는 연락이 왔다. 박 씨는 자신이 며칠간 자리를 비우게 되면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병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그날도 자정까지 남아 업무를 처리했다.

    9월 2일, 삼성의료원에서는 박 씨의 상태를 위암 말기이며 암이 간에 90% 이상 전이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 병원 측에서는 박 씨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으므로 입원도 하지 말고 남은 시간을 가족과 보내라고 했다. 박 씨가 복통으로 사내병원을 찾아가 위염 판정을 받은 지 보름만이었다.

    “‘나아서 회사에 복귀하겠다’는 말이 유언이 돼”

    박 씨는 나아서 회사에 복귀할 것이라며 회사에 병세를 알리기 꺼렸다. 병가기록도 남기기 싫다며 병가 대신 월차를 썼다. 박 씨는 자신은 죽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가족에게 유언 한마디 하지 않고 9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날, 남편은 7시간 동안 경련을 했습니다. 그 시간 내내 눈을 감지 못하다가 얼마나 눈이 아플까 싶어 눈을 감겨 주니 노란 눈물이 나왔습니다. 결국 죽는 순간까지 눈을 감지 못했어요.”

    박 씨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지 3주 만이자 월차도 다 쓰지 못한 채였다. 결국, 회사에 복귀하겠다는 말이 그의 유언이 된 셈이다. 박 씨는 매주 화요일 전화 영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실제로 그는 투병 중에도 사망한 주를 제외하고 화요일 아침마다 영어 수업을 받았다.

    “배가 너무 아파 잠도 못 자는 어느 날, 남편이 ‘가족도 부모도 형제도 친구도 버리고 일했는데 이게 뭐냐’라고 말하는데 제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습니다.”

    삼성전자 “자기가 좋아서 일하다 죽은 것을 우리가 왜 보상하느냐”

    박 씨가 사망한 뒤, 수원 삼성전자 인사부장은 유가족에게 “삼성 측에서 온 힘을 다해 도와줄 테니 장례 잘 치르고 보자”고 말했다. 그러나 박 씨의 장례식이 진행되자 회사 측은 태도를 180도 바꿨다. 인사부장은 유가족에게 “자기가 좋아서 일하다 죽은 것을 왜 회사에 보상하라고 하느냐”, “자기 건강, 자기가 지키지 못해서 죽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너무나 달라진 회사 측의 태도에 양 씨는 헛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양 씨는 “‘삼성은 사안별로, 유족 스타일별로 대응 매뉴얼이 있다’라는 말까지 들은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군소리 없이 장례를 치렀으니 삼성 입장에서는 만만해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씨는 “근로복지공단산업재해 신청을 하기 위해 회사 측에 근퇴기록을 달라고 요구했다”며 “그러나 회사 측은 알아보겠다고 말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고인의 죽음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만, 산업재해 인정 여부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왜 유가족에게 근퇴기록을 주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근로복지공단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제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좋은 선례’를 삼성에서 먼저 만들면 안 되는 것인가”

    “남편이 아픈 배를 붙잡고 회사에 갔을 때도, 응급실에서 침대가 없어 차가운 플라스틱 의자에 누웠을 때도, 회사 측에서도 촉망받는 인재라고 하면서 과일바구니
    보냈을 때도, 단 한 번도 회사를 원망한 적 없습니다. 삼성은 남편이 늘 ‘내 청춘을 바친 곳’이라고 이야기했던 곳이거든요.
    회사 측에서 ‘자기가 좋아서 일하다 죽은 것을 왜 회사에 보상하라고 하느냐’고 이야기하지만 않았어도 제가 거리로 나오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양 씨는 비록 승소할 가능성이 작더라도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 소송불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측에서는 모두 ‘선례’ 이야기만 합니다. 선례가 없어서 산재로 인정해줄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러나, ‘좋은 선례’를 삼성에서 먼저 만들면 안 되는 것인가요?”

