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과 매니지먼트

  • #3407516
    56698 140.***.140.31 2028

    엄청난 금액이 사용되는 디자인빌드프로젝트의 설계도면을 리뷰하는게 요즈음 저의 주요 일거리입니다. 디자인빌드 프로젝트가 그렇듯이 시간은 프로젝트 성공여부의 핵심입니다. 말그대로 설계하면서 (디자인) 컨스트럭션 (빌드)하는 프로젝트이니까요. 일반적인 프로젝트들의 생산공정은 컨스럭션 애프터 디자인입니다. 설계를 우선 제대로 하고서 완벽하게 계획이 섰다 싶었을때 시공에 들어가는게 상식적인 생각이겠지만, 돈을 우선으로 하는 금융자본주의에서는 디자인-빌드가 선호됩니다. 경험있는 엔지니어들이 제대로만 디자인-빌드를 수행한다면, 시간도 줄이고 품질좋은 프로젝트를 완성할테니까요.

    하지만, 디자인-빌드라도 늘 핵심적인 부분의 설계도면들은 체크하고 또 체크해도 모자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간이 걸리는 부분입니다). 이 핵심적 부분들이 제대로 빌드되지 못한다면 최종제품의 작동은 제대로 되지 않을것이고, 설사 초기사용시 제대로 작동하더라도 몇개월후나 몇년후에 제품생산보다 더 비쌀수 있는 엄청난 수리비용이나 유지관리비용을 초래할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에 길들여진 머니가이들의 매니징 그룹과 이들에게 빌붙어 가짜엔지니어 행세하는 매니징레벨의 프로젝트 엔지니어들에겐 프로젝트 납품이후의 일들은 더이상 관심사항이 아닙니다. 기업의 주식을 소유했을땐 해당기업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주식을 팔아버린 이후엔 해당기업이 파산하건 말건 관심이 없어지는 주주 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의 다른이름)의 사고방식은 엔지니어링 작동과정에 고스란히 반영되어온지 이미 오래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이야기 했듯이 진짜로 경험많은 엔지니어들은 제아무리 급박한 디자인-빌드 프로젝트라도 이와같은 핵심적 부분에 대한 설계공정에선 신중해집니다. 문제는 경험많은척을 잘하는 엔지니어들입니다. 저는 이런분들을 정치적 엔지니어로 부릅니다. 이분들이 대부분 매니징그룹과 엔지니어그룹간의 미들맨 역할을 하곤 합니다.

    이런 미들맨 분들중에 미들맨이 되기전엔 그래도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에 목숨을 걸었던 적이 있었다면, 디자인-빌드 핵심부분 설계검토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쥬니어 엔지니어때 부터, 아예 자신은 앞으로 돈만 다루는 매니징트랙으로 갈 생각을 해왔던 미들맨들은 핵심부분설계의 공정을 망치는 주요멤버들이라는 생각이 저는 갈 수록 들고 있습니다.

    두달 전부터 다루게된 프로젝트하나가 바로 이와같은 미들맨 (가짜 엔지니어)의 농간에 짜증이 잦아지는 프로젝트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핵심부분을 세밀하게 리뷰하고 리포트를 제출할때마다, 이 가짜엔지니어는 사실상 제대로 들여다 보지도 않고, 머니가이들이 대부분인 탑매니징 그룹들의 시간과 돈타령에 최적화된 시각으로 제 리포팅을 탑매니지먼트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런느낌이 들기시작하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하여 저 또한 저의 몸사리기에 들어갑니다. 몇년후 예상되는 모든 법적이슈에 대하여 제자신이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만 하고 (주로 다큐멘팅이지만) 디자인-빌드형식인 해당프로젝트의 품질이나 성능보다는 어떻게 하면 제 역할을 하루빨리 끝내고 발을 뺄까 하는 생각말입니다. 이런일들 거의 열에 여덟은 몇년후에 법정시비에 걸린다는 경험이 많아서 입니다.

    비싼 프로젝트인데 돈만 챙기려는 생산자 (머니가이 매니징그룹과 이들과 유착된 가짜엔지니어들인 미들맨들)가 만들어낸 최종프로젝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니까요.

    1989년에 망한 소비에트 사회주의 체제는 자본주의 사회 특유의 장점인 개인적 욕망을 허용치 않아서 망했다는게 정설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건재하다고 생각하는 자본주의체제 (특히나 금융자본주의 체제)는 혹여 지나치게 개인적 욕망을 무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바람에 심각한 장애를 가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요즈음 입니다.

