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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뉴저지에서 Communication을 전공하고 있는 졸업반 학생입니다.
졸업은 다음해 여름이구요.
요즘 여러모로 고민이 많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요.
간략하게 제 얘기를 좀 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는 대학시절 내내 수많은 방황으로 인하여 학점이 좀 많이 안좋습니다 (2.3~2.4)
2학년 후 학교생활과 저의 전반적인 인생에 대하여 회의를 느껴 1년을 쉬게 되었지만 다시 돌아와 어찌어찌 졸업의 문턱까지 오게 되었네요.
사실 전 졸업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 정해놓은것도 없었고 졸업장만 따자! 라는 마인드로 버텨왔습니다.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지내던 와중, 저번학기에 3살어린 2학년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첫 CC였고 지금까지도 알콩달콩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사귄기간은 1년채 되지 않았지만 여자친구는 저와 미래에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자주 그럽니다. 저는 처음에 애가 어린 마음에, 마냥 좋은 마음에 그냥 던지는 말인 줄 알았는데 진심이었더라구요.
저는 생각도 없었지만 사실 지금 사귀는 여자친구가 외모적으로나 성격적으로나 제 이상형에 딱 들어 맞기도 해서 만약 같이 살게 된다면 정말 저로썬 땡큐라고 생각합니다.
즉, 아직 많이 이른감이 있지만 사실상 서로 졸업하고 자리를 잡은뒤 바로 결혼하자. 라는 걸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항상 느슨하게 프리하게 지내왔던 저로썬 열심히 사는 여자친구에 의해서 자극을 받아 조금은 열심히 살게 되었고 ‘처음으로’ 미래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짐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일단 저는 스팩이 초라합니다. 잡다한 아르바이트 경험은 꽤 있지만 인턴경험은 단 하나밖에 없어요.
그 하나뿐인 인턴경험도 저의 어머니의 법률사무소에서 여름방학동안 아주 잠깐 인턴을 한것 뿐이지요. 사실상 예전부터 어머니께서 회사 나오기라도 해서 업무경험이라도 쌓아라.. 이력서에 쓸거라도 있게. 라고 추천을 하셨었지만 안나갔었죠. 그냥 별 생각 없었으니까. 근데 이번에 여자친구로 인하여 여러 자극을 받은 나머지 드디어 인턴을 했습니다. 인턴기간 도중 옆의 어머니의 동료 변호사분중 한분이 LG쪽과 커넥션이 있으셔서 제가 일 할 의향이 있다면 추천을 해주실수도 있다고 하셔서 여러모로 길이 열려있는 것 같아 나름 안심이 됬었습니다.
인턴이 끝난 후 저는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졸업 후 마땅한 일자리가 바로 구해지지 않으면 일단 패러리걸로 회사로 돌아와 업무경험을 쌓는다 -> 일하면서 패러리걸 자격증을 취득한다 ->LG는 감히 제 수준에 너무 높은 벽일수도 있지만 주어진 기회는 일단 이용해본다 -> LG가 되면 일단 가고, 안되면 어머니 회사를 나와 업무경험과 패러리걸 자격증을 이용하여 다른 로펌에 이직한다. -> 열심히 하면서 계속 발전해나가 수입을 올린다.
대략 이렇게 플랜을 짰습니다.
뭐 어머니의 회사도 있고 나름 커낵션도 있고 그런데 뭐가 걱정이냐?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사실 제일 큰 문제는 제 여자친구는 제가 패러리걸하는걸 탐탁치 않아 하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능력을 안본다고 하지만 전남친은 경제적으로 정말 어려웠던 상황이었는데 ‘전남친이 (5살 연상) 첫 월급을 타고 그걸 다 부모님에게 드렸는데 난 정말 서운했어. 너무 돈이 없었고 능력이 안됬어. 데이트 비용도 내가 항상 6:4로 내고..’ 이런 류의 말을 하는 걸 보면 흔히 말하는 김치녀? 일수도 있는데 제 앞에선 그냥 개념녀 코스프레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친구에게도 제 플랜에 대해서 말을 해준적이 있지만 패러리걸은 계속 위로 올라가는 직업은 아니지 않느냐.. 누구 아래에서 일하는 정도밖에 안되지 않느냐.. 우리 집안은 자격증을 되게 중요시 한다.. 그냥 LG 가지..? 등등 말을 하면서 패러리걸에 대해 꽤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남자가 무조건 집을 준비해와야 한다.. 여자는 일 안하고 무조건 전업주부다 등등 이런 구닥다리같은 생각을 가진건 또 아닙니다. 맞벌이는 기본이라 생각하고 있는 여자구요. 사실 속을 잘 모르겠습니다.)
즉 왠지 제가 졸업하고 조금만 잘 안풀리거나 별로 사회적 지위가 없는 직업을 가질 시 조금 더 나은 남자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갈아탈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할까요?
연애는 여러번 해봤지만 처음으로 제가 책임을 지고 싶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부담감이 꽤나 많이 생기네요.
패러리걸이 그렇게 별로인가요? 여러 정보에 의하면 연봉도 4만5천불정도에 경력이 길고 유능한 패러리걸들은 7만~8만불이상까지 뛰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저의 현 GPA나 스펙으론 Communication degree갖고는 딱히 좋은 곳에 갈수가 없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패러리걸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긴 한데.. 고작 여자하나 때문에 미래를 생각하는 제가 참 신기하네요. 원래 졸업하고 어떻게 살지 별 생각 없이 지내왔는데..하하.
여러분 패러리걸이 정말 그렇게 별로고 발전 가능성도 없나요? 혹시 패러리걸이 아니면 Communication degree를 갖고 할 수 있는 직종중에 추천 해주실만한 일들이 있나요?
연애기간도 길지 않고 사람일은 어찌될지 모르지만 일단 지금으로썬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저도 더 좋은 남자가 되고싶기에 글을 올립니다.
제가 아직 나이도 어리고 세상물정도 잘 모르고 그래서 놓치는 부분도 참 많을 거예요. 그러니 패러리걸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생조언까지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