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누락

  • #161761
    none 173.***.124.13 9488

    아래 45세면 어쩌고 하는 글도 있는데 40 대 초반입니다.
    늦게 유학와서 (이름 대도 아무도 모르는) 작은 미국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영주권도 올해 내에는 나올 것 같습니다.  (EB2)
    직책에 별로 관심없고 “가늘게 길게 살자” 란 생각으로
    정치나 자기 포장에 관심없이 그냥 묵묵히 일하고 있습니다.

    운좋게 회사에서 조금 큰 프로젝트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논문에서 써먹은 분석방법으로 분석을 해서
    10% 미만 밖에 설명이 안되던 모델을 90% 이상 설명이 되도록 바꿨고 
    메니저가 두달 생각하고 준 일을 일주일만에 끝내기도 해서 
    연말 파티 때 사장이 따로 일어나서 제 칭찬을 하고 했습니다. 

    입사동기 하나가 먼저 승진을 할 때도 덤덤했는데
    이번에 다른 입사동기 마저 승진을 하고 (엄밀히는 저보다 몇달 뒤에 합류)
    컨트렉터로 먼저 일하다 정식 사원은 저보다 조금 늦게 된 사람도 승진을 하니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더군요.  타이틀 바뀌는 건 여전히 별 관심 없지만
    이렇게까지 쳐지는 것이 회사에서 나를 별로 가치있게 안보는 것이 아닌가
    짤리기 전에 먼저 그만두고 딴데로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이러다 가늘게 짧게 사는 거 아닌가 싶더군요.

    다음날 아침에 메니저가 부르더니
    어제 여러 진급 소식 때문에 걱정할 것 같아서 그러는데
    두달 이내에 너는 대신 pay increase 가 있을 꺼고 내년엔 승진이 될꺼라면서
    그러면 지금 승진한 다른 애들보다 돈으론 2년 더 이득이 된다고 하더군요.
    (정확히 어떻게 해서 2년 더 이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들 편하고 (불편한 사이가 한명도 없습니다) 일도 고되지 않고
    가끔은 버벅대지만 대부분 회사의 기대치 이상으로 성과를 내고 있어서
    그냥 은퇴할 때까지 다니려고 하는데
    지금의 진급누락이 전조신호로 보고 다른 준비를 해야할까요?
    아니면 그냥 메니저 말을 믿어야 할까요?

    • 나가라는 뜻 66.***.89.247

      나가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조용히 눈치 못채게 움직이십시오. 먼저 다른곳 오퍼를 받아놓고 메니져를 만나서 진급과 연봉 인상을 동시에 요구하십시오. 그렇게 하는 겁니다.

      • 99.***.94.255

        두달 이내에 너는 대신 pay increase 가 있을 꺼고 내년엔 승진이 될꺼라면서..

        ==> 나가라는 의미라면 (더 기분나쁘게) 왜 이따위 사탕발림은 하는건가요? 하긴 미국사람들 가만보면 자기들 죄책감 줄이기 위해서, 앞에서 듣기 좋은 말은 참 잘들도 하더구만요…

        • 그게 124.***.159.156

          밑에 사람이 나가게 되면, 자기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갑자기 나가겟다고 한다면, 그 사람을 관리하는 “메니저”에게 당연히 책임을 묻겠죠?
          그럼, 이런 저런일이 있어서 나가겠다고하는것 같더라 라고 보고를 해도, 왜 미전에 대책을 세우지 못했냐, 매니저가 밑에 사람 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뭐했냐?… 라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일로 발전하게 됩니다. (–;) 근데, 웃긴게 정말 능력있는 사람에게 진급/월급 올려주는걸 왜 구지 1년이나 미루죠? 제가 회사 입장이라면 나갈까 무서워서 당장 올려주겠습니다.

          • 99.***.94.255

            그러니까 순진한 부하직원에게는 진급/월급 올려주는 비싼 방법보다는 그냥 싸게 기분띄워주는 칭찬으로 때워도 된다고 생각하나보죠? 그러고보니 우는 놈에게 떡하나 더준다고…참. 우리말에도 있군요.

      • none 173.***.57.254

        영주권이 코앞이니 조금은 더 기다려야겠죠? (D-Day + 6 개월?)
        얼마전에 연락 온 헤드헌터들에게 영주권 곧 받을 꺼라 지금은 옮길 생각 없다고 했었는데
        일단 영주권 받고 제 인상분을 지켜본 다음에 그 헤드헌터들에게 연락을 할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 에휴 124.***.159.156

      이래서 순진한 사람은 정말 손해 본다니까요… 아무리 일 잘해도 사내정치, 자기 어필, 줄 못타면 회사에서 아무도 인정 안해줍니다… 님 동기들이 먼저 승진이 됬다면, 님이 그중에 제일 무능력하다는 낙인이 찍힌겁니다. 얼렁 몰래 전직 준비하시고, 만일의 일에 대비하시길…. (제가 님보다 나이는 적어도 님같이 하다가 피본 케이스임니다. 다다음주에 세 회사로 출근합니다. )

