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들때 도와줬던 친구…

  • #3406460
    때가왔다 211.***.103.81 2228

    정말 힘들때 도와줬던 친구…
    제 성격이 그냥 제가 항상 안 풀리고 너무 힘들었어서 그랬던건지
    친구가 아주 많이 힘들 때 약간의 금전과, 살곳, 일할 곳 모든 것 마련해주고 정말 내 일처럼 도와줬었죠
    무언갈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 마음을 알기에

    하지만 10대가 아니고 경험도 있었기에 아주 다르고 또는 비슷했고,
    타인을 생각하는 부류는 아니란 걸 알았지만 그래도 손 닿는데 까지 도와줬었죠
    그러고는 그와중에 통수 아닌 통수를 치고 갔는데.. 그래도 용서하고 이해 했는데

    저번에 제가 그 친구네집에서 고작 하루 자는거도 그리 눈치가 보이더니만..
    이번에 제가 미국 가게 되면서 동부쪽에 자기네 가족이 있으니 (제가 부모님도 만나 본 사이입니다)
    (또 제가 손 벌리거나 누구한테 기대어 사는 성격도 안되고 그런 걸 못 견디니깐)
    사실 친구가 맘적으로도 도움이 안 되줬고, 신경도 말로만 써주는 척이었고

    그나마 할 수 잇는것이 일주일이라도 재워주면 정말 그녀석 입장에선 할 도리 다 했다 할 정도이겠죠

    헌데 그거 마저 안되게 되었네요
    너무 기가차가지고 나쁜 생각이나 욕을 하고 싶지도 않고, 가치를 따지자고 하는것도 아니지만
    제가 그놈을 위해서 해준걸 본다면 일주일 재워주는거는 사실 가치 수준도 안될 정도인데…

    그걸 해주지 않아서 내가 그렇게 힘들때 도와줬는데 이렇게하네? 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 마음보단 그냥 씁슬하네요. 인생 참 덧없는 것 같고
    제 나름 참 솔직하고 착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지금이 돈이 없지 가우가 없냐 인데

    술 한잔 기웃거리면서 괜히 주저리 궁시렁대네요.
    괜히 이런 소식들어서 그런가 동부에서 지내면서 걔네 부모님 우연히라도 마주칠 생각하니 너무 자존심 상하고 화날 것 같아.. 캘리포니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미 비자 주소지가 동부라 어쩔 수 없긴 한데 뉴욕으로 한 번 넘어가고 나서 캘리포니아로 넘어갈땐
    심사 까다롭지 않게 그냥 수월하게 들어갈 수 있을까요??

    여윳돈도 없고;; 조금 따듯하기라도 해야 제 마음이라도 편할 것 같네요.

    세심한 답글도 환영이고 욕을 하셔도 환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64드웨인 140.***.140.31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30년지기 친구였는데, 그리고 평생 그 친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할때마다 정말 목숨까지 걸고서 도와줬는데, 몇년전 어떤 우연치 않은 계기로, 그 친구는 저를 평생 이용해먹기 좋은 상대로 여겨 왔다는 것을 확정적으로 깨닫게 되었지요. 그리고, 관계를 끊어 버렸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녀석은 일년에 서너번 연락해 오고, 저는 건성건성 대답하는 편입니다만, 아마도 눈치 빠른 그 친구는 제가 예전같지 않음을 알아 챘을 것라 생각합니다.

      실망하지 마시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시길.
      그나마 이제서야 깨닫게 되어, 그 친구같지 않은 친구때문에 미래 어떤 시점에서 더 크게 입게될 피해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게 되었다는식의 해석이 필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그 30년지기 친구에게 깊은 배신감을 깨닫고 나서, 비로소 그 친구와 나와의 관계에 대한 지난 30년간의 대차대조표를 한번 만들어 보았더니, 제가 어려울때는 그 녀석으로부터 단 한번도 의미 있는 도움을 받은적이 없고, 오로지 제쪽에서만 그 녀석에게 도움을 준적이 많았던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제 인생 자체를 완전히 폭망시켰을지도 모르는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까지말입니다.

      친구나 가까인 지인들과의 관계를 대차대조표식으로 따지려는 의도 자체를 상당히 경멸해온 저로서는 의외스러운 발견이었습니다.

      결론은, 오히려 원글님의 이번 경험으로 그 친구는 원글님의 친구들에 대한 내공을 길러주었다는 판단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화이팅!

    • 때가왔다 211.***.103.81

      감사합니다. 차라리 잘 된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미 뻔한놈이었지만 알고도 만난거니까
      그리고 앞으로 미국에서 닥쳐 올 시련이 얼마나 많을텐데 괜히 기대해서 실망 느끼기도 싫고
      그냥 흘러가는데로 해볼렵니다.
      무리하고 발버둥치고 나만 급해봐야 되는거도 없더라구요.
      정말 소중한 시간 내어서 주신 디테일한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 미국 173.***.165.17

      이런식으로 인간관계가 정리되고 ….또 새로 만들어지고 뭐 그런거죠

      • 때가왔다 211.***.103.81

        지금도 충분히 많이 정리되어 줄어들었고..
        나이를 한 두살 먹다 보니 이제 이전처럼 친구 생기는거도 쉽지가 않더군요
        그래도 조금 맘 한편엔 아쉽네요 ㅎㅎ

    • 나만 그런건 아니네요 167.***.8.98

      여기 글을 보고, 공감하고 갑니다. 저도 끊어버렸습니다.

      자기 욕심만 챙기는걸 이상하게 결혼하고 나서 보였네요… 친구복도 없지…

      • 때가왔다 211.***.103.81

        이래서는 “한 사람 정말 의리 있는 친구 하나만 있어도 성공한거란 말. ”
        괜히 나온 게 아닌가봐요 ~

    • Xe 174.***.66.28

      저도 모두 끊고 끊어가고도 있네요.
      그 많은 사람들 그많은 도움을 줬지만 정작 내가 필요할때는 하나도 없더라는….
      나는 도와줬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나에게서 가져간게 당연하다 생각했나보네요…
      참 덧없어요… 인생…

      • 때가왔다 211.***.103.81

        매 순간 느끼는 공통점은
        일명 그지새끼일지라도 나 생각해주고 도와주는 놈은 지갑에 만원짜리 한 장 있어도 그거로라도 도와주려고 하는 놈 있고,
        항상 어렵고 힘들었던 놈 치고 항상 돈 없고 힘들다면서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만날때마다 바뀌는 옷…
        뭐 자기 인생도 중요하다지만 그렇게 그 한번이 힘든지 가끔 생각하면 되게 웃기더라구요
        나중에 성공해서? 잘 나가서? 그때 못 도와 줄 사람 누가 있으며, 결국 그런놈들은 성공햇으니 외면 또는 비아냥이겠죠
        그래도 저 믿어주는 친구 하나 있다면 그걸로 된거겠죠??

    • ㅎ튜쟌 137.***.202.228

      할수있어요~ 그렇게 하나씩 짜르다 혼자남아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