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영주권 받고 텍사스에 랜딩했습니다.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무슨 비즈니스든 해야 겠다 싶었는데, 여기서 한인들이 많이들 하시는게 도넛 가게더군요. 일단 알바부터 차근차근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주로 매니지먼트나 카운터 팟타임이 나오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식집 라면 가게 알바를 잡았습니다. 경험이 없고 나이다 많다 보니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근데 일본 라면집 알바 첫날부터 중년 여자 매니저의 짜증과 잔소리가 엄청났습니다. 일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주고 뭐라하면 이해하겠는데, 안알려준 거를 가지고 뭐라 하는 겁니다. 예컨대 혼자 서버보는 첫날 출근 30분만에 블라인드 제대로 안 걷었다고 한글/영어 섞인 말로 혼났습니다. 블라인드도 다 걷는게 아니라 그집만의 독특한 차양 방식이 있더라고요. 누가 안알려줬는데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았겠냐고요. 암튼… 가이드도 매니저와 사장이 달라요. 그러다보니 둘이 서로 번가아가면서 뭐라 하기도 하고요. 압권은 팟타임인데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일반 서버가 하는 일 외에 소스 만들기, 미소 스프, 라이스, 투고 준비, 카운터 포함, 쉬는 시간에는 소스/음료/투고 자재/ 기타 인벤토리 보충으로 정말 쉬는 시간이 없어요. 딱 이틀 둘이서 서버보고 3일째부터는 혼자서 서버/카운터를 보는데 정신이 없는건 고사하고, 뒤에서 들려오는 매니저 잔소리로 멘탈 나갔습니다. 실수가 없으려면 POS도 제대로 보고 공부하고 해야 하는데, 공부할 시간은 안주고 실수를 기반으로 교육시키니 이건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건지,, 대체 다른 팟타이머 뽑고 어떻게 사업해온건지 궁금하더라고요.
결국 그만뒀는데 트레이닝 기간이라 그런지 팁도 안들어왔고, 시간당 세전 11불로 계산된 체크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한인 사이트에서 “서버 모집 초보 환영”으로 뽑더라고요. 아니, 서버 혼자서 카운터랑 병행해서 하는 건데 어떻게 초보로 운영하겠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암튼 제 사업 리스트에서 일식 라면집은 지웠는데요. 간접 경험해보니, 일식 라면이 레시피가 있어서 그대로 조합해서 나가면 못할건 없겠다 생각은 드는데, 서버/주방을 초보로 채워서 (주방도 초보만 모집합니다. 저 근무할때도 초보로 팟타이머 들어오신 분이 얼마 있다 힘들다면 금방 나가시더군요) 막 돌리는거 보면 이익이 별로 안나서 이런식으로 밖에 운영할 수 밖에 없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은 도넛 가게 알바를 고민 중인데, 첫 팟타이머로 너무 멘탈이 털려서 도넛 알바는 시작도 전에 겁이 나는군요.
미국에서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하셨던 분들은 어떻게 시작들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착하신 선배님들께서 팁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