      • none 173.***.57.254

        제가 걱정하는 것도 그 “무능낙인” 입니다. 작년에 승진한 동기는 관련 경력이 있었고 이번에 승진한 동기는 박사학위가 있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나 자신이 무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자기 방어로 인해 현실을 왜곡하려고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동병상련 76.***.76.43

      저도 회사에서는 “무능한 사람” 보다 “만만한 사람”으로 인식되는게 훨씬 더 무섭다는 걸 최근에야 깨닳았습니다. 오랜 직장생활, 만정이 떨어져서 그냥 예정보다 빨리 리타이어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 나가란 애기죠 67.***.251.153

      나가란 애기..아니면 그냥 조용히 가늘게 회사 생활하라는 애기죠.

      회사에서 2달후 애기하는것은..자기들도 애들 승진한것 보니… 윗분이 승진누락으로 불만일것 같고..그러자고 당장 윗분의 퍼포먼스를 다르게 대체할 방법이 없으니..일단 시간을 벌자…대안을 마련할….그런 의미입니다.

      1. 윗분이 2달후에 안나가면은….음 애는 돈조금 쥐어주면 되는애구나하면서..앞으로 계속 힘들어질것입니다.

      2. 윗분이 2달안에 혹은 그후에 나가면…아..다행이다..그동안 우리는 이렇게 백업마련했느데..이렇게 생각하죠..

      윗분을 제치고 승진하신분은…벌써 승진하면서..윗분의 존재가 두렵고 거슬리니…다른 대안을 마련하려하고..그것이 바로 2달입니다.

      • none 173.***.57.254

        1번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2번과 그 아래가 잘 이해가 안되네요.

    • 63.***.44.156

      님 회사생활은 실력으로 하는게 아니라 인간관계와 정치로 하는거에요…

      물론 자신의 업무성과가 좋고 엔지니어로써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건 좋지만 제 생각엔 매니저 들이나 그 윗선과 전혀 커뮤니케이션이 없는거 같습니다…

      가늘고 길게…좋죠…근데 오히려 짧고 굵게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이러니 하게 가늘게 길게 살아가죠…..늦었을때가 가장 빠른겁니다, 매니저, 디렉터들과 점심도 함께 하고 업무 이외의 일도 서로 얘기해 보고 가끔 사무실에도 들르고 하세요…

      • none 173.***.57.254

        그러고보니 이번 승진자들이 윗선과 업무 이외로 좀 더 친한 것 같네요. 예전에 이직한 사람 얘기가 오래전엔 이 회사에도 정치 줄이 있었다고 했었던 것도 생각나네요. 그리고 그 정치 회오리 때문에 사장이 나섰고 그 정치의 중심이 다른 곳으로 떴다고 했는데 그 내막이 궁금해지네요.

    • 천천히 12.***.231.245

      어차피 영주권은 받으셔야하니, 급하게 생각마시고 천천히 알아보세요.
      돈도 중요하지만, 승진이 안되니 모티베이션이 안된다든지 뭐 그런 어필을 하시는것도 좋을것 같구요. 저도 가늘고 길게 살자 생각은 하면서도 다른사람들이 먼저 승진하는것은 자존심상 참을수가 없더군요.

      • none 173.***.57.254

        예. 저보다 한두달 먼저 영주권 넣으시고도 아직 못받으신 분들도 계시지만 반면에 한두달 늦게 넣으시고 받으신 분들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데다가 이민국 웹사이트의 평균 처리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한두달 이내에 받을 것 같습니다. 그즈음 박사 학위도 받을 것 같습니다. 메니저는 pay increase 를 박사 받는 시점과 연관지어 얘기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번에 저를 제낀 입사동기는 박사학위가 있으니까요. 일단 영주권 받고 6개월까지는 맘에 안들어도 참을 생각입니다.

    • 그놈의정치 99.***.132.25

      글쎄, 정치가 줄타기나 윗선들에게 위선적인 사탕발림을 하라는거면 큰회사나 그렇지 작은회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씀대로 50명 안쪽의 작은 회사라면 사장이 모든 사태를 파악하고 있고 결정권도 쥐고 있습니다. 직접 사장에게 콘택하셔서 아쉬운 것을 해결하세요.

      • none 173.***.57.254

        말씀하신대로 작은 회사입니다. 저도 줄타기 같은 거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에 은퇴할 때까지 있을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영주권 받고 난 뒤 상황변화를 지켜볼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 jj 71.***.250.144

      제가 보기엔 영주권 나오기 전엔 안 옮길 거라고 회사에서 보는 것 아닐까요. 가능하시면 조용히 모든 백업을 다 해놓고 어느 날 옮기세요. 막상 그 때가 되면 회사 쪽에서 매달릴지도…

      • none 173.***.57.254

        이민국에서 고시한 평균 처리 속도(그새 조금 늦어졌지만) 에 맞는다면 영주권과 박사 학위 취득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질 것 같습니다. 작년 그즈음에 pay increase 를 받았었는데 (8%) 영주권 신청하면서 사장이 싸인한 PW 에 맞춰진다면 18% 인상이 됩니다. 그렇게 되는지 두고봐야겠죠.