    더구나, 이러한 오작동들이 엄청난 금액이 사용되는 대형프로젝트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시스템이라면 치명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 반공 97.***.211.98

      너무 길다

      • 56698 140.***.140.31

        그게 바로 디자인-빌드 저변에 깔린 사고방식입니다.
        속도는 리스크와 정확하게 비례합니다.

        • 진짜 기네 165.***.34.154

          요점 하나 잃어버리지 않고 딱 이 글의 반으로 줄일수 있습니다. 글이 필요 없이 기네요. 혹시 일도 너무 필요이상으로 길게 하시는게 아닌지. 어딧 프로세스를 시스템화 하여 체계젹으로 하나씩 해보는것도 생각해보시지요. 그리고 하나 아셔야되는게, 어차피 아무리 들여야봐도 고칠게 없을정도의 디자인은 나올수 없습니다. 보면 볼수록 고칠거는 항상있죠. 그래서 디자인의 완벽도와 소요 시간 사이에 sweet spot을 찾아야됩니다. 산업 공학적인 approach죠.

          • 56698 140.***.140.31

            리스크관리 과목은 낙제하셨나 봅니다. ^^

    • ㅍㅍ 152.***.8.130

      Frustrate 되시는 이유는 알겠는데,
      그건 입장 차이 때문에 그런겁니다.

      사실 미들맨이 하는건 진짜 업무 보다는
      스케줄관리하고, 위에 status update하고,
      위에서 cost saving하기 위해서 더 빨리 하라고 하면
      engineer들에게 좀 어떻게 더 빨리 안되? 왜 이렇게 늦어?
      하는게 그 사람들 일입니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은, 돈만 상관하지
      설계니 프로젝트가 어떻게 되든 상관 안하죠.
      이사람들 금년에 6개월 단축해서 10 million USD세이브 했다고
      자기 50만불 보나스 받고, 내년에 다른회사 갑니다.
      내년에 제품에 하자 나서 고장나도, 상관안합니다.

      그리고 이런거 알면서, 일부러 미들맨을
      engineer 경험도 없는 초짜를 고용하기도 합니다.
      뭘 좀 알면, 미들맨이 “아.. 그건 그렇게 빨리 안되는데요” 할수 있으니까
      아예 모르는 – 가짜 engineer던 아예 생초짜던 – 애들은 뭣도 모르니까
      윗에서 하는 말만 듣고, 애비뻘 되는 엔지니어한테 가서, 닥달을 하지 않겠습니까
      이 미들맨들은 문제가 없다는 가정하에,
      빨리빨리 제품이 나오고 프로젝이 진행이되야, 일 잘했다고 보나스 받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래서, 자동차도 심각한 문제가 나오면
      엔지니어는 엔진이든 트렌스미션이든,
      “어-어! 이차 .. 이거 중대 결함인데요. 스크레치 하고 다 다시 해야됩니다”
      하면 미들맨은 “아, 쫌 대충 6년 (워렌티 기간)만 버틸수있게 못해?”
      “안되요. 이거 불납니다. 사람죽어요!”
      그럼 이제 미들맨이 위에가서, “사람 죽는다는데요?” 하면
      윗대가리는, “그래? 그럼 10000대 팔면 몇대나 불 나는데?
      별로 안나네. 그냥 그때 그때 보상해주느게 더 싸게 먹히겠다. 그냥 가!”
      이런식으로 가는거죠.

      하하, 근데 또 마지막에 사람 10명 20명 죽고 그럼,
      웃긴건 또 화살이 엔지니어에게 가요. ㅅㅂ 위에서 다 알고 있었으면서.
      첨에 “난 몰랐는데?” 그러지.

      아.. 옆으로 샜는데, 뭐 그렇다는거죠.
      수고 많으십니다. 그냥 그런거다 라고 생각하세요. 그거 다 신경쓰면 나만 흰머리 더 납니다.

      • 56698 140.***.140.31

        또 한가지 배우네요.
        “일부러 미들맨을 engineer 경험도 없는 초짜를 고용하기도 합니다.”라는 말씀에서 배웁니다.

        예전에 제가 일했던 어떤지역에 대형 자연재난이 일어나, 천문학적인 복구비용이 지원되었고,그에 따른 예산집행으로 엔지니어링 조직이 커졌는데, 새로운 매니저자리에 전국에서 지원한 쟁쟁한 경력 엔지니어들보다는 대학졸업한지 몇년 안되는 쥬니어레벨 엔지니들이 대거 고용되어서 놀라워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던 거네요.

