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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 중 한 명은 요즘 유학 준비를 합니다.
공부에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영어에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멀쩡하게 서울에 좋은 집 가지고 있고 안정적인 직장 다니고 있고요.
가끔 전화를 하는데 미국 유학관련 조언을 구하면서도 떨떠름해 합니다.
별로 오고 싶어하지 않지요.
문제는 그 친구 와이프입니다.
결혼 전부터 그다지 탐탁치 않았는데, 결혼 후에 미국 노래를 부른다는군요.
그 친구가 약간 순둥이(다른 말로 쪼다)인데다가 처가에서 경제적 도움을 받아서 발언권이 높지 않은가 봅니다.
그렇다고 집 살 때 처가에서 사줬다 그런 의미는 아니고요.
게다가 그 친구의 친구 중 한명이었던 제가 우연찮게 미국에 유학와서 취직된 것을 목격하고서는 그 다음부터는 미국행 바가지가 더욱 높아졌다고 합니다.
가끔 농담삼아 그 친구는 저를 원망하기도 합니다, 쩝.
친구 와이프 말로는 요즘 주변에서 왠만하면 미국 안갔다 온 집 없다고 돈은 걱정하지 말고 무조건 미국 가자고 조른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그 친구는 요즘 회사 마치고 열심히(마지못해) 영어학원 다닌다고 합니다.
그 친구 와이프는 물론 직업없이 집에서 놀지요.
재밌는 것은 그 와이프 분은 어쩌다 통화를 할 때마다 미국이 뭐가 좋냐고 한국 들어오시라고 강변을 한다는 겁니다.
제가 오버하는 건지는 몰라도 약간 열등감까지 느끼는게 아닌가 생각들기도 하지요.
미국에 살면서 주위를 봐도 물론 능력되고 영어도 잘하시고 가정도 잘 꾸리시는 정말 대단하신 주부님도 계시지만,
솔직히 체감적으로 봤을 땐 70~80%는 헛바람들어서 미국에 남고 싶어하시는 분인 듯 합니다.
미국 남고 싶어하는게 아이들 교육 때문이라고 애들 핑계를 대지만 그다지 신빙성은 없는듯 하네요.
과연 가족 전체가 한국에 모여사는게 더 교육적일지, 아니면 기러기 가족을 하면서까지 미국에서 애들 교육을 시키는게 좋을지는 주관적 판단이겠습니다만은,
가끔 기러기 가족 볼 때마다 저건 아닌데 싶더군요.
대학원 또는 포닥 마치고 한국 돌아가시는 남자분들 중에도 비슷한 고민하는 분들 꽤 계시더라고요.
자기는 자의든 타의든 한국 돌아가야 하는데 와이프가 극구 반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요.
극단적인 경우는 박사학위 받고 미국취업 못해서 한국 가는 남자분 붙잡고 가게하자고 조르는 아줌마 때문에 남자분께서 힘들어하시는 경우까지.
한국에서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까지 들볶아서 올만큼 미국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
정말 결혼은 잘하고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