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처럼 서른 넘어 미국 와서 완전 외국인인 입장에서 다양한 인종, 다양한 출신 국가, 다양한 학력의 직원들 매니저 하시는 분들 은근 스트레스 많이 받지 않으십니까?
제가 일하는 분야는 일반 기업 회계 부서인데요, 돈은 제일 조금 받으면서 늘 마감 일정 쫓기고, 아무래도 노동 집약적(?) 분야이다보니 direct report가 6명입니다.
저는 직원들 뒷치닥거리, 불평 불만 없이 다독이고, 거기다가 일일이 가르쳐야하고, 왜 그렇게들 emergency들이 많은지… 안그래도 바쁜데, 애가 아프다, 누가 돌아가셨다, 집에 물이 샌다, 전기세 못 내서 집에 전기가 끊겼다, 차가 고장이다, 와이프가 임신해서 병원 따라가야 한다 등등… 이런 일 터질 때 마다 제가 2배로 일하지 않으면 마감 못 지킵니다. 회계 부서가 원래 그렇잖습니까. 이래서 저래서 변명 필요 없고 무조건 데드라인 맞춰야 하는 곳이라서요.
참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에 100% 공감합니다. 할 일도 많아 죽겠는데, 속썩이는 직원 write-up 해야되고, 심심치 않게 채용 인터뷰도 해야되고, 요즘은 또 annual review 기간이라 리뷰도 써야되고… 얼마 전에는 새로 뽑은 직원이 들어오자마자 굉장히 어리버리한 티를 내서 얘가 인터뷰 때랑 다르게 왜 이러나 했더니, 무슨 공황 장애가 있는지, 월말 마감 도중에 저한테 울며 불며, 회사 나가기가 두렵다, 숨을 못쉬겠다, 한 잠도 못잤다, 하면서 넋두리… 결국 스스로 그만두긴 했지만, 걔 training하느라 쏟은 시간, 걔 넋두리 들어주느라 쏟은 시간… 다 금쪽 같은 내 시간입니다. 사람 뽑는 것도 쉬운 일 아니지요.
어떻게 해서든 디렉터 정도는 올라가는게 제 목표였는데, 매니저 3년차에 이런 저런 일로 머리 쥐어 뜯다보니 무슨 돌파구가 필요하지 싶습니다.
이상, 3일 연속 새벽 두시까지 일하다 금요일 마감 끝나고 폭풍 수면 취한 후 일어나서 지끈 거리는 머리로 한 속풀이였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