        어차피 이런식이라면 복구가 끝난 몇년후 또다시 대형 자연재난이 오면 또다시 모두 망가지고 사라지고, 다시 또 대형복구예산 투입되고 또 낭비되고….악순환의 반복

        하긴 어떤분은 이런 반복현상을 “재난자본주의”라고 지적하기도 하더군요. 핵무기때문에 예전처럼 대규모 전쟁을 일으켜 자본주의 불황을 극복하기 어려워 지니까, 대형자연재난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졌다는 뜻으로 말입니다.

        이런식이라면, 대형 자연재난을 더 자주 가져온다는 기후변화가 불황을 반복적으로 맞이 할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에게 필요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하여튼, 좋은댓글 감사합니다.

        • ㅍㅍ 152.***.8.130

          제가 전에 있던 회사에서 PMP – project management관련 자격증 따고 그 초짜가 될뻔 했었거든요.
          근데 나중에 보니까 말이 미들맨이지 양쪽 끼어서 욕만 먹기쉬운 일이더군요.

          일하시는 field 나 회사에 따라서 이 미들맨의 영향력이 약간 다를수 있겟지만,
          전 회사에서는 principal engineer나 engineering manager나 봉급도 거의 같고
          사실 engineer가 더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문제 터지면, 이 미들맨이 짐싸서 집에 가는 거구요
          engineer는 문제 해결에 투입되는 구조 였습니다.

          어쨌든, 말씀하신 “재난자본주의” 처럼 이런 일은 끝없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는 Ford Focus/Fiesta 트렌스미션이 나쁜걸 알고도 그냥 진행했다는 기사를 읽었고
          그전에 GM이었나, 열쇠가 무거우면 시동이 갑자기 꺼지거나 화제가 날수 있는걸 알고도 무시했다고 읽은것 같습니다.

          더 전으로가면 나사에서 첼린저도 엔지니어는 “발사 위험하다! 안된다!!!”고 했는데도 그냥 진행했다가 폭발했죠.
          “그거봐! 내가 뭐랬니?” 하고 말한 엔지니어는 블렉리스트에 올라서 그뒤로 잡도 못찾았다는…
          현기도 GDi엔진 결함에대해 문제 제기한 engineer부장님 짤렸다능…

          물론 양쪽다 이유가 있고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안된다고 생각은 들지만,
          너무 돈!돈! 하면 …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밑에 지나가다 님이 쓴대로 내구성 100년으로 만들수는 없지 않겠냐?도 맞는 말이지만, 너무 그 반대로만 하면, 개당 10센트 save한다고 인명피해까지도 날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그런 회사 제품은 boycott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특히 먹거리 관련되서 말입니다.)

          • 56698 140.***.140.31

            아.. 글을 잘쓰시네요.
            실전에서 오랫동안 성찰해온 결과로 우러나오게된 문장들이라는 느낌입니다.

            갑자기 중국고전 “중용”이라는 책을 다시한번 찬찬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다시한번 좋은 댓글 감사하고요.

    • K 149.***.62.130

      전혀 다른 엔지니어링 필드에서 일하지만 진행 과정은 비슷하네요.
      -는 어떤 사람들이 한 건지 의견이 궁금하네요.

    • 지나가다 207.***.198.198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저들과 정치적 엔지니어의 유착 ㅋㅋㅋ

      자동차 엔진을 예로 들면
      A: 수명 10년, 단가1000불, 개발 기간 1년,
      B: 장인정신으로 수명 100년 내구성 최고, 단가 2000불, 개발 기간 2년
      어느 엔진을 개발하는게 기업에 이득일까요?
      차 100년동안 안 바꾸고 타는 사람이 있을까요?
      일본 엔지니어들이 장인 정신 고집하다가 지금 망하고 있죠. 삼성 반도체는 A를 선택해서 일본기업들을 무너뜨린 겁니다.

      • 56698 140.***.140.31

        삼성이 과연 일본기업들만 무너뜨린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댓글 감사합니다.

      • kb 67.***.21.5

        일본 엔지니어들이 장인 정신 고집하다가 지금 망하고 있죠.
        기술의 닛산이 망한경우는 엔지니어의 과도한 경영권 참여에 있었고요, 도요다나 혼다는 아니었지요. 반도체 기업들이 망한 경우는 경쟁적으로 엔지니어링에 있어서 과도한 안전설비투자에 있었습니다. 삼성은 이것을 어느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경영권의 실책으로는 우리나라 전경련에 해당되는 경단련이 자민당에 압력을 넣어서 만들었던 노동파견법으로 인하여 동일노동 저임금의 악순환으로 저성장의 덫에 머물게 된 겁니다. 삼성에서 가격경쟁력으로 치고 나오니, 손에쓰기쉬운 노동 정책으로 위기를 모면하고자 말이지요. 이것을 우리나라도 흉내내었지요. 복합적인 요인중에 엔지니어를 키워드로 하자면 불필요한 과도한 스펙이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상쇄하고도 경쟁력으로 살아 남아 있는 기업이 있다라는 점도 동시에 간과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케바케이지요.

