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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았고 현재 다른 학교에서 포닥을 한지 2년 되었습니다.
박사과정 학위 결과 나온 논문들은 대부분 출판한 상태지만
아직 마무리중인 논문이 두어개 있습니다.
그래서 박사과정 밟은 학교의 이메일 계정이 아직 살아남아 있습니다.아무튼… 지난 주에 박사과정 밟은 학교의 이메일을 통해
저의 지도교수님이 연사로 발표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주제는 제 박사과정 학위 논문이었습니다.
마침 virtual로도 conference에 참여할 수 있어서 등록을 했습니다.그래서 오늘 zoom으로 지도교수님 발표를 보는데…
제 생각보다 발표에서 제가 한 연구의 비중이 낮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대략 절반 가까이가 저의 가장 최근 논문을 토대로 한 발표였습니다.
참고로 이 논문은 현재 under review 중입니다.
제가 제1저자이고 지도교수님은 교신저자이며 제가 모든 분석과 논문 draft를 작성하였습니다.저는 솔직히 슬라이드 어디엔가 제 이름이 한 번은 나올 줄 알았는데
끝끝내 나오지 않더라구요.
맨 마지막에 현재 지도교수님의 랩멤버들 얼굴만 나올 뿐이었습니다.물론 지도교수님이 교신저자로서 논문 전체를 지휘하시고
저는 그 분의 팔다리가 되어 연구를 수행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직 논문이 출판도 안된 상태구요.
그래도 적어도 저의 존재가 한 번은 드러났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지도교수님이 저의 박사학위 논문을 주제로 발표하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밟을 당시에도 학교에서 발표하신 적이 있는데
그때는 분명히 저에 대한 credit 을 밝혀 주셨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자주는 아니지만 여전히 논문 및 학회 포스터 발표 문제로
한달에 최소 한 번은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저를 완전히 잊으신 걸까요? (아직 60세도 안되신 분이라 기억력이 가물가물하실 거 같진 않은데……)
저는 이제 더이상 랩멤버가 아니라 다른 학교 소속이므로
아예 언급도 안하고 이런 발표를 한다고 알리지 않는 것이 그분 나름의 “배려”였을까요?
아니면 혹시라도… 맨 마지막 슬라이드에 zoom으로 랩멤버 얼굴들을 캡쳐한 걸 올려놓으셨던데,
그 중 동양인 한 명이 대충 저라고 생각하셨을까요?
(참고로 지도교수님은 백인 남자이고 예전에 저와 다른 랩멤버 (Vietnamese American) 보고 키…등이 비슷하다고 농담하신 적이 있음)
여러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는데 조금 서운하고 혼란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