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워싱턴 DC에 있는 컨설팅 회사에 잘못 걸렸다고 올린 사람입니다 – 1일차 후기

  • #1999545
    신참 98.***.49.34 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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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어제 좋은 말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날 과정을 끝내고 숙소에 와서 스파게티를 먹고 있습니다.

    하루동안 이 사람 저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회사측 사람들이 하는 말을 메모하기도 하면서 정보를 취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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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참가한 인원 : 10명

    시민권/영주권을 소지한 인원 : 2명

    인도계 : 8명

    이티오피아 계통 : 1명

    한국계 : 1명 (접니다 ㅠㅠ)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인원 : 10명

    미국에서 CS를 전공한 인원 : 8명 (나머지 2명도 엔지니어링)

    미국에서 CS 석사 학위 수여 : 2명

    미국내 CS관련 인턴쉽 경력이 있는 인원 : 5명

    미국외 CS관련 인턴쉽 경력이 있는 인원 :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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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을 걸어본 모든 사람들이 (4명) 회사와 노예계약을 맺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2. 계약은 트레이닝 시작 후 2주 뒤에 한다고 합니다.

    3. 모르는 척 하며 회사측 HR 담당에게 “계약에 대해 내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알려달라” 라고 물어보니

    “우리 회사는 고객들과 장기 계약만 맺기 때문에 직원들이 적어도 3000시간을 우리와 함께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계약은 우리 직원에게도 이득이다. 장시간 일을 해야만 실력이 늘기 때문이다”

    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거짓말은 안하네요.

    4. 오리엔테이션 초반에 Investment Banking을 하다 관뒀다고 하는 사람이 방에 들어와

    열심히 프로그램을 극찬하는데 한두시간을 소요했습니다.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노력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 등등

    마치 다단계 설명회를 듣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스피커도 상당히 사람을 잘 리딩해서

    누가 질문하고 싶은게 올라온다 싶으면 묵묵히 있어도 쪽집게처럼 그걸 알아내더군요.

    5. 오늘 첫 트레이닝을 하며 대강 배울 주제 목록을 보는데

    제가 대부분 이미 아는 것들 밖에 없습니다. 이런거 안다고

    잡이 생기는게 아닌데 역시 회사의 커넥션과 레주메 뻥튀기가 한 몫 하나 봅니다.

    교육도 하루에 두어시간씩 한달동안만 하는 걸 봐선 깊게 파고 들어가지도 않는듯 합니다.

    (트레이닝 주제 목록: Java, Spring, JSP, NodeJS, MVC, MEAN Stack, MySQL, DAO, NoSQL, JSP, JavaScript, AJAX, jQuery, AngularJS, Bootstrap)

    6. 전 일단 왔으니 조언해주신 어떤 분 말씀처럼 배울게 있으면 배워나 보자 하는 심정으로 일단은 있습니다.

    오늘 백그라운드 체크 동의서에 서명을 했는데 그 밖에 서명한 서류는 없네요.

    일단 트레이닝도 그닥 쓸모가 있는 것 같지는 않으니 2주 후에 노예계약서를 들이밀면

    아마 그냥 거부하고 다시 집에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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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사람들과 얘기하며 대화록을 작성하기도 했는데

    이런거 까지 다 쓰면 글이 길어지니 그만 줄이겠습니다.

    숙제도 해야 하구요…

    • dddd 76.***.133.230

      좋은 경험 하십니다.
      그곳이 아니라도 열심히 하는 사람은 결국 성공 하더군요.

      • 신참 98.***.49.34

        좋은 경험 같습니다. 정신이 번쩍! 하고 듭니다 하하. 성공하지 않더라도 열심히 살아야 하겠습니다.

    • pipewelder 68.***.20.184

      힘내십시오.

    • 봉추방통 74.***.195.198

      워싱턴 디씨라니..저는 디씨는 아니지만 버지니아 사는데 주말에 같이 한식당이라도 가실까요?