        • ㄱ슨rh 99.***.218.46

          개소리좀 작작하쇼!

          일본이 망하긴 뭘 망하나요? 올림픽도 두번째로 개최하는 나라가 댁의 눈으론 망하는 나라로 보입니까? 국뽕에 취해서 횡설수설 개소리만 내뱉는 댁같은 분들이 두려움과 부끄러움 모르고 많이들 설쳐되는 한국이 오히려 일본보다 더 빨리 망하는 수가 있음을 깨닫기나 하쇼.

          댁이 숭배하는 삼성에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선전선동하는 경영철학의 아이콘은 경쟁사인 아이폰의 스티브 잡스인데, 이 사람이 댁처럼 기술을 깔보는 사람이었는지 공부나 제대로 하고 개소리 펼치시길. 게다가 2008년이후 지속되어온 세계적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경제성장율을 보여온 독일의 대다수 기업들은 님께서 위에서 언급하는 개소리들과 정반대로 노동자들과 기술자들의 경영참여를 오히려 독일헌법으로 보장해주고 실제로 수행해온 결과들임을 증명하는 연구논문들이 수두룩 하지요.

          님께서 삼성을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한국사회는 삼성공화국으로 불리어질 만큼 삼성의 불법적 폐악질은 이미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어온지가 수십년째이고, 최근엔 그 잘난 삼성경영철학에 기반한 대형 분식회계로 한국자본주의 투명성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들은 님의 관점에선 전혀고려되지 않고 있으니, 님의 말을 개소리로 취급하지 않기가 어렵군요,

          그리고, 삼성 오우너나 다름없는 이재용씨의 불법경영은 세상 모두가 다 알고 있는데, 삼성의 이와같은 무소불위 사회적 폐악질은 님이 칭송해 마지 않는 삼성재벌 오우너의 독재적 경영관행이 엄연한 삼성이라는 기업의 구성원들인 기술자와 노동자들을 철저하게 배제해왔던 과정에서 유래된것인 쯤은 님만 모르고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바입니다.

          국뽕에다가 삼성뽕의 이중 마약중독에 머리가 쩔어서 개소리만 내뱉고 살아가시는듯 한데, 댁 주변에 평범하게 월급받아가면서 열심히 직장에서 일해온 덕분에 실력을 지녔음에도 댁같은 삼성뽕 국뽕중독자들이 묻지마 지지하는 삼성같은 대기업의 횡포에 본인들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갈수록 삶이 팍팍해지는 이유의 핵심엔 댁같은 무지몽매한 삼성뽕 국뽕마약 중독자들이 위치하고 있음을 알리고 없으시겠죠.

          그러니, 개소리좀 작작하쇼!
          쯧쯧…

    • 전혀 다른 의견 173.***.198.135

      발전플랜트 설계 하다가 지금은 end-user로 와서 플랜트를 발주하는 PM 하고 있는데… 좀 다른 의견이 많네요.

      우선 글쓴이가 설계사에 계신지, EPC에 있는지, end-user쪽인지는 모르겠으나, “미들맨”이 대충 PM이나 EM을 의미하는 것 같고, 현장 경험 / 운전 경험 / 시운전 경험이 전혀 없는 걸로 보이구요. 일을 책상에서만 하는 아주 전형적인 “설계 우선주의”가 보입니다.