    양 씨는 삼성본관 앞을 지나는 직원들을 향해 “삼성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이것은 당신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고 소리쳤다. 양 씨는 “이제 삼성이 변해줬으면 좋겠다”라며 “광고로만 ‘가족’을 얘기하지 말고 진정한 자기 가족인 사원의 복지부터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11026202827§ion=03

    • 꿀꿀 76.***.132.31

      마음이 아프네요,,
      사실,, 과로 하지 않아도 유전적으로 병에 걸릴수도 있지만,,무엇보다 가족들과 좀더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일만 하다 가신 고인이 안타까울 뿐이죠,,
      근무한 기간과 그 기간동안 업무시간이 현저히 많고, 병에 걸리기 바로 얼마전까지 꾸준한 과로를 했다면 그것도 산재로 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 151.***.238.166

      예전에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때의 나의 모습을 이글을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되는군요.

      만약 미국에 오지 않고 계속 한국에서 직장 생활했더라면 제명에 살지 못하고 갈 수도 있었을듯 합니다.

      열심히 일하는것은 좋지만 정기적인 휴식 또한 중요한듯 합니다.

    • ex삼성 70.***.57.209

      삼전 안다녀본분은 모름.

      부장이 퇴근안하고 자리 딱 지키고 같이 밤샘.

      스케쥴 자체가 일정이 안나오게 짬. 그러니깐 밤샘.

      내가 다닐때도 옆팀 부장님 과로사로 출근길에 그냥 돌아가심. 저게 내 미래다 그러면서도 그날도 야근함.

    • 그래서 130.***.226.149

      내가 삼성을 관둔 이유가 바로 이거임… 아주 더러운 회사문화를 가지고 있음.. 강제로 야근시킴.. 일찍 집에 가려는 사람 불러다 훈계함. 아마 사원중 많은 수가 과로사를 걱정할것임. 회사밖으로 이런 사실이 퍼지는 걸 극도로 꺼림..돈 좀 벌었으면 사원들 건강도 좀 챙겨주지.. 쥐어짜먹고 힘 떨어지면 버리는게 잘난 회사문화…

    • 198.***.210.230

      삼전 안 다녀본 사람도 잘 앎니다.
      이런 중소기업적 마인드를 가진 대기업들이 한국에만 있는거 아닙니다.
      어쩌겠습니까, 슬프지만 이게 자유경쟁 자본주의의 현실인걸…
      아예 국가에서 법으로 8시간 이상 일하면 누구든 무조건 오버타임줘라, 10시간이상 일시키면 회사 문닫게 만든다라는 법이라도 만들지 않는한, 이런 상황이 자체적으로 해결되긴 힘들다 봅니다.

    • 예전이나 216.***.65.86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개선된 게 없네요. 전에 비해서 야근문화 나아졌다고 그렇게 홍보해대더니… (물론 나아진 곳도 일부 있겠지요)

    • 이직자 99.***.82.214

      저도 옛날에 일을 하기는 했지만 그렇게는 못했지요.
      그것이 힘들어서 미국에 왔지만.

      사장님은 항상 술을 먹어도 새벽 4시에 기상하여서 1시간 운동하고 회사에 출근했지요.
      일본어 배울 시간이 없어서 사모님이 배워서 집에서 가르쳐주고.
      그 사장님 자녀는 사장님이 공부가르쳐서 서울대보내고….
      세계어디를 가나 항상 밤 10시경에 회사 당직실에 전화해서 점검하고, 길에 떨어진 휴지줍고.

      돌아가신분께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세계 경쟁에서 살기 위한 몸부림이겠지요.

      저는 간혹 미국에서 이직하면서 괴로움을 느낄떄는 내가 그곳에 머물렀으면 좀더 나았나 하면서 그리워(?) 할떄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10년사이에 직장을 4군데 다니고 또 옮겨야 하는 형편이네요.

    • EX 삼성 70.***.24.33

      척박한 기후, 협소한 국토, 미미한 부존자원, 먹고 살길은 인재 밖에 없군요.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 …
      이런기사를 보면 Ex 삼성맨의 한사람으로 찹잡한 심경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삼성의 문제사 아니라, LG 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고, 조국이 처한 현실입니다.