      • 신참 98.***.49.34

        아이고 어디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지만 않으신다면야 저야 대환영입니다 하하. 사실 여기도 DC는 아니고 Tysons 지역입니다.

    • 모올라 173.***.222.165

      저도 스태핑에서 골머리 썪다가 지금은 미국인 회사에서 일하며 잘 살고있습니다.
      신분문제가 해결안된 저같은 사람도 있는데, 신분 확실하시면 열심히 하시면 노력은 배신하진 않을겁니다.
      대기만성이라고 천천히 기다리다보면 더 좋은 오퍼가 올겁니다. 건승을 빕니다.

    • 음.. 96.***.68.246

      어라 저는 vienna 삽니다. ㅋㅋㅋ. 타이슨스 코너하고 레스턴에 IT 회사가 많죠.

    • 75.***.67.118

      제가 아는 애가 있어서, 그 애 말도 들어보고, 원글님 후기도 재밌고….여기 모올라님이랑 취준생님이 올린글을 한번 다 읽어보았네요.

      인도계 스태핑 컴퍼니들이 잘하는 짓은 아니지만…어쨌든 원글님이 궁금해하실까봐, 그 애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드리자면,
      (자랑도 아닌데, 본인이 이런글 올릴리는 거의 없을테니까…)

      그애는 현재 H1B비자를 받은 상태이구요. 전에 유명한 회사에서 3개월만에 짤리고, 지금은 새로운 거대 통신기업에서 다시 일하고 있어요. 다만, 스태핑컴퍼니가 발이 넓어선지, 짤리고 난후에 공백기간이 그리길진 않나봅니다. 취업비자는 스태핑컴퍼니를 통해서 받는데, 이 애도 보니까, 스태핑컴퍼니가 서류상으로 한군데만 거친게 아닌가보군요, 스태핑컴퍼니들끼리 거래가 상당한가 보더군요. 서로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클라이언트 잡들이 다 다르다 보니까, 스태핑컴퍼니간에 거래도 많은가 보더라구요. 트레이닝도 트레이닝이지만, 혼자서 공부하는것도 많아서, 학교에서 배운거 이외에 뭘 물어보면, 일단 줄줄이 나오더군요. 그만큼 인터뷰(질문뿐만 아니라 테크니컬 인터뷰)준비를 많이 해서겠죠. 그 애와 같이 트레이닝했던 중국여자애는 현재 큰 회사의 프로젝트 리더로 일하고 있다더군요. 리더로 일하자니, 본인은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닐텐데, 그만큼 능력있는 여자애니까 버텨나가고 있겠죠? 이 여자애도 H1B는 받은 상태인듯하구요. 인도계 스태핑회사에서 거의 40%정도까지 수수료로 떼어가는 듯하더군요.

      얘도 말하기를, 같이 트레이닝받던 거의 절반이상의 애들이 레주메 뻥튀기문제등에서 스스로 관뒀다고 그러네요. 인터뷰중에 뽀롱난 애들도 많았고요….저도 이 이야기 듣고 참 많이 놀랐는데….어떻게 백그라운체크가 그렇게 허술할수 있을까하고….그런데 인도계 스태핑컴퍼니가 그리 멍청하지 않더라구요, 다들 빠져나갈 방법들이 있더라구요. 얘는 뉴욕쪽에서 트레이닝 받았는데, 전국적으로 상당히 큰 스태핑회사인가 보더군요.

      그런데 어떤 인도애를 또 최근에 보았는데, 얘도 결국 풀타임잡으로 옮겼는데, 그전에 두번의 컨트랙터잡을 거쳐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인도계 스태핑컴퍼니 문제들이 인터넷에서도 이미 많이 알려져있기때문에, 이제 방송사에서도 이들의 문제점에 대해서 관심을 보일정도가 되었어요. 미국당국에서도 알고 있다는 이야기겠죠.

      어째든 신분문제로 잡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대안이 될수도 있긴 하나 봅니다. 사실 알고보면 영주권받고 정착하는 편법들이 꽤 있나봐요. 돈도 많이 들어가고 확실한 장담을 못해서 그렇지.