        H1 이라 이리 저리 찾아본 것으로 추정해보면 작년에 먼저 승진한 입사동기의 연봉은 제 인상분과 회사 정책에 없는 영주권 배우자 몫을 회사가 지불한 것을 고려해보면 당장은 제가 더 받은 것입니다. 물론 누적 연봉인상률을 고려하면 달라지겠죠.

    • 지나가다 64.***.230.141

      옮길 준비도 함께 잘 준비하셔야 할 듯합니다.
      저는 미국 경험은 없기 때문에 제 언급이 확실하지는 않을 수가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직장경험이나 얄팍한 인간에 대한 이해(인간사 비슷하다. 미국인들도)를 보면
      단순히 매니저의 말만 믿고 계시기에는 위험이 커 보입니다.
      그 매니저가 갑자기 이직이라도 하게되면 새롭게 다른 매니저가 이직한 매니저의 자리에 왔을 때
      님을 바라보면서 평가하게 되는 공식적인 데이터는(이직한 님의 전 매니저가 상세하게 특별하게 설명하고 가지 않는 이상)
      – 대다수 동기들보다 늦은 승진을 받을 정도의 낮은(?) 능력 또는 뭔가 문제
      라고 보여집니다.

      하다 못해 월급쟁이 사장이 약속한 것도 그 사장 날아가면 새되는 게 직장입니다.
      도대체 누가 님에 대한 평가 문서에 구구절절이 상황을 적어놓겠습니까?

      가늘고 길게 사시려면 그래도 평균치에 묻어가셔야 합니다.
      하위 평가는 평균치가 아니고요.

      • none 173.***.57.254

        제가 입사한 이후의 승진자들의 승진 기간을 비교해보니 이번 제 누락이 평균치 아래더군요. 찜찜… 사람이 몇 안되서 이민국에 H1 서류 보낸 날짜와 대략 그즈음 누가 입사, 승진, H1갱신 했는지를 비교해보면 연봉을 추적, 추정 할 수 있는데 현재 금전적으론 제가 약간 더 이득이긴 합니다.

        사장이 오너라 회사를 팔지 않는 한 사장의 약속은 남습니다. 영주권 신청할 때 서명한 PW 에 어느정도 매칭이 될 지 궁금해집니다.

    • ㅓㅗ햐ㅗ 175.***.106.91

      기본적으로 미국사회는 회사와 직원이 누가 주도권을 갖느냐하는 머리 싸움입니다…. 회사입장에선 이 직원이 진실이던 착각이던 회사를 믿고 다니게 만들고….필요없을땐 회사가 내 보냅니다..
      쉽게 말하면…..”내가 자르면 자르지…니가 먼저 그만 두진 못한다….”

      회사입장에선 당연한거지요….. 직원이 자기들이 준비없이 갑자기 나가면 업무에 차질이 있으니까요…반면에 내 보낼땐 미리 준비하고 내 보내지요…….. 그럼 회사는 어떤 선택을 할지 뻔히 보이죠……. 회사가 님을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다행이 일이 계속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누군갈 내보네야 한다면…눈에 보이는 상황 아닌가요.

    • www 76.***.177.211

      이정도일로 회사가 나가라고 신호준다라고 보는것은 과장된 생각인거 같습니다

      한마디로 우는놈 떡하나더주고, 맘에 드는놈 좀더 잘해주고 하는 차원에서 매니저가 선택한거라고 봅니다
      근데 팀원중 두명을 한꺼번에 진급시키는건 다른 팀들이나 윗선에서 봐도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할수없이 한명 골라서 하는거죠

      반면에 페이가 어쩌고 2년뒤가 어쩌고 하는건 매니저가 님을 달래주기위한 궁색한 변명이라고 할수있습니다
      매니저입장에서는 모든 팀원들을 만족시키기위해서는 상황에따라 말이라도 잘해줘야하기때문에, 좀 앞뒤가 안맞는 말을하면 아 얘가 날 달래려고하는거구나 하는 선에서 이해햐세요

      그런데 그걸 또 너무 파고들려고하면 불편한 상황을 만들겟죠

      위에 몇개 답글은 시나리오가 너무 가상적이군요. 경험에서 말씀드립니다

    • 가늘게 살기 65.***.78.6

      가늘고 길게 살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나도 남들과 어느 정도 맞춰서 나아가 줘야 생존이라고 할 수 있죠. 나만 그냥 그 자리에 남아서 가늘게 살도록 주위에서 놔두지 않거든요. 앞으로는 적당한 승진도 염두에 두시고 팀 내에서 정치도 잘 하시기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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