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제가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에게 서운해도 되는 상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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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129.***.195.211 3292

    저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았고 현재 다른 학교에서 포닥을 한지 2년 되었습니다.

    박사과정 학위 결과 나온 논문들은 대부분 출판한 상태지만
    아직 마무리중인 논문이 두어개 있습니다.
    그래서 박사과정 밟은 학교의 이메일 계정이 아직 살아남아 있습니다.

    아무튼… 지난 주에 박사과정 밟은 학교의 이메일을 통해
    저의 지도교수님이 연사로 발표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주제는 제 박사과정 학위 논문이었습니다.
    마침 virtual로도 conference에 참여할 수 있어서 등록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zoom으로 지도교수님 발표를 보는데…
    제 생각보다 발표에서 제가 한 연구의 비중이 낮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대략 절반 가까이가 저의 가장 최근 논문을 토대로 한 발표였습니다.
    참고로 이 논문은 현재 under review 중입니다.
    제가 제1저자이고 지도교수님은 교신저자이며 제가 모든 분석과 논문 draft를 작성하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슬라이드 어디엔가 제 이름이 한 번은 나올 줄 알았는데
    끝끝내 나오지 않더라구요.
    맨 마지막에 현재 지도교수님의 랩멤버들 얼굴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물론 지도교수님이 교신저자로서 논문 전체를 지휘하시고
    저는 그 분의 팔다리가 되어 연구를 수행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직 논문이 출판도 안된 상태구요.
    그래도 적어도 저의 존재가 한 번은 드러났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도교수님이 저의 박사학위 논문을 주제로 발표하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밟을 당시에도 학교에서 발표하신 적이 있는데
    그때는 분명히 저에 대한 credit 을 밝혀 주셨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자주는 아니지만 여전히 논문 및 학회 포스터 발표 문제로
    한달에 최소 한 번은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저를 완전히 잊으신 걸까요? (아직 60세도 안되신 분이라 기억력이 가물가물하실 거 같진 않은데……)
    저는 이제 더이상 랩멤버가 아니라 다른 학교 소속이므로
    아예 언급도 안하고 이런 발표를 한다고 알리지 않는 것이 그분 나름의 “배려”였을까요?
    아니면 혹시라도… 맨 마지막 슬라이드에 zoom으로 랩멤버 얼굴들을 캡쳐한 걸 올려놓으셨던데,
    그 중 동양인 한 명이 대충 저라고 생각하셨을까요?
    (참고로 지도교수님은 백인 남자이고 예전에 저와 다른 랩멤버 (Vietnamese American) 보고 키…등이 비슷하다고 농담하신 적이 있음)
    여러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는데 조금 서운하고 혼란스럽습니다.

    • 지나가다 71.***.233.42

      Let it go.
      It’s nothing.

    • 18 129.***.195.200

      넵….. 제가 좀 예민한가봐요ㅠㅠ 어차피 속상해봤자 저만 손해인데ㅜㅜㅜㅜ

    • Niw 174.***.207.87

      포닥마인드 빨리 벗어나야 아니면 만년포닥

    • Gogo 69.***.63.117

      섭섭한 감정은 이해합니다만 예민함은 도움이 안됩니다.

      페이퍼 authorship가지고 싸우는 것도 아니고, 또 그 분도 교신저자라면 저라면 그냥 신경 안쓰겠습니다. 그런 발표도 안들었으면 그만이고, acknowledgement 아무도 신경 안써요. 그 스크린 사진도 아무 생각없이 형식적으로 그냥 있는거 쓴거겠죠. 자기 혼자 했다고 하기 보다 팀웍 보여주려고.

      혹여 그 교수가 좀 성격이 꼬여서 일부러 그랬다 한들 바꿀건 아무것도 없죠. 졸업했으면 본인이 할 일들, CV에 올릴만 한 것에 집중해서 지도 교수와 쓴 졸업 논문 말고도 다른 페이퍼 많이 내시는게 최우선입니다.

    • aa 75.***.134.163

      섭섭하네요.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반면교사로 삼아서 나중에 님이 그런 위치가 되었을때 박사지도교수처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세요.

    • 18 129.***.195.200

      제 생각을 정리해서 여기다 털어놓고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듣는 것이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제가 충분히 바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이런 걸로 속상할 여유가 있었나봅니다^^;;; 걍 툭툭 털고 갈게요. 지도교수님이 성격이 꼬인건지는 잘 모르겠고 워낙 바쁘신 분이라 그랬다고 생각할랍니다 ㅎㅎㅎ 고맙습니다

    • ㅇㅇ 172.***.242.238

      move on 하셔요
      졸업했음 된거에요

    • eins74 165.***.216.150

      서운함이 가득할텐데 졸업한 상태라 섭섭함 그 이상의 감정은 가질 필요없어보입니다.
      본인이 실험하고 작성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으나 매니저나 PI 입장에서는 또 다릅니다.
      필요했다면 (드물게라도 연락을 한다니) 그런 발표가 있으니 원하면 참석하라거나 자료에 언급을 했겠죠.
      그럴 필요가 없다 판단했기 때문에 얘기를 하지 않은 겁니다 (졸업했고 공식적으로 학교를 떠난 사람이니까요).
      더군다나 교신저자인데…
      과정을 하는 동안의 나름의 추억과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줬으니 나름의 정이 있었고 나만의 기대감이 더 컸다봅니다.
      논문의 authorship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것이고 선생님이 재직중인 곳에서 자신의 랩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데 졸업한 학생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까.
      외부나, 학회, 컨퍼런스 같은 곳에서의 발표는 그런 세세한 것 (저자, 기여자, 레퍼런스, 출처 등등)을 다 넣지만 내부에서 하는 발표들은 생략하기도 합니다.
      정작 선생님은 별 생각이 없을수도….