      어머님의 한쪽 눈이 불편한 것을 초상화에선 감추어 달라고 자식이 화가에게 부탁했습니다.

      더 크신 어머님의 불편함을 감추지말고 자식된 도리로서 당당히 받아들여야 될 것 입니다.

      한마디더, 스스로 EX 상성맨이라 자칭하고, 미국 시골, 회사 사무실에서 큰소리치고, 미국 직원들 군기잡으며 사는 게, 얼마간은 조국의 덕이라 생각합니다.

      • 210.***.131.231

        삼성 다닌걸로 폼잡을 정도 의 미국회사 다니시면 거의 바닥수준일듯..

      • 지나가다 208.***.127.160

        기업이라는게 사람위에 있다면 정부가 인권을 무시하던 때와 다를바 없습니다. 조국의 덕이라 생각하시면 군기잡지 마시고 덕을 배풀어주세요. 큰소리치는 만큼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독이 됩니다.

    • 포인트 173.***.39.177

      야근, 문화, 생존을 위한 경쟁 다 이해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저 슬프고, 화나게 만드는 것은 고인에 대항 삼성의 예의없음입니다.
      논의되고 있는 어떤 것들로도 설명할 수 없는…….

      • 그렇죠 216.***.65.86

        그 대응방식이 더 실망스럽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그렇게까지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아무리 저렇게 해야 회사에서 책임질 부분이 준다는 걸 이해한다고 해도 말이죠)

        • 그런데… 216.***.65.86

          그렇게 대응하시는 분들은 별로 안 밉습니다. 그분들도 저렇게 되면 회사의 다른 분들에게 동일한 대응을 받으실 거기 때문에…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죠.

    • 114.***.145.4

      삼성 칼퇴한다고 인터넷 게시판에서 난리치며 홍보하던 알밥들이나 삼성직원과 친삼성파들이 민망해하겠네요. ㅋㅋㅋㅋ

      제왕적 주인이 있는 사기업은 결코 편할 수가 없습니다. 편하게 되는 순간 기업의 위기가 오게되죠…그 주인장의 재산 및 주가가 떨어지는데 일개미들이 편하게 일하는 꼴을 못보죠..ㅋㅋ

      삼성은 그리고 고인을 대하는 자세가 쓰레기입니다. 스탠포드 박사가 공장장으로 밀려나서 자살해도 키워주는 방식이었다고 해명하고..

      신입 직원이 과로로 자살해도 동료가 빈소에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죠.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도 대부분 쓰레기들입니다. 상종하지 말아야 될 기업이죠…

      이번 변명도 가관이군요….자기가 좋아서 (야근)한 일인데 왜 회사가 책임지냐?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인사팀에서 할 소리입니까?

    • 이런 205.***.71.58

      삼성은 조직의 일사분란함과 강도 높은 근무가
      자랑거리라고 생각합니다.

      독재왕국보다 더 합니다.

      이건 아니죠.

      수백명이 죽어나갔고 또 앞으로도 그럴텐데….아하…

    • 22 75.***.86.237

      “위암이라는 전화를 받고도 자정까지 근무”

      암보다 삼성이 더 무섭다?
      보통 암에 걸리면, 죽음의 공포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일도 못하고 그런줄 알았는데,
      다 그런건 아닌가 보군요.

      일이 정말 좋아서 암판정받고도 저정에도 일할 정도로 죽음에 초연할 정도면 정말 존경할 만한 분이고,
      일중독에서거나 짤리는게 무서워서 저런거라면 이해가 안되는 수준이군요.

    • 삼성 67.***.220.22

      다른 한편으로 그 돌아가신 삼성 부장님도 부하직원들한테 야근과 과로를 강요했을겁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 121.***.99.84

      직원일 때와 직원이 아닐 때와 대우가 180도 달라지는 곳이라는 말이 정말이네요. 다른 회사로 간 것도 아니고 아파서 죽어서 퇴사하게 된 건데도 저렇게 심하게 하다니 사실이라고 믿기 힘든 이야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