      본인은 doing the right thing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부심을 가질지 모르겠지만, 발주자 입장에서는 쓸데없이 고사양을 가져다가 써서 최종 프로젝트 가격을 올리는 원흉이라고 밖에는 안보입니다.
      제가 있는 회사는 북미에 50개 가까운 플랜트를 관리하면서, 쉬운 유지보수를 위해 material을 대개 통일하는데 어떤 설계사가 나서서 쓸데없이 더 좋은 재질이라고 스펙을 업시키면, 그 기계 하나를 위해서 spare part를 별도 구매해야하고 구매 leverage를 잃어서 가격도 올라가고…. total cost of ownership은 더 올라가죠. 쓸데없이 RFP나 Contract에 적힌 이상으로 불필요하게 설계하려 하지마세요. 고사양으로 하면서 가격을 떨구는게 가능하지 않은이상 그냥 써있는데로 설계하면 됩니다. ENR 10위 안쪽의 Engineering firm이랑 매일 같이 일하면서도, 진짜 쓰잘데기 없는거 자꾸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데 짜증나요. 그러면서 펌프는 겁나 margin을 더하고, 그 뒤의 control valve는 더 margin을 더해서,,, 작동은 하지만, Full rate일때 valve opening이 27% ~ 35%가 말이 되냐고요..
      그러면서 자기는 옳게 설계했다고, 자부심을 가지겠죠. 이런거 잡아낼때마다 진짜 아오,,, 설계 회사들 다 꿈에서 깨야되요.

      백날 P&ID보고 3D model develop하고 해봐야, 결국 현장에서 시공오차나서 interference 조정해야되고, control philosophy라고 열심히 logic 짜논거 시운전때 하나도 안 맞아서 프로그래머 불러놓고 현장에서 logic수정하는게 비일비재한데…

      설계에 대해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건 이해하지만, 본인이 하는게 무작정 옳다는 식의 논조는 별로 좋아보이지 않고,
      도면위에서는 모든게 가능하지만, 전부가 현실에서 설계되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네요.
      아마 Green field만 해보신듯..

      PM이 열심히 설계를 쪼는 것도, 그쪽이 Big picture를 더 먼저 잘보기 때문이죠.
      Technical이 정말 좋고 완벽해봐야. Commercial적으로 말이 안되면 그 포르젝트는 당연히 죽죠.
      그리고 PM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하는데, Principal Engineer의 영향이 더 강하다는 건 무슨 소린지…

      당장 저 만해도 스케줄, 각종 인보이스, PO, 각종 change등,,, PM인 제 결재 없으면 하나도 못나가고 집행이 안됩니다. 옆에서 principal engineer가 내 프로젝트 책임지는 것도 아닌도 영향력이 강할리가… 아무리 떠들어대도 Reasonable한 선에서 들어주는거지, 말도 안되는 소리 해대면 바로 무시하고 넘어갑니다.

      물론 설계사냐, EPC냐 End-user에 따라 다르지만, 이런식으로 일반화하는게 좀 웃겨서 한마디 남겼습니다.

      • ㅇㅇㅇㅇ 76.***.69.153

        이 사람 심심하면 말도 안되는 이상한 논리 + 감성적 논조로 자본주의 까는 정신이 살짝 이상한 사람입니다. 이런 정성스런 글로 감화시키기에는 님의 시간이 너무 아깝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저 사람이 이해할리가 만무합니다.

      • ㄴㅇㄹtyw 99.***.218.46

        님이 하신다는 PM일들 따지고보면 인문계출신들도 부지런하고 꼼꼼하면 가능한 일들 입니다.
        프로젝트관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전문적이고 고도의 훈련이 필요한 프로젝트 설계를 하는것은 아니지요.

        강남대로에 영업하는 성형외과병원에서 아무리 성형코디네이터가 손님들 끌어오고, 수술스케줄 관리하는 중요한일들을 도맡아 한다해도 성형수술자체를 하지는 못합니다. 지금 님은 주객전도의 전형적인 스탠스를 취하시는 모습입니다. 강남역 주변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들은 오늘도 외과의사들을 아주 무식하고 과도한 수술만을 일삼는 파렴치한 전문가로 표현하곤 합니다. 님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 kb 67.***.21.5

        Full rate일때 valve opening이 27% ~ 35%가 말이 되냐고요
        지극히 소극적인 부분이지만 마음이 걸립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나는지 5Why로 설명하실 수 있나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가셔 말이지요. 한 수 배우고 가겠습니다.

    • Hgured35d 174.***.2.61

      아무리 PM일이 중요한것처럼 떠들어봐야, 식당으로치면 홀서빙에 지나지않고, 설계일은 주방장인셈인데, 과연 누가 더 중요할까요. 입으로만 음식이만들어 지고 제품이 생산되는건가요? 푸훗…

    • ㅇㅇㅇㅇ 76.***.69.153

      x소리를 참 길게도 써놨네. 결론은 자본주의 싫다인데, 자본주의의 꿀 다 빨면서 살면서 불평만 해대는 해충들은 제발 저기 사회주의 천국인 중국이나 북한에 가서 행복하게 잘 살길. 왜 여기서 불행하게 꿍시렁 거리며 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