    • 발표 216.***.148.135

      원글님은 이미 졸업하시고 다른 학교의 포닥으로 일하고 계시는 상황인데 전 지도교수님이 굳이 저 발표에서 다른 학교 소속으로 원글님의 이름을 넣기는 이래저래 껄끄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원글님이 이 학교에서 졸업전에 한 연구실적인지 모르고 마치 다른 학교와 협업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구요. 그리고, 어차피 원글님이 제1저자로 논문이 제출되어 있는데 섭섭해 하실 필요가 있을까요?
      제 경우는 그 반대의 경우였는데요. 저랑 별로 친하지 않은 동료의 실험을 지도교수님의 지시로 잠깐 억지로 도와준 적이 있는데요. 본인도 제 이름을 넣기 정말 싫었는지 제출된 논문에서는 지도교수님보다도 더 뒤, 맨뒤 4저자로 제 이름을 넣었더라구요. 차라리 제 이름을 넣지 말라달라고 부탁할걸 싶었었습니다.

    • 그런데 서운한 거 이해는 함 76.***.56.114

      나라도 서운했을 듯.
      근데 생각해보면 난 졸업하고 박사 지도교수 한번도 연락한 적이 없음. 지난 8년간 그랬고 앞으로도 연락 안 할 듯.
      밖에 나오니 오히려 예전 랩멤버들 (아니면 새 멤버들) 가지고 슬라이드 꾸려야하고 계속 연구해야 하는 지도교수가 불쌍해보임.

    • 이름 192.***.116.17

      전에 특별히 신경써준거고 이번엔 그냥 노말하게 한겁니다. 배려를 권리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원래 다들 그럽니다.
      님 이름을 뺀것도 아니고 그 발표에 퍼블리케이션 리스트를 보면 님이 퍼스트 저자일거고 님이 주로 한일이라는 건 누가봐도 당연한 겁니다. 렛잇고~~

    • NY 140.***.254.133

      이건 지도교수 잘못. 요즘 교수들은 발표할때 크레딧을 잘 밝히는 편인데, 실수로 빠트렸나 봅니다.

    • 18 73.***.112.74

      댓글들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지도교수한테 서운한 적이 처음이 아니라 (저도 항상 좋은 학생은 아니었음) 이 글 적는걸로 풀고서 그러려니하고 넘겼어요. 이미 현재 랩에서 일에 치여서 피곤한 상황이구요. 그리고 지도교수님 발표 슬라이드를 보면 분명히 다른 논문 자료들은 모두 출처를 밝히셨는데 저는 전혀 언급을 안하셔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내가 그렇게 존재감이 없나? 아직까지 같은 학계에 있고 일도 엄연히 같이 하는데?’ 별별 생각이 다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런거 궁금해하면 끝도없으니 걍 잊고 자려구요ㅎㅎㅎ다들 고맙습니다!

    • 행인 24.***.55.249

      저라도 서운했을 것 같아요..

    • Sam 172.***.81.154

      포닥은 절대 뒤를 돌아봐선 안돼요.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정신 없이 달려야 합니다. 빨리 포닥을 벗어나기 위해 현재의 연구에 모든 역량을 투압해서 퍼블리시 퍼블리시 또 퍼블리시. 아주 쓸대 없는 감정 놀이입니다. 영양가 제로. 모든 섭섭함과 답답함은 본인의 결과와 성취로 다 해소됩니다.

    • ab 100.***.209.169

      서운함은 이해가 가는데 현명하게 행동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라면 교수님께, “프레젼테이션 멋있었고, 내가 그 중요한 연구에 contribution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collaboration 가능성이 생겼으면 좋겠다”. 라고 이메일 보냅니다.

    • 전직포닥아저씨 165.***.221.67

      네 보통 젊은 교수들은 크레딧을 슬라이드마다 잘 밝히는 편이죠.

      하지만 위의 몇몇 조언처럼 앞으로만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논문은 그대로 잘 진행중이니 걱정마시고 포닥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학계에 계속 계실 예정이라면 크리스마스나 연말에라도 지도교수에게 이메일이라도 한번 써서 네트워크를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아카데미아 진출하시려면 추천서도 필요하고 하니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나쁜 관계가 아닌 것만 해도 좋은 것입니다. 대학원 부조리나 졸업 시에 지도교수와 싸워서 겨우 졸업해서 그 후에 연락을 끊고 사는 경우도 비일비재 합니다.

      건승하세요.

    • 사소 70.***.249.234

      정말 사소한 것임.

      어차피 논문에 이름을 남기 때문에 기록에 남는 것만 집중하면 됨.

      어차피 프리젠테이션은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짐.

    • 1111 152.***.171.18

      이미 그 전에 서운 했던게 한두가지가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렛잇고 하세요
      그래봤자 본인만 괴롭고 본인 자아만 낮아집니다.

    • 지나가다 73.***.228.208

      원래 세상 살이가 그런 겁니다.
      기록에 남는 논문에만 신경 쓰시고 사소한 것에 흔들리지 않은 멘탈을 가꾸세요.
      이거보다 더 한 것들이 인생살다 보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 18 129.***.195.186

      댓글들 모두 감사합니다! 이미 지난 만하루동안 먹고 자고 일하고 현재 랩멤버들이랑 미팅하고 그러다보니 다 까먹었구요 ㅎㅎ 말씀하신대로 다음에 지도교수 만나면 (다음달에 학회에서 만날수도…) professional하게 발표 잘 봤다고 좋은말만 하겠습니다. 기록에 남는건 어차피 논문이니까 그거에만 신경쓰고 현재 연구에 집중할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